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초파일 희양산, 봉암사 백운대까지^^
2019. 5. 12 (일)
부처님 오신날 고향지기님들과 길 떠납니다.
1년에 초파일 단한번 산문을 연다는
문경 희양산 봉암사 ~~

일찌감치 전세 버스 1대는 만차가 되어
승용차로 함께하는 향우님들도 여럿 있습니다.
07:30 부산 동래를 출발한 버스는
함박눈 내린 듯 아카시아 천지 고향 산천을 지나
10:40 괴산 은티마을 농산물 직판장,
희양산 산행팀은 여기서 내리고
봉암사팀은 그대로 봉암사 셔틀버스 회차장까지...
10:50 은티마을 유래비 앞에서 한 컷

은티마을 유래비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은티 마을은 여느 산골 마을처럼
계곡을 중심으로 발달,
그 형세가 마치 여성의 성기와 같은
여근곡(女根谷)이랍니다.
이를 여궁혈(女宮穴)이라고 표현하고
쌘 음기를 막기 위한 풍수의 하나로 남근석과
전나무 등를 심어 놓았다한다고...







푸른 소나무가 일품입니다

10:55 은티마을 동고제터 남근석

은티마을 유래비에서 앞서 설명된 바와 같이
은티마을은 여자의 음부형태처럼 생긴
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
여근곡 또는 여궁혈(女宮穴)이라 부른답니다.

이 여궁혈 끝자락에는 마을 남정네들이
혹시 모를 부녀자들의 바람기를 꺾기위해
옛 부터 남근석을 세워놓았답니다
그래야만 마을에 사람이 번성하고
풍요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데
다행히 지금까지 남근의 효험으로
가정과 마을은 평온이 이어지고 있다고...

11:00 백두대간 은티산장은
여전히 길손을 기다리고있습니다.

11:05 길 왼쪽으로는 은티팬션

산길으로 접어드는 길목에 금낭화가
산들바람에 살랑살랑~~

11:15 갈림길, 왼쪽으로 길을 잡습니다.

봉암사 백운대까지 시간 안에 다녀오기 위해
구왕봉 지름티재는 생략하기로..

처음 길이라 휴대폰 지도를 검색해도
현위치가 잡히질 않습니다.
머리 속으로 그려본 길로 오르는
수 밖에 없습니다.
머리 속에는 해골 바위가 있었는데 조금 전
뒷 모습만으로 본 그 바위가 아니였을까요?

방향을 잡고 오르는데 내려오시는 한 산님
이리 오려면 엄청 험하니 오른쪽으로 올라가라고,
솔깃해서 방향을 틀었더니 결국엔
원래 오르던 길을 다시 만납니다.
11:55 겹겹 돌들이 멋진 오름길

12:05 금방이라도 굴어 내려 올 듯한
거대한 바위를 막대기로...



얼키고 설키고 자연의 섭리가
살아있는 길입니다.

12:26 희양산성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표기한
1472년(성종 12년)에 발간된 동국여지승람에는
'가은현 북쪽 15리에 옛성이 있는데
군창이 있고 삼면이 석벽으로 되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답니다.
경순왕과 견현이 이 곳에서 교전을 했다는
전설이 전해내려 오고 있고요
12:27 갈림길에서 희양산 쪽으로도

천여년전 신라사람들이 쌓았을 수도 있는
희양산성이 길게 이어집니다.

12:45 구왕봉 갈림길
구왕봉에서 내려와 직벽에 가까운 긴 로프를 잡고
한시간 가까이 기다린 기억이...

12:50 암릉, 진달래가 마중 나왔습니다.

건너 편에 구왕봉이,


구왕봉에서 올려다 보이는 이 암봉이 일품이었는데...














희양산 소나무는 죽어서도 기품을 잃지 않습니다.

통바위 산도 틈은 있습니다. 깊숙히...

통바위 산도 꽃을 피우고



골짜기 아래로 봉암사가 보입니다.

지름티재로 내려가면 좀 쉽게 갈 수 있는데
제작년 그 스님, 초소에서
지금도 보초 서고 계지겠지요?


13:00 여근 바위(?)
딴 곳에 있었으면 '여근바위' 표지라도 있을 법한데
참선 기도 도량 봉암사가 바라보이는 곳이라 그런지
아예 표지 자체가 없습니다.

그 바위를 비집고 오릅니다.
작년 보다 좀 넓어 졌다는 둥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중얼거리면서
ㅎㅎ ㅎ










그 바위 위 소나무, 외바람을 얼마나 맞았는지
앞으로 나란히!

저 산들의 끝은 도데체 어디 쯤인지...

세월은 통바위 산도 갈라놓고
둥글게 깍아 놓았습니다.

그 틈새로 내밀한 목소리가 새어 나옵니다.
ㅎ ㅎ ㅎ

13:15 희양산(999m)

백두대간 희양산 찍었으니 점심부터 챙깁니다.

저 멋진 풍광을 눈 앞에 두고서 ...


13;55 다시 정상석 앞으로 왔습니다.















저 난간에 서면 오금이 저려오고 짜릿했었는데
전선 같을 걸 쳐 놔서 좀 거시기하죠?

내려갈 길이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오른 쪽으로 돌아 봉암사까지...

비탈길, 성터, 너덜, 낙엽길, 산죽길...
지루한 길 내려와 봉암사 방향으로 향하려는데
길목을 지키는 스님 한분,
"어찌 통과가 안되겠습니까?"
"저 쪽으로 가십시오!"
다시 한번 "어찌..."
눈도 꿈쩍 안한 채 "저 쪽으로 가십시오!"
마을 쪽으로 돌아 가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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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5 담배 건조실이 보입니다.
지난 날 담배농사할 땐 조리 한다고
이웃들은 무지하게 바빴는데...
그 시절이 아련히 떠 올려 집니니다.

두꺼비 바위(?) 지나 마을 오른 쪽 길로

15:30 봉암사 정진대사탑비 앞을 통과해서

봉암사, 희양산이 올려다 보입니다.
우리가 저기서 내려왔다 이거죠?

옛 사람들은 갑옷 입은 무사가 말을 타고
앞으로 달려 나오는 형상이라고 했는데
그런 것 같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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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 계곡으로 향하는데 휴대전화가 울리려다 맙니다.
통신 전파까지 없으니 더욱 청정한 느낌...

15:50 봉암사 마애보살좌상





15:55 백운대







16:20 백운대에서 내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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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오른쪽 길 좁은 길 뒤에서 갑자기
비명소리와 함께 미끄러지는 소리!
누군가 비탈진 계곡아래로 뛰어내려가고
스님도 달려오면서 119! 119!
휴대전화로 119를 호출했는데 통화 불능입니다.
다행이 나뭇가지 사이로 미끄러진 사람이
부축을 받아 움직이는 모습이...
휴 ~~ 천만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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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 같지않게 한산한 편인 길을
재촉합니다.

16:25 봉황문(鳳凰紋)

희양산 봉암사 일주문을 통과

16:35 출입관리하는 건물을 지나면서 뒤돌아 보니
큼지막한 '일단정지' 표지판이 있어
꼭 군부대 위병소를 통과한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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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 회차장까지 올라온 우리 버스를 타고
17:00 가은 맛집 옥녀봉집두부

칼칼하고 깔끔한 흑두부 전골도 좋았지만
콩가루 버무린 정구지 찜도
고향의 맛 그대로여서 참 좋았습니다.


이 곳이 내고향 왕능2리,

동네 한바퀴 돌아 봅니다.



17:55 고향에서의 추억만들기를 마무리하고
부산으로 향합니다.

고향길 밥값에 보태 쓰라고 봉투를 건내기도 하고
나눠 먹자고 군침 도는 싱싱한 오렌지에
누구는 배추 적을 구워오기도 하고,
함께 못했다며 달콤한 병커피를 보내오기도 하고...
모두 고맙고 참 그리운 얼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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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초파일, 참 정겨운 우리네 봄날 하루가
또 이렇게 흐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5.12
갈바람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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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고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