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추억을 따라 거닐면 재미도 사랑도 깊어지는 곳 아직 어색한 초보 커플 혹은 싸워서 아직은 서먹서먹한 커플들이라면 변산반도로 떠나보자. 한때 그저 자연 풍경과 노을이 아름다운 곳에서 이젠 볼거리가 가득한 드라마 촬영의 메카로 발돋움했으니 말이다. 길 곳곳에 있는 ‘불멸의 이순신’, ‘서동요’, ‘왕의 남자’ 촬영지 이정표만큼이나 볼거리도 즐길거리도 가득하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채석강.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 절벽과 겨울에도 여전히 북적이는 사람들로 마음까지 들떠 한바탕 백사장 질주도 해본다. 채석강에 이어 도착한 곳은 거북선과 왜선이 기다리는 격포항.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 드디어 부안 영상 테마파크에 도착했다. 5천원이란 입장료가 망설여졌지만, ‘불멸의 이순신’과 ‘왕의 남자’의 촬영 세트가 잘 보존되어 있어 옛 물건들이 가득한 그곳을 거닐고 체험하면서 그들만의 시트콤도 한 편 찍어볼 수 있었다. 이렇게 한바탕 신나게 웃고 뛰어다니면 자연스럽게 기분도, 사랑도 업!
[여기는 어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서동요’, 영화 ‘왕의 남자’ 등 시대극 촬영의 중심지로 떠오른 만큼 볼거리도 즐길거리도 많은 곳. 하지만 아직은 개발중. [꼭 해야 할 일] 영상 테마파크와 드라마 촬영지 등 촬영 흔적을 따라 다니며 사랑하는 사람과 적극적으로 체험하기. [가는 길]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고속버스로 부안(오전 6시50분~오후 7시30분까지 50~60분 간격으로 운행, 요금은 1만2천원) 도착, 다시 변산행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주요 연락처] 부안 시외버스정류장 063-584-2098, 변산반도 국립공원 063-582-7808, 채석강 063-582-7808, 내소사 063-581-3082
서울에서 3시간 30분. 당일 여행을 원한다면 여행의 테마를 정하는 것이 관건이다. 드라마 투어를 선택했다면 ‘불멸의 이순신’ 이정표를 따라 적벽강의 명진지, 격포항의 거북선, 채석강을 지나 부안 영상 테마파크를 돌아보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변산의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체험은 영상 테마파크 한 곳 정도에 만족하자. 대신 ‘내소사’ 입구의 전나무숲길을 찾아볼 것. 조용히 지저귀는 새소리와 전나무 사이로 내리비치는 햇살을 받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은 물론, 함께 걷는 사람과 앞으로도 행복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거란 믿음마저 생긴다. 그리고 모항해수욕장 부근의 커피숍에서 아기자기한 풍경을 보며 휴식을 취한 후, 우리나라 3대 일몰지로 꼽히는 채석강에서 멋진 노을을 볼 것. 짧지만 다이내믹하고 행복한 추억 여행이 될 것이다.
일몰과 어우러져 키스하기 좋은 바닷가 사계절 각기 다른 매력으로 연인들의 사랑을 받는 안면도의 백미는 역시 겨울. 깊어진 빛깔의 초겨울 하늘과 한겨울에도 제 빛을 자랑하는 울창한 키다리 소나무를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도 늘 북적이는 안면도에서 둘만의 오붓한 데이트를 원한다면 백사장해수욕장을 찾아보자. 연륙교를 지나 맨 처음에 만나는 이곳은 유난히도 희고 고운 모래가 그야말로 끝이 안 보일 정도. 차가워진 손을 호호~ 불어가며 조개와 대하를 구워먹는 재미도 이곳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맛있는 조개구이로 입도 마음도 흡족해졌다면 어느새 어슴푸레 땅거미가 지기 시작한 해안가로 나서자. 여유로워진 마음, 여기에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 너머로 하늘을 온통 붉은 빛깔로 물들이는 일몰을 바라보노라면 자연스럽게 그와의 키스가 이어질 것이다.
[여기는 어디?] 모 이동통신 CF에서 소유진이 남자친구와 조개구이를 먹던 바로 그 바닷가. [꼭 해야 할 일] 안면도에 있는 아담한 해변가를 거닐고, 썰물로 바닷길이 났을 때는 반드시 조개 채취도 필수. 바닷바람과 함께 묘하게 코끝을 자극하는 소나무 향에 온몸을 맡기는 건 선택이 아닌 자연스러운 이끌림이다. [가는 길]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고속버스로 안면도(오전 6시40분~오후 4시까지 총13회 운행, 요금은 9천9백원)까지 3시간 소요. [주요 연락처] 남부터미널 02-521-8550, 안면읍 버스터미널 041-673-8666, 안면도 자연휴양림 041-674-5019
바다와 산, 숲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안면도에는 12개의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숨겨져 있다. 빼놓을 수 없는 건 할미·할아비 바위에서 바라보는 낙조. 여기서 꽃다리를 통해 방포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 방포항에서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출렁이는 바다를 보기 위해선 물때를 잘 알아야 한다. 해변이 완만해 연인들이 거니는데 좋은 밧개해수욕장 바닥에 게들이 만들어놓은 오밀조밀한 모래집들까지 구경했다면 안면도 자연휴양림으로 향할 것.
1백년 내외의 소나무 천연림이 만들어내는 초록빛에 동화되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유명한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사람 냄새 가득한 인정 넘치는 어촌 마을도 들러보자. 썰물 땐 조개 캐는 사람들, 밀물 때는 통통거리는 배가 유유히 떠다니는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보너스로 감상할 수 있을 테니.
티격태격 둘만의 장난으로 사랑이 무르익는 곳 ‘사랑해’라는 닭살 멘트보다 아옹다옹하는 말다툼과 장난으로 애정표현을 하는 커플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했을 바로 그 CF. 원빈과 김태희가 자장면을 먹을까 스파게티를 먹을까를 놓고 말다툼을 하고, 서로가 과감하게 망가진 표정으로 개인기를 선보였던 바로 그 이동통신 CF의 2가지 버전이 모두 촬영된 곳이 바로 이곳 신두리다.
뭔가 색다른 여행을 원한다면 가는 길이 조금은 험난하지만 신두리로 떠나보자. 신두리로 들어가기 전 먼저 둘러볼 곳은 대천, 변산과 함께 서해안 3대 해수욕장으로 꼽히는 만리포. 3km가 넘는 백사장에 고운 모래를 따라 거닐어도 좋고, 둑에서 낚시를 즐기며 우리에겐 낯설지만 재미있는 만리포 사랑 노래비를 보는 것도 재미. 이곳에서 비포장도로를 40분쯤 달리면 한창 펜션 공사가 진행중인 신두리 해안가가 나타난다. CF와 드라마 장면처럼 해안가에 앉아 바다도 보고, 물이 빠지면 조개와 소라와 고둥을 잡고, 모래성을 쌓으며 둘만의 장난을 하다 보면 어느덧 짧은 겨울 해가 지며 노을과 추억을 함께 물들인다.
[여기는 어디?] 원빈과 김태희가 자장면이냐 스파게티냐를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하고, 각자 말도 안 되는 개인기를 뽐내던 바로 신두리 해변과 사구. [꼭 해야 할 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사구를 거닐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펜션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숨겨놓은 개인기를 그에게만 선보이자. 마치 CF의 한 장면처럼. [가는 길]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시외버스로 태안(오전 6시30분~오후 7시10분까지 20분 간격으로 운행, 요금은 1만1백원선)까지 와서 농어촌버스를 이용 20~30분이면 신두리해수욕장 도착. [주요 연락처] 국립공원관리공단 태안해안 관리사무소 041-672-9737, 군청(문화관광과) 041-670-2544
물 빠진 신두리 해변은 사막을 연상케 한다. 해변이 북남으로 약 2km 넘게 길게 뻗어 있고 썰물 때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은 백사장이 나타나기 때문. 신발을 벗고 고운 질감을 느끼며 맨발로 걸어도, 모래사장을 승용차를 달려도 기분은 최고. 해변 모래 언덕을 따라 태안군의 팔경으로 선정된 신두리 사구도 CF처럼 걸어봐야 하지 않을까? 비교적 잘 보전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최근 들어 훼손이 되어서인지 솔직히 실망스럽긴 하다. 하지만 신두리에서 꾸지나무골 가는 길에 펼쳐진 송림과 한가로운 시골 풍경, 간간이 펼쳐지는 갯벌을 따라 달리다 보면 기분전환이 확실하게 된다. 여유가 된다면 새로 지어지는 예쁜 펜션에 머물러보자. 차창을 열면 펼쳐지는 넓은 바다와 낡은 배, 조용한 벌레 소리가 만들어내는 풍경 모두가 친근하고 포근한 하루를 만들어준다. 맑은 하늘보다 구름이 적당하게 몽글거리는 겨울이 신두리의 진면모를 볼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
마음의 경계는 녹은 채, 고백이 이루어지는 바다 만나면 기분 좋고, 행복하지만 아직 친구와 연인 사이를 저울질하고 있다면, 서울에서 1시간이면 도착하는 신도를 향할 것. 삼목선착장에서 뱃길로 10분이면 도착하는 신도. 여기서부터 연륙교로 각각 연결돼 있는 시도와 모도 3형제는 섬들이 작아 손잡고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곳이다. 11월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정겨운 시골길을 걷다보면 분위기는 다정하게 무르익을 터. 이때 ‘풀하우스’ 세트장이 들어선 수기해수욕장으로 향할 것. 시도 연륙교에서 이정표를 따라 25분가량 걸으면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아늑한 백사장과 잔잔하게 넘실대는 파도가 사랑스러운 수기해수욕장이 펼쳐진다. 영재(비)와 지은(송혜교)처럼 해변을 함께 거닐어보고, 해변 끝에 있는 풀 하우스 벤치에 앉아 넌지시 고백해보자. “온 우주가 폭파될 만큼, 온 세상에 바닷물이 말라서 없어질 만큼, 내 영혼이 다 타서 흩어져도 좋을 만큼 너 많이 사랑해. 너, 한지은을 너무 사랑해”라는 드라마 속 영재의 사랑고백처럼 조금은 유치하지만 진심어린 고백을 한다면 사랑은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상이 따뜻하게 물드는 서해 낙조를 바라보며 건네는 고백이라면 더더욱.
[여기는 어디?] 송혜교와 비가 티격태격 싸우며 사랑을 키워나가는 ‘풀 하우스’와 김희선과 권상우의 끊을 수 없는 사랑을 확인하는 ‘슬픈연가’ 촬영지가 자리잡은 곳. [꼭 해야 할 일] 자전거를 이용해 시도 곳곳에 위치한 드라마 촬영지를 훑어보고 햇살 좋은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느낀다. [가는 길] 인천전철 동인천역에서 112번(강인여객) 버스를 타고 삼목선착장 입구에서 하차. 삼목선착장에서 10분(차량 2만원, 어른 왕복 3천원)이면 신도에 도착. 신도에서는 마을버스를 이용해 시도와 모도로 갈 수 있다. [주요 연락처] 시도 세종해운 032-884-4155, 배미꾸미카페 032-752-7215
신도와 시도, 모도를 잇는 옹진군 미니 섬 여행의 백미는 자전거 투어. 다리가 조금 아플지라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섬 곳곳을 누벼보자. 자전거는 시도 동네 어귀에 있는 대여점(1시간에 2천원)이나 펜션(무료)에서 빌릴 수 있다. 정겨운 시골 풍경은 물론, 섬 중간에는 천일염을 파는 염전이 있어 오후에는 소금이 햇살에 반짝이는 신기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시도 곳곳에 숨어 있는 ‘풀하우스’와 ‘슬픈연가’ 촬영장에서 드라마 속 그들처럼 바다를 보며 사랑을 다짐했다면, 모도 이일레 조각공원으로 향할 것. 파도가 일렁이는 해변에 솟아 있는 30여 점의 거대한 조각품이 눈부시게 빛나는 장면만으로도 감동 그 자체. 공원과 연결된 갑골해수욕장을 거닐며 낙조를 바라보고, 카페에 들러 따뜻한 차로 몸과 마음에 온기를 준다면, 행복한 기운이 둘의 애정지수를 확실히 높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