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우리 젊은 날
오늘(월요일)은 또 새벽에 잠이 깨어 이것 저것을 하다가 날이 밝았고
이러쿵 저러쿵 한 하루의 일상 루틴 속에서 박상규에게 카톡을 보내고 11시가 조금 넘어서 억지로 잠을 청했다.
‘난 오늘 일찍 잔다 잘자 마눌’
밀리터리 사이트 영상을 작은 소리로 틀어놓고 보는 둥 마는 둥 잠에 빠져 들었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박상규다 자다가 잠긴 목소리로 허둥거리며 전화를 받는다
“어 상규야”
통화 감이 안 좋다 울리는 듯한 소리도 난다 뭐라고 하는지 안 들린다
몹시 술에 취한 목소리 이건 모두가 다 아는 [너나 알어?]상태다
아니 조금 다르다 그 상태에서 묘하게 공격성만 빠진 거의 처음 접하는 상태다
글쿠나 녀석은 요즘 나와의 미친 국공합작(1*)을 통해
서로의 세계관이 강하게 틈입하는 혼돈상태 일종의 상전이 상태와 비슷한 상황이다.
박상규 “난 좀 혼란스러워 이 새끼야”
나 “나도 그래 이 새끼야”.....
박 “너 좌파냐?”
나 “그럼 좌파지 무정부주의잔데”
박 “웃기지말어 이새끼야”
전화기를 누군가에게 바꿔준다 용래다
“어 민아”.... 용래와 한참 통화를 했다 상규와 내 이야기 그리고 현의 이야기
내 아들 이야기 상규 아들 이야기
그리고 우습게도 미국에 있는 이정훈이를 제일 자주 만난다는 이야기 등을 했다.
무언가 더 전달하고 싶은 감정이 있는데 아쉬워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 “어 그래 다음에 보자”
통화를 끝내고 다시 잠을 청한다.
카톡이 울린다.
확인해 보니 동영상이다.
모니터를 향해 벌떡 일어나 열창을 하는 양선이의 모습
나는 거의 처음 보는 모습이다.
항상 하얗고 말끔했던 양선이가 술독에 빠져서 살짝 비틀거리며 열창을 하고 있고
이리저리 노래방 내부를 비추는 폰 카메라
탁자 위엔 열 개 가량의 캔맥주들과 이것저것으로 어지러운 가운데
금복주 마스코트(2*) 같은 모습으로 변한 용래가
한 옥타브 낮춘 잔잔한 목소리로 코러스를 넣고 있다.
녀석도 이미 얼큰하다.
그리고 카메라맨도 이미 얼큰 세 얼큰이의 노래방 풍경
피식 웃음이 난다 하지만 화요일은 나의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
다시 억지로 잠을 청한다
5분인지 10분인지 지났을 때 다시 벨이 울린다.
“어 상규야”
나는 잠결에 정신이 없고 녀석은 술에 절어 정신이 없다. 상규가 이런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이 새끼들은 내일이 없어!”
월요일 저녁인데 이미 깊이 술독에 빠진 녀석들
우리들 중에 얌전한 축에 속하던 양선이와 용래가 그런 모습이라니 조금 의외다.
길지 않은 통화 후 다시 잠을 청하지만 그 후 전화는 두 번이 더 왔고
나는 옆에 자고 있는 연우도 내일 학교를 가야 하고 내일을 위해 전화기를 비행기 모드로 바꾸었다.
얼마나 잤을까?
다시 잠이 깨어서는 이미 달아난 잠을 청할 엄두가 나질 않고 녀석들이 자꾸 생각난다.
특히 금복주 같은 모습의 용래
녀석은 학창시절 참 그럴듯한 미소년 이었다.
항상 깔끔하고 슬림한
그런데 지금은 금복주라니 (ㅡㅡㅋ)
낙산 학사로 엠티를 갔을 때 여장남자 이벤트를 했는데
두 녀석의 극과 극이 아주 인상 깊었다.
바로 용래와 금범이
용래 녀석은 순영이 누나와 여동기들이 열심히 화장시키고 꾸민 덕에 참 이쁘장한 여장 남자로 변신했다.
특히 늘씬한 다리의 각선미까지
여동기들이 특히 순영이 누나가
너 짜샤 왜 이렇게 이쁘냐며 살짝 기분 좋은 핀잔을 주었었던가 하는 기억이 난다.
반면 금범이는 항상 수업시간 이외에는 열심히 선무부를 다녔고
그때부터 열심히 달리기를 하더니 나중에는 마라톤 풀코스를 틈만나면 완주하는 마라톤 매니아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향토스럽고 된장국 같은 녀석을 여장시키니 조금 많이 징그러웠다.
우락부락한 다방레지같다고 할까 ㅋㅋㅋ
내가 하자고 한 [난파선의 구명정]도 기억이 난다.
각자 엠티 조별로 자유롭게 내용을 정해서 연극처럼 꾸몄었는데
다들 각자의 의견과 생각을 녹여서 또 다른 뉘앙스로
누가 살아남고 누가 죽을 것인가를 두고 정성스래 소소하고 작은 연극을 만들어 냈다.
자세한 기억은 안 나지만 여주가 있던 조는 문학적인 대사들과 연극적인 구성으로
정말 작은 작품을 만들어 내서 나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어김없이 이어지던 광란의 술 파티 ㅎㅎㅎ
또 밤에 본 바닷가에는 오징어 배들이 불을 환하게 밝혀주어서
드넓게 펼쳐진 바다가 거대한 축구장처럼 벌판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다음날 술에 절어 있는 녀석들과
정신 차린 녀석들의 분주한 식사 준비와 어설프지만 맛난 식사
그리고 바닷가에서 조금 추운 듯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지만 물놀이를 했는데
내가 가져간 침대형 튜브를 타고 밀려왔다 달아나는 파도를 타고 놀던 녀석이
아마 택하던가 태웅이던가로 기억하는데
이안류(3*)에 떠밀려 바다로 떠내려가 난리가 났었다.
과대표였던 나는 정신없이 모래사장을 달려 도움을 청했었는데
다시 해변에 도착해 보니 다행스럽게 물살을 잘 탄 것인지 해변가로 탈출에 성공해 있었다.
아무튼 그랬던 우리가
각자 기쁘고 슬프고 우울하고 심각하기도 했던 학창시절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는데
벌써 오십 중반을 향하고 있다.
그리고
내일이 없는 정신 나간 녀석들의 [기쁜 우리 젊은 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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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무위키 국공합작
국공합작(國共合作)은 중화민국의 대륙 통치 시절 국민당과 공산당이 협조 체제를 구축하여 서로에게 위협이 되는 일본 제국을 토벌하자는 취지에 이뤄진 일련의 협정이다.
2
https://m.blog.naver.com/kalsnim1/221964329399
금복주 마스코트를 다룬 블로그
3
위키백과
이안류(離岸流), 역조(逆潮), 거꾸로 파도, 립 커런트(영어: rip current 또는 rip)는 해안에서 바다 방향으로 흐르는 해류로, 역파도, 역물살이라고도 부른다. 폭이 좁고, 물살이 매우 빠르다
4
나무 위키 [젊은 날의 초상]
이문열의 연작 소설. 개별적으로 쓰고 발표한 중편들이 어느 정도의 연결성을 가지도록 묶여 있다. 다만 각 장은 애초에 독립적인 중편소설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이야기의 연대순과 발표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다. 즉 소설적 시간은 '하구'→'우리 기쁜 젊은 날'→'그해 겨울'[2] 순이지만 실제 발표 순서는 '그해 겨울(1979년 발표)' →'하구(1981년 발표)'→'우리 기쁜 젊은 날(1981년 발표)' 순으로 이루어졌고 1981년에 민음사에서 전체를 묶어 3부작 연작 출간했다. 하지만 이문열이 이 작품을 실제로 탈고한 것은 등단을 하기 전이라는 증언이 있으니, 발표 순서와는 별개로 작품이 쓰인 순서는 연대순일 가능성도 있다. 이문열은 가운데 부분인 '우리 기쁜 젊은 날'을 제외한 '하구'와 '그해 겨울'을 자신의 중단편 전집에 수록하기도 했으니, 개별적인 작품으로서만 봤을 때 '그해 겨울'이 가장 뛰어나다고 보고 그 작품을 가장 먼저 발표했을 가능성도 없잖다.
하구, 우리 기쁜 젊은 날, 그해 겨울 모두 주인공의 이름은 영훈이다. 또한 그해 겨울에서 하구의 배경인 강진의 이야기와 우리 기쁜 젊은 날의 인물인 하가와 김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에, 개별 중편들의 주인공이 동일인이라고 추측하게 하는 근거가 된다. 이문열이 자신의 젊은 시절의 정신적 방황을 각각의 작품으로 소설화시킨 것을 한 사람의 일대기인 것처럼 묶어 한 권의 연작소설로 출간한 것이다. 존재의 의미를 끊임없이 제기하는 주인공의 치열한 정신 세계를 그리고 있는, 지극히 문청(문학청년)적인 감수성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영감탱이의 중편 제목을 조금 틀어 페러디 해봤다.
영 어설프고 대충대충이지만 뭐 내가 전문 글쟁이도 아니고
걍 무슨 말인지 알아 먹으면 되는 거지 뭐 우리들 끼리 예긴데
잠도 설치고 피곤해서
그럼 다들 좋은 아침 ^^ㅋ
첫댓글 참 이게 외부공개라 이름을 ㅂㅅㄱ이런 식으로 할까 생각도 했는데 뭐 구석진 이곳에 외부인이 오면 얼마나 온다고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해서 그냥 이름을 표기 했는데 이견이 있는 친구들은 댓글 달아줘
난 A가 어쨌다 B가 말했다 그런거 좀 거시기하더만
술값을 낸 이유같은 경우 다른 곳에도 올렸는데 이름을 반정도 가렸다
X규 이렇게
암튼 불편한 양반들은 야그하더라고잉
그리고 용래야 미안하다 사실 우리 용래가 좀 푸짐해졌어도 금복주는 아니지 좀 재미 있으라고 과장을 좀 심하게 했어 용서해줘
당장 조금만 다이어트하면 늙은 노처녀들 눈이 돌아갈 걸 외모로는 거의 우리들 중 최상위 포식자지 그럼
흠 그리고 내 밑에는 항상 개다리가 있구나 ㅋㅋㅋㅋ
이제야 고백한다.
과대표를 하면서 저지른 비리가 있다. 성현이의 청탁으로 순영이누나와 같은 조로 배정한 것이다.
35년 전이니 공소시효도 끝났고 둘이 잘살고 있으니 나한테 고마워해야할 것 같은데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