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착한 아들과 어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항상 귀여워했으며
아들 또한 효성이 지극하여
어머니의 명령에는 반드시 복종하였습니다.
어느덧 이 아들이 커서 장가를 가게 되었고
한 처녀가 이 집의 며느리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며느리의 효성이 어찌나 지극하였던지
아들보다도 더한 것이었습니다.
신방을 꾸민지 며칠만에 신랑은 먼 산 너머 마을로
머슴살이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집에는 착한 며느리와 시어머니만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을 먼 곳으로 머슴살이를 보낸 뒤부터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학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며느리가 빨래터에 가서 빨래를 해 오면
그동안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하다 왔느냐고 다그치고,
깨끗이 빨아 온 빨래를 더럽다고 마당에다 내동댕이치고
발로 밟아 버리면서 며느리를 구박하였습니다.
그러나 착한 며느리는 한마디의 군소리도 하지 않았습니다.
시어머니가 호통을 치면 치는 대로 용서를 빌고
다시 일을 하였습니다.
멀리서 머슴살이를 하고 있는 아들은
이런 사실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아들은 가을까지 열심히 일을 한 뒤 품삯을 받아
어머니와 색시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가슴이 부풀어 손꼽으며 그 날을 기다릴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여전히 며느리를 학대하며
어떻게 해서든지 쫓아낼 구실을 만들려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며느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저녁밥을 짓기 위해
쌀을 솥에 넣고 불을 땠습니다.
그리고 밥이다 되어 갈 무렵에 뜸이 잘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솥뚜껑을 열고 밥알을 몇 개 입에 물어 씹어 보았습니다.
방에 있던 시어머니는 솥뚜껑 소리를 듣고 이때다 싶어
몽둥이를 들고 부엌으로 달려 나왔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먹기도 전에 먼저 밥을 먹느냐며
다짜고짜 며느리를 마구 때렸습니다.
며느리는 밥알을 입에 물은 채 급기야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불을 때서 밥을 짓던 시절에는
솥에서 가끔 밥알을 꺼내서 씹어 보는 일이 예사였음에도
시어머니가 공연히 생트집을 잡은 것이었습니다.
며느리는 며칠 동안 앓다가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아들은 단숨에 달려와 통곡하고
색시를 불쌍히 여겨
마을 앞 솔밭이 우거진 길가에 며느리를 묻어주었습니다.
그 뒤, 이 며느리의 무덤가에는 이름 모를 풀들이 많이 자라났는데
여름이 되자
하얀 밥알을 입에 물고 있는 듯한 꽃이 피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에 피는 꽃들은 모두 한결같았습니다.
사람들은 착한 며느리가 밥알을 씹어 보다 죽었기 때문에
그 넋이 한이 되어 무덤가에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 여겼습니다.
꽃도 며느리의 입술처럼 붉은 데다
마치 하얀 밥알을 물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으므로
이 때부터 이 꽃을 '며느리밥풀꽃'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합니다.
첫댓글 만화로 읽었던 이야기라 눈시울을 적시는 한국적인 여인의 한스린 전설이 꽃이되다니 더욱 슬픈 이야기네요?너무곱다!
경상도 남자도 여린 마음이 있나요 여자들은 괜한 이야기에도 마음이 울적 하답니다 세월 흐럼인지 요즘은 더욱 마음이 약해짐을 느낍답니다 위음악 소리마저 구성지게 들리내요 밖에 빗소리 때문일까요 며느리 아니 여자들에 살아온 뒤모습이 생각 나서요
보리문둥이(?)도 감정은 있지라!이제 우리도 나이를 먹었는가벼? 슬픈 감정이란 동정이기도하고 자신의 일같이 생각하는 마음일끼라,이미자의 여자의 일생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가을이 오고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