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無籍) 신분인 박동희는 12월 13일 "이젠 미련을 버리고 은퇴하겠다. 앞으로 아마 선수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밝혔다.
박동희는 지난 7월25일 삼성에서 웨이버공시 됐다. 웨이버 선수의 이적 마감인 7월31일 이전에 한 두 구단서 "즉시 전력으로 쓰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지만 던질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어서 거절했고, 결국 기한을 넘겨 올시즌에는 어느 팀에서도 뛸 수 없는 자유계약선수가 됐었다. 집근처 헬스클럽서 꾸준히 훈련해왔지만 더이상 프로에서 뛰기 힘들다고 판단,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대구에 살고 있는 박동희는 2003년 1월 중순쯤 가족과 함께 용인 수지쪽으로 이사한 뒤 아마 지도자 자리를 구할 계획. 최근 장호연 신일고 감독의 충고에 따라 고등학교 팀이 많은 서울 근처로 거주지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부산 대연초등학교 4학년때 야구를 시작한 박동희는 이로써 26년간의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접게 됐다.
부산중→부산고→고려대를 거치며 국내 최고의 오른손 정통파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한때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이 유력했으나 국내 잔류를 택했고, 90년 롯데 입단 첫해에 10승7세이브를 거두며 프로에서도 성공시대를 열었다.
92년에는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시리즈 MVP를 거머쥐기도 했다. 하지만 아마 시절 무리한 등판으로 인한 후유증이 팔꿈치에 남아 90년대 중반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97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팔꿈치와 무릎 부상 때문에 인상적인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프로 13시즌 통산 251경기에 출전, 59승 50패 58세이브, 방어율 3.67을 기록했다. 박동희는 "코치건, 인스트럭터건 상관 없이 당분간 아마에서 후배 양성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