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후기 쓸 때가 왔다..라
전 첫 날은 커녕 서머스쿨에 처음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그 날의 설렘이 아직도 느껴지는 데.. 정말 시간 빠르네요..
사실...선정된 거 낚시인 줄 알았습니다, 진짜로! 당연히 '토론에 흥미 있는 학생이 뭐 얼마나 되겠어?'하며 글쓰기는 좋아하니까 그냥 자기소개서만 쓰는 경험만 늘리려고 했습니다. 그만큼 스펙도 없는 일반 학생이니 선정된만큼 열심히 하려했고 부족한 점만 떠오르겠지만, 제가 만족했으니 그걸로 충분합니다.
7일동안 많은 일이 있었죠. 원래 학생인 저에게 3시간은 무엇을 뜻할까요? 티비를 볼 시간. 핸드폰을 할 시간. 가끔은 공부를 하다가 자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죠. 만약 학교에서 선정되었다고 멍때리고 있던 과거의 제게 가서 '야! 너 자기소개스피치, 오프닝 3분 스피치, 스몰토크, 조별 토론 및 CEDA토론 거기다 프레젠테이션까지 했어! 더 웃긴 건 먼지 아니? 게으르다라는 소리만 들어온 너가 서기야!'라고 말해준다면 기뻐하다가 기절하겠죠. '세에상에! 그걸 어떻게 다해?!'
생각보다 '하하하호호호'했던 시간만은 아니였습니다. 이 많은 걸 하기 위해 연속으로 새벽을 샜고, 그로 인해 학교에서 '강세진은 열심히 하는 아이라고 인정하곤 있었는데 사실은 아니였다!'라는 시선으로 학교에서 불편한 보충 수업시간을 보냈습니다. 가끔은 그 수면부족이 서머스쿨 수업시간까지 영향을 미쳐 처음에 초롱초롱했던 눈은 동태눈이 되어 '여긴 어디? 난 누구?'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열정만으로 시련(저한테는 수면의 압박이었네요)을 만화처럼 극복할 수 없는 현실임을 깨닫게 되었지만, 막상 수업당시에 발표할 때 제 다리는 처음 학생들 앞에서 발표했던 그 순간처럼 떨리고 있었습니다. 거기다, 핸드폰질로 가끔 날을 샜던 제가 발표를 준비하기 위해,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하기 위해 밤을 샜던 기억은 지금은 추억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 수업시간에 먹었던 과자도 정말 맛있었습니다!
제가 이 곳에 오게 된 이유는 처음에는 하나뿐이였습니다. '교내 토론대회'에서 우승하는 것. 하지만 사실 이곳에 오기전까지 토론에 대해 실망하고 있었습니다. '토론대회' 예선을 준비하기 위해 친구들과 모였지만, 시간만 많이 들였을뿐, 제가 얻은 소득은 토론은 자기의 생각만 말하고 이 정도로 재미없었던 거였나? 내가 이제껏 해왔던 토론은 사실과 다른 것이였나? 처음 조원들과 열심히 하자는 열정은 제 의견을 무시하는 분위기에 식어갔고 예선은 떨어졌습니다. 당연한 결과였으나, 집에 가서 울었습니다. 떨어져서 운 게 아닙니다. '내가 저런 걸 위해 소중한 자습시간과 야자시간을 4시간이나 뺀건가? 거기다 떨어졌어? 엄청난 시간낭비! 이번 기말고사는 망했어!' 그래서 제게 서머스쿨은 한 단어로 표현하겠습니다. 'fantastic!' 서머스쿨로 전 진정한 토론을 보았고, 진정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고작 4시간 뺏겼다고 하소연하던 제가 지금은 잠자는 시간빼고는 거의 오늘 발표할것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비교하는 게 안 좋은 건 압니다. 그냥 '서머스쿨은 멈춰버린 제 열정을 다시 뛰게 했다고' 이걸 전하고 싶었습니다.
여전히 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때 모든 소리가 제 심장박동소리로 가득 채울만큼의 긴장을 느낍니다. 말하기의 두려움을 없애지 못했다고요. 하지만 제 심장소리가 엄청 커지는 게 들리든, 제가 발표할때 다리가 엄청 떨리는 게 보이든, 얼굴이 붉어지는 게 보이든 이제 전 그런 건 신경쓰지 않을 겁니다. 오직 제가 발표를 하는 동안의 열정만을 간직할 것입니다. 동시에 열띤 토론을 하면서 봤던 함께했던 학생들의 열정도 기억하겠습니다. 전 바보라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많은 데 담아낼 수 없지만, 그냥 저같이 아니 저보다 더 많은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었다는 것에 열정을 느꼈단 겁니다. 계속 이 열정 간직할게요. 감사합니다!
첫댓글 세진이~ 서기로서 2주동안 열심히 카페에 글 올린다고 너무 수고했다~ 우리조 정말 토론할 때 다들 진지하고 분위기가 다운되고 그랬었는데 너덕분에 많이 웃었던 것 같네. 수고했고, 내가 금양중 출신이라 모교간다고 그 오르막길 오를 일 생기면 사대부고 잠시 들릴게^^ 너의 열정이 많은 친구들과 동생들에게 긍정적 에너지로 전해져서 행복했다. 고맙다~~
(두큰!!) 아니예요 언니ㅇㅂㅇ 저야말로 많이 배워갔죠ㅎㅎㅎ(한가지 아쉬운건 토론개요서 그냥 제 생각나는데로 쓴것..) 서기는...힘들긴했지만 지금 돌아보니 뿌듯하고 헿 2주동안 수고했고, 언니 말하는거 너무 멋있어요>_! 꼭 가고 싶은 대학가고 꿈 이루길 바래요 감사했습니답+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