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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욕망이 빚어낸 詩앗들의 합창
-한국의사시인회 제12시집 '씨앗들의 합창', 김경수 시집 '이야기와 놀다’
올해는 대한민국 의사들에게 시련의 연속이다. 새해 벽두부터 뉴스 화면을 장식한 의료 대란은 좀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의료 개혁을 둘러싼 의정 갈등은 전공의 사직, 전국 의대생 동맹 휴학, 대학 병원 교수 휴진과 총선 이슈 등 사태의 변곡점이 있었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추이를 주시하면서 연초부터 발걸음을 서둘렀다. 이른 봄, 황량한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무모한 열망을 파종했다.
무더위가 유달리 일찍 찾아온 초여름, 한국의사시인회 제12집 '씨앗들의 합창'과, 김경수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이야기와 놀다'가 출간되었다.
씨앗들의 합창
2024년 봄, 개화 시기가 조금 늦어졌다.
날씨도 우울하고 꽃들도 우울하고 뉴스도 우울하다. 의료 대란이라 하기도 하고 의정 갈등이라 칭하기도 하는, 집단 우울증의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단단히 마음을 추수려보지만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 것 같다. 꽃들이 길을 만들지 않고 새들이 둥지를 떠나면 진한 녹음도 푸른 죄수복처럼 무거워진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쟁에서 우리는 조금씩 시들어 간다.
2024년 여름, 사화집 발간이 조금 늦어졌다.
야생의 꽃들이 들판 여기저기에 피어 있다. 만나면 반갑고 못 만나도 가슴 설렌다. 하수상한 시절, 가장 잘한 건 언어의 집 한 채 지은 것이다. 詩는 보이지 않던 긴 터널의 시간이었다. 묵언의 시절에 뿌려 놓은 씨앗들의 합창이다.
-『씨앗들의 합창』 서문 중에서
한국의사시인회는 2012년 발족하여 첫 시집 『닥터K』를 펴낸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이번 시집에는 스무 명의 회원들이 참여했고, 마종기 시인과 이원로 시인은 초대시로 시집을 빛내 주었다. 노란 표지의 시집을 펼쳐보니 시의 씨앗도 '시인의 말'도 여느 때보다 무겁기만 하다.
이 봄날, 의료계가 붕괴되는 비명 소리가 들리는데, 뒷산 정발산에는 어김없이 직박구리와 멧비둘기와 되지빠귀들의 재잘대는 소리가 요란하다. 제비꽃과 조팝나무꽃과 냉이와 꽃다지가 사방천지에 가득하다. -서홍관 시인
폭풍속에서 삶을 놓치않으려고 허우적 거리던 생명을 보았다./ 나는/ 그 생명을 살리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박언휘 시인
우울한 시절이다. 우울한 처방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우울한 봄날을 통과하려면 과열된 심장에 냉각수를 보충하고 메마른 전두엽에 감성을 수혈해야 한다. 알약의 개수가 자꾸 늘어간다. 햇빛 찬란한 봄의 난간을 조심해야 한다. -김연종 시인
나는 내 좁은 진료실을 사랑한다. 내 삶의 생생한 현장인 이곳은 기쁨과 보람과 감사를 퍼낼 수 있는 옹달샘이다. 그러나 간혹 몸과 마음이 소진되어 이 공간 밖으로 날아가고 싶을 때 나는 일상을 비우고 남도의 섬으로 떠난다. -정의홍 시인
나도 병들고 사회도 병들었다고 생각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점이 가장 아프다. -홍지헌 시인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면 누구도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다고 펜을 놓을 수는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행간을 채워 나간다. 진료 현장을 쓰기도 하고 삶의 주변을 살피기도 한다. 세상의 모든 사물과 애정어린 눈길을 주고받고 싶다. 환자의 마음과 한 줌 온기라도 더 나누고 싶어선지 진료 현장을 다룬 시들에 눈길이 오래 머무른다.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환자가 어떻게 잠이 드는지
잘 모른다
그 독한 약물 속에서
무슨 꿈을 꾸는지
어떻게 살아있는지 잘 모른다
수술이 끝난 후 스르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어떻게 깨어나는지는 더더욱 잘 모른다
-김기준,「마취의사」부분
생의 대부분을 마취과 의사로 살았지만 정작 마취의 생리를 잘 알지 못한다는 고백이다. 은퇴를 앞둔 시인이 그려 낸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대학 강의와 전공의 교육을 맡고 있는 김기준 시인에게 이번 의료 사태는 고뇌와 아픔이 더욱 컸을 것이다. 이지적이고 냉철한 대학교수이면서 다정다감한 마취과 의사인 그는 누구보다도 제자를 아끼고 환자를 사랑한다. 하느님을 섬기듯 마취를 섬기며 산다. 차분하면서도 흥이 많고 격정적인 그는 천상 시인이다.
맨 앞에 젖은 아이를 다른 아이가 당기고
그 아이를 또 다른 아이가 당기고
아이들 옷깃이 모여 까르르 까르르 웃는다
서로의 색깔을 묻힌 웃음소리가
귓가에 작은 솜털마저 토닥여 주고는
시간이 시간을 업고 내려와
젖은 병아리 털어주고
고개만 끄덕이던 하늘
푸른 나뭇가지에서 툭 떨어진다
환하게 웃는 병아리
순심주간요양원에 노랑꽃이 핀다
-박권수,「병아리 유치원」부분
병아리 유치원은 실은 병아리 요양원이다. 유모차도 유아를 위한 도구이기보다는 어르신들의 이동 수단이 되어버렸다. 언제부턴가 유치원보다 요양원 숫자가 더 늘어났다.
요양의 형태도 다양하다. 요양원에 입소하여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받는 어르신이 있고, 주간 보호 센터에서 데이케어를 받는 어르신이 있고, 요양보호사가 직접 집으로 방문하는 방문 요양 서비스가 있다. 순심주간요양원은 데이케어를 담당하는 주간 보호센터다. 이곳이 언제부터 병아리 유치원이 되었는지 씁쓸한 풍경이다.
-밥은 아직 잘 먹는데 그래도 좋은 약 좀.
-글쎄요, 정 원하시면 종합비타민이 어떨까요
-그건 이미 먹고 있고 심장병이나 치매 예방에 좋은.
-그렇다면 약을 찾지 마시고
복잡한 생각이나 약을 드시려는 마음을 버리세요
(중략)
-거참 의사 양반 너무하는구먼.
-손경선, 「어떤 문답」부분
익숙한 진료실 풍경이다. 의사들만 알고 있는 특효약이 있을 거라 지레짐작한 어르신의 하소연에 일상의 특효약이 없듯 몸에 좋은 특효약도 없다고 설명한다. 유행처럼 처방하는 치매 예방약도 그 효과가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그저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고, 복잡한 생각이나 약을 드시려는 생각을 버리라고 충고한다. 교장 선생님 훈시 같은 답변에 다시 한번 의사를 채근한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비방이 따로 없는데. 시를 쓰는 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시가 탄생하는 특별한 비법은 없다. 일상이 시이고, 살아 숨 쉬는 그것이 바로 시의 모습이 아닐까.
너는 바깥에서 눈빛이 반짝거리지
사연이 많지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것들이 오늘의 것처럼 되살아나기도 하지
눈부신 햇살이 비집고 들어와도 아직 많이 부산하지
으쓱하면서 얼굴이 환해지기도 하지
-주영만, 「안과 바깥5.-섬망(譫妄)」 부분
섬망(譫妄)은 과다행동(안절부절못함, 잠을 안 잠, 소리 지름, 주사기를 빼냄)과 생생한 환각, 초조함, 떨림 등의 증상을 가리키는 의학 용어다. 섬망은 의식과 지남력(날짜, 장소, 사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의 기복을 주된 특징으로 한다. 주의력 저하, 언어력 저하 등 인지 기능 전반의 장애와 정신병적 장애를 말한다.
본래 증상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전혀 다른 이미지를 찾아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견주는 시인 의사의 감각이 놀랍도록 처연하다.
살아간다는 건
하나씩 둘씩 셋씩
병의 개수가 꾸준히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 꾸준함을
적당한 길이에서
세어보는 일
엿치기하듯
툭 끊어
바람 든 구멍 셈하는 일
-유담, 「정기검진」 부분
정기검진하면 긴장하게 마련이다. 나이와 상관없다. 오히려 나이 들어가면서 하나둘씩 병명이 늘어날 게 분명하다. 그런데 그 "꾸준함을 적당한 길이에서 세어보는 일"이라니, "엿치기 하듯 툭 끊어 바람 든 구멍을 셈하는 일"이라니...
평생 환자를 보아온 대가다운 달관의 경지가 느껴진다. 유담은 유형준 교수의 필명이다. 교수 시절 학문으로 명성을 날렸던 그가 정년 퇴임 후에는 의학과 문학의 접점을 찾는 작업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녀는 폭풍 중입니다 2호선은 직진 중이라 뒤를 돌아보지 않아요 몸 밖에서 몸속을 걱정하는 자신을 진단하지 못하는 초음파는 모니터에 말을 건네요
몇 주 전 잘라낸 유방이 안녕한지 보러온 30대는 2돌 여아에게 츄파춥스를 쥐여줍니다 털모자를 둘러쓴 민머리를 넘기며 옥색 가운이 드러낸 민낯은 50대의 두려움을 가리고 항암 치료 중인 40대를 위로하고 주눅 든 조직 검사를 외면합니다
-송명숙, 「진료 중입니다」 부분
흔히 볼 수 있는 진료실 풍경이다. 유방 검사를 하러 온 30대는 츄파춥스를 쥐여주며 아이를 달랜다. 옥색 가운을 걸친 채 민낯을 드러낸 50대는 이미 항암 치료 중인 40대를 위로하며 애써 조직 검사 결과를 외면하려 한다, 이 모든 게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어진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바라보지만 슬픈 예감은 비켜 가는 법이 없다. 하지만 삶이라는 순환 열차를 타고 있는 우리는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다.
이야기와 놀다
김경수 시인은 한국의사시인회의 창립 회원이자, 대한민국 중견 시인이다. 계간 『시와 사상』발행인이며, 현재 부산 김경수내과의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육 년 만에 일곱 번째 언어의 집을 지었다. 시를 창작하는 데 있어 새로운 기법을 얻기 위해 언어의 사냥꾼이 되어 도시를 어슬렁거렸다. 진정한 현대 시인이 되려는 것은 구도자의 길과 같다. 새로운 시를 위해 시작詩作의 경향을 지속적으로 바꾸어 나간다. 포스트모던한 옷을 입은 서정이 내포된 새로운 시를 표현해 본다." - 시인의 말
그는 늘 새로운 시작詩作의 길을 선택하며 변화를 시도한다. 새로운 형식의 시, 감동적인 시, 즐거운 상상을 유도하는 시를 짓기 위해 노력한다. 한국의사시인회 사화집 『씨앗들의 합창』에서도 비슷한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관점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습관적인 생각과 매일 연속되는 생활을 버려야 새로운 날이 시작된다.
말하지 않고 눈빛만 던지는 것이 더 철학적이고 이지적(理智的)이다.
( 중략 )
어떤 사물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말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아름다움을 거느리는 경우도 있다.
이야기가 커피값을 지불하고 커피를 주문하고
익숙한 이름들을 호명하며 또 다른 이야기를 부르고
이야기로 인해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아침이 다시 시작된다.
이젠 차갑거나 어둡거나 쓰디쓴 이야기가 없는 아침을 상상할 수 없다.
- 「이야기와 놀다」, 부분
위의 시는 시집을 여는 시이자 표제작으로 시집 전체를 아우르는 정서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는 주체적 관점에서 대화를 주고받지만, 자신에서 벗어나 객체와 동화하는 대화 방식을 시도하면, 훨씬 다양하고 새로운 세계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의사 시인이자, 김경수 시인의 오랜 동지인 박강우 시인은"사물 또는 객체와의 대화란 어떤 상태에서 가능한 것일까? 우리가 대화하는 것은 주체인 ‘나’의 사유나 상상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다. 아도르노의 미메시스에 의하면 주체와 객체가 동화된 상태, 즉 주체가 주체를 버리고 객체와 동일화되는 상태를 말한다. 몰아지경으로 ‘나’라고 하는 자아를 잃어버릴 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꽃피는 시간이 천 마리의 나비들을 몰고 온다.
천지가 온통 노란 나비들로 뒤덮인다.
바람 소리가 나비의 날개에 귀를 기울인다.
골목으로 뛰어내리는 눈에도 서늘한 감정이 실려 있다.
흰 눈에서 음악 소리가 세밀하게 퍼져 나온다.
-「혼자 걸어가는 골목」, 부분
언어를 부리고 언어를 가지고 논다. 주체와 객체를 바꾸고 생물과 무생물을 바꾼다. 주어와 목적어가 뒤바뀌면 결국 언어가 스스로 주행한다. 언어유희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꽃피는 시간이 천 마리의 나비들을 몰고 온다."는 꽃이 피자 천 마리의 나비들이 몰려온다는 말이다. "바람 소리가 나비의 날개에 귀를 기울인다."도 나비는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가 맞는 어법이다. "골목으로 뛰어내리는 눈에도 서늘한 감정이 실려 있다." 역시 눈이 내리자 서늘한 감정이 들었다가 더 편한 느낌이다. 의도적 비문이자 비논리의 글들이다.
김경수 시집을 소개한 문학 평론가는 유튜브에서 초현실주의와 해체시의 관점에서 시들을 논했다. 나는 언어의 질서를 파괴하고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해체시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오래된 책에서는 생각이 걸어 다닙니다.
독자에게 일부러 아는 체를 하며 인사를 하고
커피잔을 앞에 두고 토론하고 싶어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대화가 필요한 이유를 알고 싶어 합니다.
새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이별을 이야기하고
몸이 있어 생각이 존재하고 생각이 있어 몸이 존재하는데
책은 몸이기도 하고 생각이기도 하고
책은 꽃이기도 하고 이파리이기도 하고
책은 둥지를 찾아 날아가는 새의 발자국 모양이기도 하고
허공에 울려 퍼지는 북소리이기도 합니다.
-「인사하는 책」, 부분
시인은 사랑의 방식으로 책과의 대화를 선택한다. "오래된 책에서는 생각이 걸어" 다닐 뿐 아니라 "독자에게 일부러 아는 체를 하며 인사"한다. 책은 둥지를 찾아 날아가는 새의 발자국 모양이기도 하고/허공에 울려 퍼지는 북소리이기도" 하는 것이다.
"김경수 시인의 시에서 세계와의 대화는 존재 이유이며 살아 있음을 말하는 삶의 태도와 철학적 사유를 보여 준다. 변화 없는 일상을 새로운 아침으로 시작하게 하고 한 권의 책이 인사하는 삶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의 관계에서 관심과 소통이다."
김예강 시인이 '표4'에서 말하듯이 이야기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의 관계를 의미 있고 풍요롭게 한다.
사람이 죽고 상식이 땅에 떨어져 누웠고
증오가 나무줄기를 타고 오르는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에서
주위에는 서러운 눈빛으로 하늘의 별이 되는
쓸모없는 인생들이 많아진다
쓸모없는 인생이다라는 문장은 처음부터 없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는 쓸모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쓸모없는 인생은 없다」, 부분
쓸모없는 인생은 시의 운명과 비슷하다. 자본주의의 가치 측면에서 보면 이미 사라진 장르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시는 꾸준히 생산되고 꾸준히 버림 받는다. 하지만 시인은 "쓸모없는 인생이다라는 문장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단호하게 부정한다.
"사람이 죽고 상식이 땅에 떨어져 누웠고/증오가 나무줄기를 타고 오르는"비상식적인 사회에서도"우리는 누군가에게는 쓸모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다."라고 허무한 인생을 일축한다. 김경수 시인은 현직 의사로 재직 중에도 꾸준한 시작과 더불어 '시와 사상' 발행인으로 부산시 의사회 원로로 종횡무진 달려가고 있다.
지난여름, 인사동의 조그만 식당에서 한국의사시인회 제12집 '씨앗들의 합창' 출간 모임을 가졌다. 그리고 눈부신 욕망이 빚어낸 두 권의 시집을 축하했다. 그날은 부산에서 '시와 사상' 창간 3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있는 날이라 김경수 시인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두 배로 축하했다.
지난 두 계절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모든 욕망을 내려놓기로 다짐했지만, 시에 대한 욕망까지 버리진 못했다. 시마저 시들해지고 시마저 내 곁을 떠난다면, 그 공허로움을 무엇으로 채워야할까. 부족함은 부족함대로 허허로움은 허허로움 대로 남겨두는 게 욕망을 다스리는 지혜가 아닐까. 도무지 욕망의 실체는 보이지 않고 눈부신 詩앗들의 합창은 여전히 귓가에 윙윙거린다. 우리는 서로를 치켜세우며 건배했다. 한국의사사시인회는 영원하고 의사 시인들의 시 쓰기는 계속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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