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 소나무 살아 있을까?
설악산 용아장성에서 본 바위 위 소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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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까지만 해도 난 등산을 참 좋아했었다. 전국의 유명한 산들은 거의 안올라가본 곳이 없을 정도였다. 등산학교 암벽반을 나와서 여러해 암벽등반도 즐겨 했다. 그런데 요즘은 산행을 자주 못해 아쉽기 그지없다. 이유는 사진에 취미를 갖다보니 시간여유가 많지않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건 핑게에 불과하다. 게을러진 때문이리라.
산을 오르다 보면 자연이 웅장하고 아름답다는 건 당연한 것이고, 기기묘묘한 바위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등 자연에 대한 경외와 신비로움에 감탄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각설하고, 2011년이었던가? 암벽등반을 하는 산우 몇명과 설악산 용아장성을 올랐던 적이 있다. 용아장성이란 '용의 이빨'처럼 바위능선이 날카롭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설악산 능선 중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곳 중 하나다. 다만, 이곳은 워낙 험하고 위험하여 출입금지구역으로 되어 있는 능선이다. 그런데 그 때만 해도 무모한 혈기와 도전의식으로 이 용아장성을 무려 12시간이나 몰래 올랐었다. 일반 등산객들에게는 험하고 위험하겠지만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위험한 곳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때 용아장성 암벽등반 도중 봤던 바위 위 소나무 한 그루. 흙이나 수분이 전혀 없을 것 같은 바위 틈에서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이런 류의 바위 틈 소나무들은 등산을 하다 보면 여러 산에서 만날 수 있다. 가까운 도봉산 여성봉, 도봉산 선인봉 절벽의 소나무 한 그루, 축령산 수리바위, 대둔산, 속리산, 황금산의 독야청청 소나무 등. 실로 생명의 경외와 신비로움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오늘 아침 갑자기 사진창고에서 오래전 등산사진들을 꺼내보고싶어진 건 왠 일일까? 용아장성의 그 소나무, 지금도 살아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