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이 풍부한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는 '괴짜'들의 잦은 출몰이다. 아무 쓸모 없어 보이는 일을 가장
의미 있는 일로 혼자 착각하며 몰두하는 자들이다. 재작년에 화제가 된 오스트리아 출신의 바움가드너같은 사람. 그의
꿈은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음속보다 빨리 움직이는 최초의 인간이 되는 것이었다. 방법은 하나. 특별 제작한 열기
구를 타고 아주 높은 곳(대기권 밖인 상공 39km)까지 오른 뒤 지구를 향해 맨몸으로 뛰어내렸다. 중력의 힘으로 그가 달
성한 최고 속도는 마하 1.25. 그의 꿈대로 소리보다 빠른 사나이가 되었다. 어찌보면, 참으로 쓸데없는 짓이다. 그러나
이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유난히 많이 했던 빌 게이츠와 라이트 형제같은 괴짜들 때문에 세상은 변한다.
창의성의 부재. 우리 사회의 오랜 우려가 드디어 현실이 되어 곳곳을 압박하고 있다. 다급한 마음에 마치 새마을 운동
을 하듯 힘으로, 교육정책으로 이 모자람을 급히 채워 보려고 한다. 하지만 창의성과 상상력은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만
들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장기인 야근으로도 안 된다. 괴짜들이 괴짜로 남은 채 방해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들이 가끔 하늘에서 뛰어내린다고 해도, 이해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