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시각 효과를 위한 그 밖의 작업들에 대해서는. 박: 웨타에서는 장희철이 작업한 괴물 모형을 3D 스캔해서 데이터를 오퍼너지로 넘겼어요. 그리고 라이팅은 크롬볼을 현장에서 각 장면별로 촬영해서 그걸 이용해서 HDRI 맵을 만들고, 그걸로 대부분의 라이팅과 반사를 만들었어요. 물론 배경에 나오는 땅과 건물들은 똑같은 형태와 크기로 모델링하고 샷에 그 배경 모델 데이터를 넣고, 촬영한 plate를 배경 모델 데이터에 카메라 프로젝션을 해서 정확도를 높였어요. 물론 그걸 이용해서 괴물이 바닥이나 벽에 반사가 일어난다든지 그림자가 생기는 것 등을 표현해 나갔습니다.
괴물에서 중점을 둔 점이나 감독이 특별히 요구한 점이 있었는가? 박: 애니메이션의 경우, 이는 배우가 연기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니까 봉준호 감독이 신경을 많이 썼어요. 라이팅, 컴파지팅, 이펙트 등은 대체로 믿고 맡기는 분위기였어요. 이펙트는 비, 한강물, 불에 대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불의 경우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현재 개발 중인 유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로 제작되었어요. 봉준호 감독이 작은 디테일도 아주 구체적으로 요구하였기 때문에 꽤나 까다로웠어요. 하지만 봉준호 감독이 구체적인 내용을 공부한 상태에서 요구하는 것이어서 함께 일하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다른 영화를 제작할 때에 비해 어려웠던 점은. 박: 전반적인 공정 자체는 크게 어려운 게 없었어요. 다행히 대부분의 이펙트들이 이미 다른 영화를 하면서 연구 개발했던 것이어서 효과를 개발하는데 시행착오를 좀 줄일 수 있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미있게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하나 꼽는다면? 박: '괴물'이 현서를 감고 물에서 수영해 가는, 그리고 휘발류를 꿀꺽꿀꺽 마시는 것이 기억에 남네요. 현서는 직접 물에 빠진 촬영본을 가지고 그 위에 합성했고, 감고 물에 뛰어드는 건 디지털 더블일 겁니다. 3D로 사람을 똑같이 만들어 사용하는 걸 디지털 더블이라고 해요. 디지털로 만들어진 대역이라고 해석하면 될 겁니다.
특수 시각 효과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환경은. 박: 음... 컴퓨터 그래픽의 특수 시각 효과 부분의 시스템 환경에서 한국과 미국 회사들은 서로 차이가 있어요. 가장 큰 차이점은 장비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고정관념)의 차이라고 봅니다. ‘헐리우드의 특수효과는 대단한 장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며, 그 때문에 비싼 장비를 사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 한국 회사들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괴물> 뿐 만이 아니라 <킹콩>의 경우도 2, 3년 된 펜티엄 CPU에 메모리 2GB인 일반적인 컴퓨터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절대로 장비가 작업을 해 주는게 아니예요. 장비에 돈을 아끼고 사람한테 투자해야죠. 경험이 많은 비싼 인력이 그런 퀄리티를 만들어 주는 거예요.
한국은 장비가 아니라 인력에 투자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장비와 함께 미래도 감가상각될 겁니다. 예를 들어서 ‘인페르노 같은 장비로 해야지 영화합성을 할 수 있다’고 얘기들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애플의 쉐이크나 어도비의 애프터 이펙트같은 개인용 컴퓨터에서 쓰는 소프트웨어로 작업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