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첫날)
보이객잔 부론산장에 굴뚝카페 정사장 소유 캠핑트레일러가 들어왔다. 예정된 여행이 조금은 달뜬 마음으로 시작되었다.
굴뚝카페를 운영하는 정사장 부부가 우리 부부를 동반하여 한국명시낭송클럽 회원자격으로
제3회 대천해변시인학교 행사에 참가신청을 하였는데 내친김에 이틀정도를 먼져 출발하여
서해안 여름휴가겸 캠핑여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더운 날씨지만 맑아서 좋았던 건
녹음이 우거진 우리 산하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해변시인학교가 개설되는 보령
인근으로 가서 바닷가나 호수 혹은 강가에 낙시대를 펼치고 준비해간 음식을 나누며 지친
일상의 쉼을 얻고자 했으나 딱히 장소를 결정하지는 않았고 지도책 한권 펴들고 무작정 길을 나섰다.
서해안 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다가 서산에 전원생활 중이신 이운선 장로님 부부를 떠 올린것은 행운이라 할것이다.
우리 에지북스 300번째 가입회원 이벤트에 당첨되신 분으로 시흥시 보이객잔에서 해후하여 전원생황에 대한 꿈과
낭만, 현실적인 부딪힘에 대하여 다양한 정보를 전수하여 주신 고마운 형님이시다. 청양의 그림같은 고택에서
생활하시다가 서산으로 이사한지 일년쯤 되는데 서해안으로 발걸음 하거든 꼭 한번 들러 가라는 요청을 믿고
무턱대고 전화를 드렸다. 그림같은 집이다. 강원도로 오시는 길이 있으면 지나치지 마시고 꼭 부론산장을 들러 가십사
나도 말씀드린바 있거니와 막상 장로님 댁을 방문하여 보니 내가 사는 곳은 비교하자면 육이오 청계다리 밑이다.
부끄럽다. 나는 natural person임을 강조하더라도 변명에 불과한 게으름뱅이에 불과하다.
이운선 장로님의 가든생활을 잠시 엿보면서 내가 과연 전원생활의 자격이 있는가 생각해 본다.
그래도 아내가 즐거워하니 다행스런 일이다.
이운선 장로님 전원마을 바로앞에 그야말로 그림과 같은 저수지를 안내받아 자리를 깔았다.
아 아름다운 대한민국이어..아름다운 서해여..
서해의 낙조는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가.
장거리 여행에 배가 고팠지만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굴뚝 여주인께서 한식 요리사이신데 갖은 음식과 양념을 한가득 준비해 온것을 알고 있으니..
..식탁부터 펼치고 숯에 불을 피워 대패삼겹살을 구워 먹는데..주여! ㅎㅎ
일행을 안내하고 돌아가신 이운선 장로님 부부께서 저녁시간 2008년 2월에
직접 체취하여 담근 백봉령주 한병과 텃밭 나물을 들고 오셨다.
준비해 간 보이차를 나누며 밤이 깊어가는 것을 의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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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대구 경주지역 탁본 여행을 갔을때 홍수헌 선생님께 연락하여
뜻하지 않게 후한 대접을 받고 왔던 기억이 오버랲 되어 떠오른다.
고마운 인연이다. 한문예총과 국민일보, 신앙시 공모와 예지북스가
만들어준 인연이 방방곡곡에 문학의 꽃을 피우고 있은즉..
어찌 감사하지 않을것인가.
백봉령주가 맑은 보이차와 색을 같이 하고 있어 반갑다.
밤이 깊은데도 정사장은 미끼를 물린 낙시대를 던지고 손맛을 그리워 한다.
팔뚝만한 고기가 물위로 튀어올라 물장구를 치곤 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
과연 일류 한식 요리사의 민물 매운탕 맛을 볼 수는 있을것인지...
전국의 저수지가 말라붙어 바닥이 드러나고 있어 농민의 걱정이 큰 시기에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하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이런 저런 좌충우돌의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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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둘쨋날)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하는 유행가 가사를 흥얼거렸다.
인근 산에 쓰러진 소나무 덩굴을 주워서 불을 피웠다.
길 위에서 하루는 왜 그렇게 빨리 가는것일까?
행인지 불행인지 오후가 되니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
비가 오면 빈대떡을 붙여 먹는것이 제격이라 할 것이다.
설치된 캠핑트레일러 실내는 놀랍도록 넓다. 큰방 하나, 중간방 하나가 양쪽으로 나오고
중앙에는 원룸형 주방에 수도와 전기 가스랜지가 완벽하다.
소나기가 쏟아지는 캠핑트레일러 하우스 안에서 붙여내는 부추전을 먹으며
백봉령주를 홀짝홀짝 마셨다.
주방이 우리집 보다 훨 잘 갖추어져 있다.
밤새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다. 트레일러 천막 속으로 한방울의 비도 들어오지 않았지만
쉽게 잠을 이루지는 못하였다.
또 하루가 지났다. 끝내 매운탕을 먹지 못했다.
하지만 일급 요리사가 끓여낸 닭백숙 맛은 그 여운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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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
이동을 위하여 짐들을 가지런히 정리하여야 트레일러를 납작하게 닫아 내맇 수 있다.
이제 대천해변시인학교를 향해 떠나야 한다.
첫댓글 도심를 떠나 욕심을 내려 놓고 자연이 되어
가진것은 넉넉치 않아도 사랑하는 님과 멋진 벗을 만나 영화속 주인공 되신듯합니다 멋집니다 ㅎ
반갑습니다, 더욱 강건하시고 두 분과 일행이신 두 분 모두,
아름답고 행복한 새와 같이 예뻣습니다.
우와~~ 대박 ^^
저도 금태동 팽주님을 따라 갔어야 되는데
지금이라도 갈까요 ? 언제까지 여행을 하실 생각이신지요
근데 낚시대로 따지면 백마리는 잡으셔야 되는데 ㅋㅋ 실력이 아니신가봐요 ㅎㅎ
우왕~~ 넘 넘 부러버요 다음 기회가 되면 꼭 끼워주세용 ~~~ ^^
멋진 나들이 하셨군요~
부럽습니다~
나도 강원도 홍천 골짜기 출신인데
고향을 떠난지 40여년이 되어갑니다
공직을 퇴직하고
시골에 아담한 전원주택 구입하여 살 생각이었는데
또다시 바쁜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보니
5년 정도 후를 기약하고 있습니다
자연을 벗삼아 찰진 삶을 영위하시는 분들을 보며
그저 부럽다는 말 외엔 할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