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스캔.66
- 닮은꼴
도토리 키 재기에 여념 없는 난장이다
모두가 고만 고만 눈대중만 시끄럽고
올라갈
자리가 적어
제자리만 지킨다
호랑이 없는 골에 여우만 꼬리 친다
원탁에 둘러앉은 길짐승 날짐승들
먼 우레
녹음인 줄을
알면서도 몸 사린다
눈치껏 따라가면 패거리로 휩싸인다
위세는 이어지고 깜냥은 못 본 체니
먼 뒷날
묵사발 될 일
닮은 줄을 모른다
여의도 스캔.67
- 남북의 평화 무드
판문점 철망 사이로 봄바람 불어왔다
맞잡은 손아귀에 핏기도 따듯해서
새파란
도보다리에서
귓속말이 오갔다
바벨탑 쌓은 옛일 남의 얘기 아니어서
둑 터진 평화 봇물 추스르기 어렵구나
황톳물
맑아지기만
기다릴 수 없는 일
기왕에 시작한 일 마무리도 해야겠지
단숨에 끝을 보려 좌고우면 필요 없지
걸림돌
치울 생각은
그 누구도 하지 않네
여의도 스캔.68
-판문점 선언 이후
기왕에 주는 것을 통 채로 주겠단다
곳간도 열어가며 꿔서라도 주겠단다
스스로
족쇄를 차며
아니라고 우겨가며
한반도 비핵화는 서로 다른 해석인가
티격태격 숱한 나날 아직 따로 노니는데
속마음
무언지 모를
입에 발린 평화론
음모가 아니어도 평화는 반드시 온다
꽃봉오리 맺혔다가 꽃잎 활짝 여는 이치
성급한
원정 여럿이
가위질에 바쁘다
여의도 스캔.69
-J의원의 선택
날마다 선택하여 말문을 여닫다가
장미꽃 이울 듯이 소나기에 떨어졌다
쏟아낸 말꼬리들이
종일토록 따갑다
소신은 꽃이 되고 부푼 꿈이 열매 되도
간직할 이가 없어 그저 한철 누렸을 뿐
똑같은 선택임에도
그는 영웅 아니다
죗값은 지우개다
말빚이 산더미다
기억 속 단언들이 구름으로 솟구친다
지금은 총선전야로
국지 호우 사납다
여의도 스캔.70
-NO JAPAN
제3의 정한론에 불이 붙어 뜨건 반도
편의점 매대 마다 일제가 사라진다
지구촌
실핏줄 따라
속속들이 퍼졌건만
밀월도 2년이면 틈이 생겨 금가는데
압제 기억 생생하여 아직 울혈 가득한데
언젠가
수술대에 올라
찢고 닦고 꿰맬 일
고름은 짜야 하고 상처는 가려야지
나도 나도 국외여행 가까운 데 들리다가
갑자기
눈치 보려니
대한해협 거칠다
두어라, 살만해지면 고개 숙일 그들이니
문화의 유전자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을
오늘도
번화가마다
한류열풍 불거니
여의도 스캔.71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보아라, 평화공존 만방에 외치더니
같잖은 핑계로도 잿더미로 변했으니
인내도 극에 이르면
뚜껑마저 열린다
매서운 겨울바람 햇볕만이 덥힌다고
가려운 데 긁어주면 누울 줄 알았건만
제 버릇 누구를 주랴
끝이 없는 욕심 앞
문제가 얽혔으니 풀릴 길 아득하다
드러난 실 가닥을 언제까지 당길 거냐
단칼에 끊을 수 없어
또 한 계절 어눌타
여의도 스캔.72
-임시국회 3대 법안 처리
거대여당 독주하며 우선 처리 3대 법안
민생을 내세우며 본때만 보여준다
실패한 부동산대책
밑 빠진 독 물 붓기
어차피 안 된다고 야당과 협의 없이
그랬으면 좋겠다는 오만과 편견으로
버 번쩍
휘몰아치는
장맛속 우레같이
전세가 없어지는 미래를 앞당기며
공연히 수도 이전 입 씨름판 벌여가며
지지율 곤두박질에도
눈도 감고 귀 막고
어차피 큰 이슈는 다른 이슈로 덮는다고
모리배 작당을 한 투전판 하우스로
여의도
요술 방망이
쥔 손 더욱 거머쥔다
여의도 스캔.73
-검찰총장 직무정지 징계
헌정 사상 초유라는 희한한 일 벌어졌다
법에 따라 법을 어긴 진풍경 앞에 두고
요지경
사방에 세운
굴절되는 여의도
잘못은 누구 봐도 인정할 때 잘못이다
색안경 끼고 보면 온 세상이 달리 뵈니
뉘라서
잘잘못 가릴까
오직 역사 그 뿐이다
강산이 변하려면 십년 세월 필요한데
가속도 붙여가니 삼년 만에 싹 바뀌고
모두가
자업자득이라고
웃지못할 코미디라고
여의도 스캔.74
-대선 잠룡 속출
춘추전국 시대인가 뭇 잠룡 쏟아진다
여야를 불문하고 너도 나도 적임자다
국왕이
하늘이 내린단 말
들도보도 못했나?
스스로 말 않는데 여론이 등 떠미니
깜냥도 아니면서 고개를 치켜든다
그나마
얼굴 가려서
헷갈리니 다행이다
불확실한 정책들은 검증받지 못했건만
저 혼자 쏟아내고 저 혼자 끄덕끄덕
나라는
레고가 아닌
수퍼컴이 아니던가?
여의도 스캔.75
-X-파일
먹고살만 하다보니 관음증이 도지는가
헛소문 찌라시에 카더라 통신까지
꼭대기
올려놓고서
밑둥 잡고 흔든다
제 편이라 믿을 적엔 엄지척 세우더니
등진다 싶어지니 없는 사실 만들면서
사방에
사냥개 풀며
벼랑 끝에 몰고 간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도 문다 했다
세상에 약점 없다고 그 누굴 내세우랴
공자도
이불 속에선
한낱 사내 였으니
부끄럼 하나 없다 큰소리친 그 누구는
옆지기 소문 앞에 무릎까지 꿇은 다음
날개가
없으면서도
비상하지 않았던가
카페 게시글
최상호 시인방
여의도 스캔 66-74
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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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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