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떠나거나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럴 계획도 없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는 “망명 제안을 받았지만 조국 우크라이나에 남겠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제공: 조선일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44) 여사는 “프랑스를 비롯해 여러 나라 영부인들에게 망명 제안을 받았지만 조국 우크라이나에 남길 원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우크라이나를 떠난다면 국민에게 부정적 메시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2일(현지 시각) 파리를 방문한 젤렌스카 여사는 프랑스 BFM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지난 2월 23일에서 24일로 넘어가던 밤, 수도 키이우에서 폭발 소리가 들렸을 때 젤렌스카 여사는 “누군가 불꽃놀이를 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잠에서 깨보니 방에 남편이 없었다. 그 시각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른 방에서 정장을 갖춰 입고 있었다.
“남편은 나에게 딱 한 가지만 말했다. (전쟁이) 시작됐다고. 그리고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이) 시작됐다고 믿고 싶지 않았지만, 이해는 아주 빨리 됐다”며 그 순간을 회상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처벌해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러시아가 점령했던 지역에서 수만 명의 어린이를 강제로 데려간 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다”며 “이것은 납치”라고 비난했다. 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전력 등 사회 기반 시설을 폭격해 많은 지역에서 전기가 끊겼다며 이를 두고 “테러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자유만이 아니라 인권을 위해서 싸우고 있다”고 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에 대해 특별히 감사를 나타냈다. 젤렌스카 여사는 “내가 새로운 역할을 시작하게 됐을 때 (마크롱 여사가) 많은 지지를 해줬고 나에게 자신감을 주었다”며 “이런 대규모 전쟁 속에서 우리의 우정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크롱 여사 덕분에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아픈 아이들이 치료받을 수 있었다며 “우리의 협력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젤렌스카 여사는 13일 국제회의에 참석한 후 마크롱 여사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파리의 학교를 방문하는 일정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