우리 인생은
눈 깜박할 사이에 지나가나니
예수님께서 당신의 어머니와 제자들의 눈앞에서 승천하신 후, 최초의 순교자는 스테파노였다. 돌에 맞아 순교하기 전 스테파노는 성령으로 충만하여 하늘이 열리는 것을 보았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사도 7,56)
그리고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그 자신이 “하늘까지 들어 올려진 일이 있습니다.” 라고 썼다.
성 필립보 네리의 삶에서 있었던 이 사건도 우리의 생각을 이끈다. 유머와 열성을 동시에 지닌 사목자로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으며 “로마의 사도”로 불리던 생전에 필립보 네리 신부와 어느 젊은이 사이의 일화이다. 그 젊은이가 자신은 공부를 하고 있고 곧 졸업하게 된다고 하자 필립보 네리 신부가 물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변호사가 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그다음에는 돈을 많이 벌어서 제 이름을 널리 알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그다음에는 결혼하여 가정을 꾸릴 겁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젊은이의 대답이 점점 늦어지더니 말을 많이 더듬기까지 했다. 어느 지점에 이르면 그 모든 것은 끝이 나기 때문이다. 필립보 네리 신부는 부드럽게 그 젊은이를 가까이 당기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 다른 사람은 거의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이 질문은 바로 우리에게로 던져진다. 왜냐하면 지상의 삶은 영원과 비교해서 눈 깜박하는 순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해볼 수 있겠다.
“기쁨이 늘 커져가는 천국을 생각하면 나의 기쁨도 커지는가? 성인들이 하느님의 사랑과 위대하심을 인정하고 그 진리를 새롭게 그리고 더 깊게 계속적으로 알게 되는 곳은 어디인가?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새롭게 알게 되는 동시에 그 사랑이 계속 커져가는 곳은 어디인가? 사랑과 함께 아름다움이 자라는 곳은 어디인가? 사랑과 함께 아름다움이 자라는 곳은 어디인가? 나는 예수님과 성모님과 함께 천국에 있을 것을 생각하면 기쁨이 차오르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국은 지금 이 지상에서는 도저히 묘사할 수 없는 신비이다. 하느님 자비의 위대한 성인인 파우스티나에게도 그러하였다.
“오늘 나는 영적으로 하늘 나라에 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죽은 후에 우리를 기다리는 상상할 수 없는 아름다움들과 행복을 보았습니다. 모든 피조물들이 하느님께 얼마나 끊임없이 영광과 찬미를 드리는지를 보았습니다. 하느님 안에서의 행복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그리고 그 행복이 모든 피조물들에게로 퍼져나가서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행복으로부터 솟아나온 모든 영광과 찬미가 그 근원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한 그들이 스스로는 완전히 통찰하거나 파악할 수 없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신 하느님의 내적 생활을 관상하면서, 하느님의 깊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너무나 위대하기에 그에 관해 묘사하거나 설명하는 것은 파우스티나 성녀에게도 불가능하다고 느껴졌기에 묘사하려고 시도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가 이렇게 말한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 저는 이렇게 말한 성 사도 바오로를 이해합니다.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해 두셨다.”(일기 777항)
사도 바오로도 천국에 관해 묘사하거나 설명하려고 하지 않았다.
<Triumph of the Heart No. 90>에서
이정은 옮김
(마리아지 2020년 1•2월호 통권 219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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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으로 아름다운 글이네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