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기 작가의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 2"를 재미있게 읽어서인지 이 책은 조금 가벼운 느낌이 들었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서양미술사를 배우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동양미술과 달리 서양미술은 그 시대의 흐름을 알지 못하면 작품을 이해하기가 무척 어려운 점이 있다.
예를 들면 바로크와 로코코미술이 사라지게 된 배경에는 프랑스대혁명이라는 큰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귀족중심의 예술이 민중을 중심으로 한 미술로 전환 되며 다비드와 앵그르에 의한 신고전주의 화풍은
이성과 이념을 중심으로 시대정신을 나타내고자 했다. 하지만 프랑스혁명이 실패로 끝난 뒤 반이성에
대한 작용으로 등장한 낭만주의는 이성의 부질없음을 이야기하듯 인간의 감정과 심리를 표현하고자 한 점이
인상 깊다, 특히 영국의 국민화가라는 칭호를 받는 터너의 '노예선'은 바다속에 던져진 노예들의 처참한 광경을
고야의 '마드리드의 학살'은 인간의 야만성과 잔혹성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이렇듯 서양미술사는 시대의 흐름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동양미술보다 좀더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양미술의 흐름을 짭게 요약해보면 중세 이콘의 무표정과 줄거리위주의 그림에서 벗어난 지오토의
스크로베니예배당의 천장화에서 시작된 천사들의 우는 모습과 생동감은 르네상스의 문을 열었고,
마사초의 선 원근법은 사물의 입체감과 조화, 균형미를 불러옴으로써 르네상스의 새로운 화법을 본격적으로
보여주었다.
그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공기 원근법은 그 아름다움을 더욱 깊이있게 만들어주었고 라파엘로의
부드러운 모자상은 보는 이들에게 따뜻함을 선사해주었다. 모자상의 화가라는 칭호가 그냥 주어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보티첼리는 '미'를 최고의 가치로 두었기에 원근법을 무시하였다고 하는데 그의 대표 그림 '프리마
베라'와 '비너스의 탄생'은 또 색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반면 북유럽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브뢰헬의 작품을 보면서 보스나 얀반 에이크의 작품도 함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잠시 들긴 했지만, 바로크의 대가 카라바조의 작품이 모든 것을 잊게 만들었다.
인공적인 조명을 사용한 듯한 극적인 명암이 빚어내는 긴장감 탓인지 그림이 꼭 현실처럼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의 삶이 알콜중독과 살인, 소아성애자라는 불명예로 얼룩진 삶이었지만 그의 그림만큼은
많은 감동과 깊은 인상을 우리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그리고 젠틸리스키의 유디트에서 보여지는 힘찬 팔뚝을 보며 그녀가 표현한 여성의 강함이 어쩌면
자신의 상처 때문에 더욱 부각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자르는 그녀의 힘찬 팔뚝에서 아버지의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한 그녀의 아픔이 보였다면
그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렇게 르네상스에 이어 바로크,,,로코코,,,신고전주의,,,낭만주의...사실주의...인상주의..신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에서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130여점에 이르는 작품들과 함께 화가들의 생애도 살펴볼 수
있어서 매우 좋은 책이라 생각든다.
<서로 비교해 보면 좋은 작품>
- 페르메이르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귀도 레니의 '베아트리체 첸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 카라바조와 젠틸리스키 그리고 클림트
- 티치아노의 '우르바노의 '비너스', 앵그르의 '오달리스크' , 마네의 '올랭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