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음식의 특징과 요리법
I. 북한 음식의 지역별 특징과 음식
1) 함경도
함경도는 우리 나라의 최고봉인 백두산과 함께 개마고원이 있는 험악한 산간 지대이다. 영흥만 부근에 평야가 조금 있을 따름이어서 논농사는 적고 밭농사를 많이 한다. 특히 함경도는 콩의 품질이 뛰어나고 잡곡의 생산량이 많다. 함경도와 닿아 있는 동해안은 리만 한류와 동해 난류가 교류하는 세계 3대 어장의 하나로 명태, 청어, 대구, 연어, 정어리, 삼치 같은 여러 가지 생선들이 두루 잘 잡힌다. 잡곡의 생산이 풍부하여 주식은 기장밥, 조밥 같은 잡곡밥이 많으며 쌀, 조, 기장, 수수가 매우 차지고 구수하다. 감자, 고구마도 질이 우수하여 녹말을 만들어 냉면과 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음식의 생김새는 큼직하고 시원스러우며 장식이나 기교, 사치를 부리지 않는다. 간은 짜지 않으나 고추와 마늘 같은 양념을 강하게 써서 강한 맛을 즐기기도 한다. 유명한 함경도 회냉면은 홍어, 가자미 같은 생선을 맵게 한 회를 냉면국수에 비벼서 먹는 독특한 음식이다. 다대기라는 말도 이 고장에서 나온 고춧가루 양념의 별칭이다.
함경도에서 가장 추운 지방은 영하 40도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그래서 김장을 11월 초순부터 담그며 젓갈은 새우젓이나 멸치젓을 약간 쓰고 소금 간을 주로 한다. 그리고 동태나 가자미, 대구를 썰어 깍두기나 배추김치 포기 사이에 넣는다. 김치 국물은 넉넉히 붓는다.
동치미도 담가 땅에 묻어 놓고 살얼음이 생길 때쯤 혀가 시리도록 시원한 맛을 즐긴다. 이 동치미 국물로는 냉면을 말기도 한다. 콩이 좋은 지방이라 콩나물을 데쳐서 물김치도 담근다.
<대표적인 음식>
*회냉면
함경도의 산간과 고원 지방에서 나는 감자녹말을 반죽한 국수로 냉면을 만든다. 물냉면도 하지만 함흥에서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가자미 날 것을 매운 양념 고추장으로 무쳐서 국수에 얹어 먹었다고 한다. 지금은 홍어를 구하기 쉬워 초에 재웠다가 맵게 무쳐서 얹는다.
*가릿국
사골과 쇠고기의 양지머리를 푹 고아 육수를 만들고 선지는 따로 끓는 물에 삶아내어 찬물에 헹군다. 쇠고기 우둔을 가늘게 채썰어 육회로 양념한다. 대접에 밥을 담고 삶은 고기 자른 것, 선지를 납작하게 썬 것, 육회를 얹는다. 끓는 육수에 두부를 한 모씩 넣어 다 익어서 떠오른 것을 건져 고기 위에 얹어 낸다. 먹을 때에는 육수국물을 마신 다음 매운 다대기를 넣어 밥과 건더기와 비벼 먹고 나서 다시 그 대접에 육수를 말아 마신다.
*동태순대
함경도는 동태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으로 다른 지방같이 돼지 창자에 소를 채워서 만드는 순대도 있지만 특히 동태로 만든 순대가 유명하다. 동태를 절인 뒤에 입쪽에서 내장을 빼내어 깨끗이 씻어 물기를 거른다. 동태 내장과 두부, 삶은 숙주와 배추 따위를 한데 섞어 다진 파, 마늘, 된장,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잘 맞춘다. 이렇게 만든 소를 입쪽에서부터 동태의 뱃속까지 꼭꼭 채워 넣고 입을 아무린다. 김장철에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꾸덕꾸덕하게 말리거나 꽁꽁 얼려 두었다가 겨울 동안 찌거나 구워서 보기좋게 썰어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닭비빔밥
닭고기를 통째로 푹 무르게 삶아서 고기를 가늘게 찢어 맵게 양념하고 콩나물은 데쳐서 양념한다. 뜨거운 밥에 닭고기와 나물을 얹고 닭국물을 따로 탕그릇에 담아 내면 제각기 더운 닭국을 조금씩 넣어서 맵게 비벼 먹는다.
2) 자강도와 양강도
이 지역은 우리 나라에서 바다를 끼지 않은 북부의 높은 지대이며 산간지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물고기가 나지 않고 기온이 낮으며 옛날에는 배추가 잘 되지 않았다. 이 곳 사람들은 옛날부터 갓을 심어 봄, 가을 남새(야채)를 대신하고 겨울에 김장을 훌륭히 담가 먹었다. 갓김치는 향기롭고 시원하며 오래 두고 먹어도 물크러지지 않고 맛이 변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갓으로 만든 김치에는 김장용 갓김치, 상갓김치, 풋갓김치, 갓짠지 등이 있다. 양강도, 자강도는 감자가 많이 나며 또 이 지방에서 나는 감자는 각별히 맛이 좋다. 그리하여 감자농마국수, 감자떡, 당면, 감자농마강정, 강냉이가루강정 등이 특산음식이다. 감자농마국 수는 질기고 맛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의 감자떡도 잘 쳐서 식기 전에 먹으면 제법 이차떡을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맛이 좋다. 술로서는 강계포도주와 양강주가 이름이 높다.
3) 평안도
평안도의 동쪽은 산이 높아 험하나 서쪽은 서해안과 닿아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고 평야가 넓어 곡식도 풍부하다. 옛날부터 중국과 교류가 많은 지역으로 평안도 사람의 성품은 진취적이고 대륙적이다. 따라서 음식도 큼직하고 먹음직스럽고 푸짐하게 한다. 음식의 크기가 작고 기교가 많이 들어가는 서울 음식과는 대조적이다. 곡물 음식 가운데 메밀로 만든 냉면과 만두국같이 가루로 만든 음식이 많다. 추운 지방이어서 기름진 육류 음식을 즐겨 먹으며 밭에서 나는 콩과 녹두로 해먹는 음식이 많다. 음식의 간은 대체로 싱거운 편이다. 모양보다는 소담스럽게 많이 담는 것을 즐긴다. 평안도 지방에서는 평양의 음식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평양 냉면, 순대, 온반이 유명하다.
<대표적인 음식>
*평양 냉면
고원에서 재배하는 메밀의 질이 좋고 감자도 질이 우수하여 이 두 가지 재료로 좋은 국수를 만든다. 원래 국수를 만드는 법은 중국에서 전해졌다고 하나 냉면은 한국의 고유한 음식으로 평양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냉면 국물은 꿩을 삶은 육수가 으뜸이나 보통 사골이나 쇠고기로 끓인 육수와 동치미국물을 합하여 만든다. 국수 위에는 편육과 동치미 무 썬 것, 오이 생채와 배 채썬 것, 삶은 계란을 얹는다. 먹기 전에 겨자와 식초를 넣어 맛을 더 내기도 한다.
*어복 쟁반
커다란 쟁반에 국수와 쇠고기 편육, 삶은 계란을 나란히 담고 더운 육수를 부어 끓이면서 여러 사람이 한데 어울려 먹는 일종의 온면이다.
*온반
일종의 장국밥으로 양지머리나 사태를 편육으로 썬다. 장국에 간을 한 다음 녹두로 녹말을 만들어 지단처럼 얇게 익혀서 채썰고, 계란지단도 채로 썬다. 놋주발에 더운 밥을 담고 위에 편육 무친 것과 지단, 실고추를 얹고 육수를 붓는다. 두부를 꼭 짜서 양념한 다음 보슬보슬하게 볶아 밥에 얹기도 한다.
*순대
돼지의 창자에 돼지고기와 선지, 두부, 찹쌀밥을 섞어 파, 마늘, 생강, 후춧가루, 소금으로 양념한 것을 소로 채워 넣고 양끝을 실로 묶는다. 끓는 물에 넣어 속이 충분히 익도록 삶는데 도중에 터지지 않도록 대꼬치로 찔러가면서 삶는다. 다 쪄지면 썰어서 양념소금을 찍어 먹는다. 삶은 우거지나 숙주나물을 넣기도 한다.
*노티
찰기장과 차수수, 찹쌀을 각각 물에 불려 가루로 하여 엿기름 가루 삼분의 일쯤을 섞어 물을 주어 버물버물하게 하여 쪄낸 다음 남은 엿기름가루를 뿌리면서 고루 반죽해 더운 방에서 삭힌다. 번철에 참기름을 두르고 삭힌 떡을 동글납작하고 노릇노릇하게 지져서 식힌 다음 항아리에 꿀이나 설탕을 뿌리면서 차곡차곡 재워 두고 먹는다.
4) 황해도
황해도는 북부 지방의 곡창 지대로 연백 평야와 재령 평야에서의 쌀 생산이 풍부하고 잡곡의 생산도 많다. 특히 남부 지방 사람들이 보리밥을 즐기듯이 조밥을 많이 해 먹는다. 곡식의 질이 좋아 가축들의 사료도 맛있어서 고기의 맛도 유별하다고 한다.
밀국수나 만두에는 닭고기가 많이 쓰인다. 해안 지방은 조석 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이 낮으며 간석지가 발달해서 소금의 생산이 많다. 황해도는 인심이 좋고 생활이 윤택하여 음식도 양이 풍부하고 요리에 기교를 부리지 않아 구수하면서도 소박하다. 만두도 큼직하게 빚고 밀국수를 즐겨 먹는다. 간은 짜지도 싱겁지도 않아 마찬가지로 서해를 끼고 있는 충청도 음식과 비슷하다.
김치에는 독특한 맛을 내는 고수와 분디라는 향신 채소를 쓴다. 미나리과에 속하는 고수는 강한 향이 나는 풀로 중국에서는 향초라고 한다. 서울이나 다른 지방 사람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배추 김치에는 고수가 좋고 호박김치에는 분디가 제일이다. 호박김치는 충청도처럼 늙은 호박으로 담가 그대로 먹는 것이 아니라 끓여서 익혀 먹는다. 김치는 맑고 시원한 국물을 넉넉히 하여 만드는데 특히 동치미 국물에 냉면국수나 찬밥을 말아 밤참으로 먹는다.
<대표적인 음식>
*되비지탕
콩을 불려 맷돌에 간 다음 돼지고기나 돼지뼈를 같이 넣고 볶아서 끓이는 찌개이다.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는데 흰깨를 함께 넣어 갈기도 하고 배추김치나 배추우거지를 넣고 끓인다.
*행적
배추김치와 돼지고기, 고사리, 실파를 대꼬치에 꿰어 밀가루와 계란 푼 것을 입혀 만든 지짐 누름적이다.
*남매죽
팥을 무르게 삶아서 어레미로 걸러 끓이다가 찹쌀가루를 물에 풀어 넣고 멍울이지지 않도록 묽게 끓인다. 밀가루를 말랑하게 반죽하여 얇게 밀어서 썰어 칼국수를 만들어 끓는 팥죽에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김치밥
겨울철에 배추김치와 돼지고기를 잘게 썰어 양념하여 볶다가 물을 붓고 끓인다. 끓어오르면 씻은 쌀을 넣어 밥을 짓는다. 뜸을 잘 들인 뒤에 고루 섞어서 밥그릇에 담고 양념장을 함RP 내어 비벼 먹도록 한다.
*김치말이
추운 겨울 밤에 즐기는 야식으로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닭을 삶아 식힌 육수를 합하여 국물을 준비한다. 대접에 찬밥을 담아 위에 김치와 볶은 고기를 얹고 국물을 부어서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먹는다.
*고수김치
고수를 하룻밤 물에 담가서 독한 맛을 뺀 다음 바지락이나 조개젓, 황새기젓으로 버무려서 김치를 담근다.
II. 간단한 이북 음식 만드는 방법
1) 개성 주악(우메기)
․재료 : 찹쌀가루, 밀가루, 식용유, 설탕, 꿀, 막걸리, 대추
․만드는 방법
1. 찹쌀가루 1공기에 밀가루 1종지, 설탕 1종지의 비율로 섞어서 막걸리에 반죽한다. 찹쌀만 쓰면 너무 늘어지게 되므로 밀가루를 약간 넣어주는 것이다. 되게 반죽을 해야 좋다.
2. 원하는 크기로 동그랗게 빚어 가운데를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 놓는다. 100℃ 식용유에 동그란 반죽을 넣고 중불에서 튀긴다.
3. 반죽의 색이 노릇노릇해지고 겉면의 0.1㎝정도가 딱딱해지면 꺼내어 충분히 식힌 뒤 설탕꿀물에 담갔다가 건진다. 설탕꿀물은 설탕, 꿀, 물을 1:1:1 비율로 끓여서 식혀 둔 것이다.
4. 대추는 씨를 빼고 살을 넓게 발라낸다. 가위로 동그랗게 잘라 설탕꿀물에 재웠다가 고명으로 가운데에 붙인다.
2) 평양어죽
어죽이라고 하면 물고기죽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평양어죽은 닭고기를 기본으로 하여
만든 매우 맛있고 영양가가 높은 죽이다. 예로부터 한여름의 더위를 가시고 몸을 튼
튼하게 하는데 효과가 있는 음식으로 알려진 여름철의 죽이다. 고추장과 오이찬국을
같이 낸다.
․재료: 쌀 55g , 닭고기 1kg , 닭알 5개, 파 100g, 소금 15g, 깨소금15 , 후추가루 15g.
․만드는 방법
1. 닭고기에 물을 3리터 정도 붓고 50분-1시간동안 삶아서 건져놓는다. 닭고기를 이 이상 삶으면 누린내가 난다.
2. 국물의 간을 소금으로 맞추고 닭고기살은 좀 굵고 길이가 5-6 되게 찢어놓는다.
3. 씻어 놓은 쌀을 끓는 닭고기국물에 넣고 천천히 끓인다.
4. 쌀알이 다 퍼졌을 때 찢어놓은 닭고기를 넣고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맞춘 다음 파를 송송 썰어 넣고 달걀을 풀어 넣는다. 달걀이 절반쯤 익은면 그릇에 담고 후추 가루, 깨소금을 뿌려낸다.
․ 닭고기가 절반쯤 익었을 때 숭어나 메기를 넣고 죽을 쑤기도 한다
3) 조랑정과(아가배 정과)
․재료 : 조랑, 설탕, 한천
․만드는 방법
(양이 적을 때)
1. 조랑의 위아래 꼭지를 다듬고 반으로 쪼개서 칼끝으로 씨를 뺀다.
2. 냄비에 조랑과 설탕을 넣고 약한 불에서 은근히 조린다. 물을 약간씩 넣어 주어도 된다.
(양이 많을 때)
1. 일일이 다듬기 힘드므로 조랑을 씻어 찜통에 통째로 찐다.
2. 얼개미에 놓고 으깨면 살은 밑으로 빠지고 씨와 찌꺼기는 걸러진다.
3. 물에 풀어 둔 한천과 설탕을 조랑의 과육에 조금 넣고 약한 불에 조린다. 한천은 반투명의 고체로서 뜨거운 물에 풀면 젤리처럼 되는데, 많이 넣으면 딱딱하게 끊어지므로 탄력이 느껴지는 정도로만 넣는다. 이 방법으로 만들면 조랑의 빨간색이 돋보이면서 양갱처럼 된다. 이것을 네모반듯하게 썰어 후식으로 대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