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릭 사티(Erik Satie) - 난, 널 원해(Je te veux)
스트라빈스키가 ‘신고전주의의 선구자’라 불렀던
프랑스의 작곡가 에릭 사티(Erik Satie).
시대를 앞서간, 독특한 음악세계를 가진 음악가 '사티'가
어떤 평가를 받아 왔는지에 대해 스스로 이렇게 정리했다.
“나는 너무 늙은 세상에 너무 젊어서 왔다.”
그는 후기 낭만주의와 표현주의가 대세였던 시기에 활동했다.
화려함이나 보이는 느낌에 치중하는 음악이 주를 이루던 때,
그는 모든 음악에서 허식을 버려야 한다고 믿었다.
정형화된 틀과 전통을 거부하면서
반복과 나란히 이어지는 선율을 기본으로 한
간결한 표현이 사티 음악의 특징이다.
그의 음악은 단순하지만 흡인력이 강하며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것이 매력이다.
그러나 그는 당대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려웠고
대중들에게 외면받으며 비주류의 삶을 살아야 했다.
평생 가난하게 살아야 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으리라.
- 르느와르(Auguste Renoir)의 그림, '머리를 땋는 소녀'
이 그림의 모델이 수잔 발라동(Suzanne Valadon)이다
그런 사티가 한 여성을 사랑했다.
프랑스의 여류 화가 수잔 발라동(Susan Valadon)이다.
독특한 매력을 지닌 마스크에 볼륨감 넘치는 몸매!
그녀는 순식간에 화가들의 여신(女神)으로 떠올랐다.
예술가 중 발라동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또 그녀와 사랑을 한번 나눠보지 않으면
삼류(三流) 예술가로 여겨질 정도였다.
'르누아르', '드가', '툴루즈 로트레크', '퓌비 드 샤반' 등
기라성 같은 화가들이 앞다퉈 그녀를 화폭에 담으려 했고,
'르누아르'와 '퓌비 드 샤반'은 이 여인을 독차지하려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였다고도 한다
사티는 그녀를 화가들의 거리인 몽마르트 언덕에서 만났다.
한눈에 반한 사티가 청혼하였고 둘은 결혼 대신 동거를 한다.
나이트 카페에서 피아노를 치는 가난한 음악가 '사티'와
수많은 남성 편력의 자유분방한 영혼, '발라동'과의 만남,
당연히 두 연인의 사랑은 6개월만에 파탄이 나고 말았다.
그녀가 떠난 후 사티는 다른 여성과 교류를 하지 않고
한평생 독신으로 외롭게 지냈다.
- 발라동(Suzanne Valadon)이 그린 사티(Erik Satie)의 초상
고독한 영혼 사티는
마음속에 한 사람만을 간직하며 살다 세상을 떠났다.
단 한 번 사랑이었던 발라동!
그녀에게 바치는 러브레터가 ‘난 널 원해’이다.
살아 있을 때 인정받지 못했지만
나중에 크게 사랑받은 자신의 음악들처럼
사티의 사랑은 후세에 더 값진 일로 여겨지고 있다.
‘난 널 원해’는 사랑에 흠뻑 빠진 남자,
젊은 사티의 간절한 마음이 녹아있는 곡이다.
다소 어둡고 독특한 향(香)의 기존 작품들과 달리
샹송풍의 곡, ‘난 널 원해’를 듣노라면
밝고 로맨틱한 사티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마치 봄꽃 향기가 상쾌하게 퍼져 나오듯이...
이 곡은 드라마, CF에도 삽입되어 매우 친숙하고
노래, 현악기, 피아노 등으로 다양하게 연주되고 있다.
- 조수미 / ‘난 널 원해’( je te veux) - 에릭 사티(eric satie)
'난 널 원해'의 노랫말 일부를 옮겨본다
간절하고 낭만적인 사랑의 정서가 표현되어 있다.
< 금빛 천사여, 도취된 열매여
마력의 눈동자여
나에게 그대 몸을 맡기세요
난 그대를 원해요
그대는 반드시 나의 소유가 되리라
와서 내 고독을 돌봐주세요
나의 여인이여
.................
(후렴)
그래요. 그대 눈동자에는
거룩한 약속이 빛나고 있어요
그대의 사랑스런 마음은
나의 입맞춤을 두려워하진 않을거에요
영원히 타는 것 같은 사랑의 불길 안에서
황홀한 사랑의 꿈속에서
우리들의 영혼은 하나가 되는 것이겠지요!>
- Erik Satie: Nocturnes No.1~ No.5,
프랑스출신 피아니스트, 파스칼 로제(Pascal Rogé)
사티(Erik Satie)의 음악에는
주술(呪術)적인 힘이 있다는 느낌이다.
또한 그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비어 있는 화폭에 비교적 어두운 색채의 물감을
아주 자유롭게 하나씩 찍어 넣고 있는
초현실주의 회화와 같은 이미지가 느껴진다.
사티의 '녹턴'(Nocturnes)은
짧고 단순하고 깨끗하며 그윽한 서정성을 지니고 있다.
사티의 '녹턴'을 듣느라면 내면을 가라앉히기도 하고
의식의 부표(浮標)를 건드리며 파문을 일으키기도 한다.
프랑스의 피아노 작품을 누구보다 품위 있고 아름답게,
또한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정평(定評)이 난
프랑스 피아노의 거장 '파스칼 로제'(Pascal Rogé)의 연주로
사티(Erik Satie)의 녹턴 No.1~ No.5까지 감상해 보자.
'로제'(Pascal Rogé)는 아래와 같이 말한 바 있다.
“프랑스 음악은 나의 모국어이다.
프랑스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많은 생각은 필요하지 않다”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로제'는 자신감 넘치게
프랑스 음악의 반짝이는 색체를 완벽히 구현하는 연주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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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및 예술
세레나데 (6) - '에릭 사티'
nk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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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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