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차를 마시는 사람은 많지만,
도(道, 선禪)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차에 먹힌다.”
-센 리큐(센노리큐)-
『초암다실의 미학』은 차(茶), 다도(茶道)에 대한 책이 아니다.
단순히 차의 음다법·제다법·차 산지·차 도구 등에 대해 궁금해서 이 책을 펼쳤다면 다시 덮어도 된다.
이 책은 ‘차(茶)에 먹히지 않는 안내서’이다.
차를 마시는 다도와 득도를 위한 선의 수행이 같은 경지라는
‘다선일미(茶禪一味)’의 관점에서 ‘차(茶)와 선(禪)의 이어짐’을
초암다실의 미학적 구조를 통해 체험하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초암(草庵)’이라는 다도를 위해 만든 작고 소박한 다실 공간을 미학적으로 접근하여
공간 그 자체가 궁극적으로 선의 세계이며 불법 수행의 도량임을 보여 주고 있다.
이보다 더 작고 싸게 구할 수 없는 방(房)인
다다미 4장 반의 미학
『초암다실의 미학』은 일본의 선학자(禪學者)이자 불교학자 후루타 쇼킨(古田紹欽)의 책
『초암다실의 미학(草庵茶室の美学)』(淡交社, 1990)을 완역한 것으로
미국에서는 「The Philosophy of Chashitsu(다실의 철학)」으로도 출간되었다.
초암다실은 선(禪)을 지향하는데, 선이 지향하는 목표는 ‘무(無)’를 자각하기 위함이다.
만사를 내려놓고 집착을 끊을 때, 마음의 아만(我慢)과 아집(我執)을 버리고, 무아(無我)의 경지에 다다를 때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내 마음의 ‘이것은 이래야만 해’, ‘저 사람은 저래야지’라는 나만의 경계를 내려놓고
마음속에 숨어 있는 초암다실의 공간을 찾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