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요? 혹시 베르글룬트와 헬싱키 필이 함께 한
음반 들어 보셨나요? EMI발매...
그 연주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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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벨리우스의 교향곡을 들으며 까페를 보는데 어쩐지 그의 음악을 글로 남기고 싶어 이렇게 자판을 두드립니다. 유럽챔버와 벨그룬트의 연주로 5번 2악장을 듣다 방금 3악장으로 넘어가네요. 말러와는 극단에 서있는 작곡가로 다들 알고 계시지요. 엄연한 논리와 형식에 치중한 작곡가, 그 스스로 자기는 주제의 노예라고 하는군요. 말러가 감성이라면 시벨리우스는 정말 지성이란 단어와 절묘히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요. 물론 그의 초기 교향곡은 낭만적이지만, 특히 7번은 정말 뿅 가게 만드는 곡인 것 같아요.
베토벤에 빠져 있을 때 필립스의 시벨리우스 듀오음반 두 장을 샀었습니다. 1번은 뭔가 차이코프스키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들었지만(개인적으로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을 제대로 끝까지 듣지 못하지요. 차선생과는 전혀 다르다고 지금은 말하고 싶군요.) 끝내 2년이 지나도록 그의 후기 교향곡들을 내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그런데 시벨리우스에 정통한 벨그룬트의 연주를 듣고 그의 전 교향곡의 흐름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연주자 정말 중요하긴 중요한가 봐요.
20분 남짓의 7번 교향곡의 서주가 흐르네요. 더 이상은 제 언어의 한계인 듯 합니다. 떠오르는 생각은 없고 그저 한 음 한 음에 귀기울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