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악 소리가 나면 매질을 하던 할아버지도 매를 놓고 뛰어나오고, 갓 시집은 새색시도 담장 너머를 쳐다본다"
10월 19일(일), 구름산예술제 둘째 날 행사로 진행된 '제16회 광명시 동 주민센터 농악경연대회'에서 소하2동과 하안3동이 우승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0호 광명농악보존회' 주관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각 동 18개 농악단이 참여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장장 8시간에 걸쳐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뽐냈다. 오전 8시부터 광명시민체육관 잔디광장에 각 동 농악단이 모이기 시작했다. 북이며 장구 징 깃발들이 관용차에 실려 속속 도착하고, 통장이나 주민자치위원 등 관계자들이 짐과 음식을 나르느라 분주했다. 오전 9시 30분, 광명농악단을 선두로 광명1동부터 18개 동 농악단이 잔디광장을 한 바퀴 돌고 무대로 입장하며 개회식이 시작됐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20호 광명농악 보유자인 임웅수 광명예총지부장은 "광명농악이 90년대부터 계승 발전시켜서 오늘날 16번째 각 동 농악대회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우리 광명에서 이러한 울림의 소리는 광명농악을 살찌우고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농악 소리가 나면 매질을 하던 할아버지도 매를 놓고 뛰어나오시고, 갓 시집은 새색시도 담장 너머를 쳐다본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농악 소리가 울리지 않는 마을은 죽은 마을이다. 이렇게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광명농악이 앞으로 잘 전승 보전돼서 한국의 전통 민속 음악을 대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습니다."라고 개회사를 남겼다. 양기대 시장은 "광명농악이 전국 최고의 농악이 됐고, 그 바탕에는 18개 동 여러분의 힘과 단합과 소통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갈고 닦은 그 기량이 곧 대한민국 전통에 최고의 기량이고, 그게 나가서 세계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개회식 마지막으로 2007녀부터 2013년까지 광명농악 보존회장을 역임한 장병환 고문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개회식이 끝나고 국악 신동 김광윤 군의 '선반 설장고 놀이' 축하공연으로 본격적인 농악경연대회가 시작됐다. 첫 공연팀은 소하1동으로 작년에 3년 연속 우승으로 우승기를 영구 보관한 팀이다. 소하1동은 첫 공연임에도 긴장하거나 주눅이 들지 않고, 연속 우승자의 관록을 보이며 멋진 공연을 펼쳤다. "광명농악정기발표회", 대미를 장식한 무등놀이 이번 대회는 볼거리도 풍성했다. 오후 12시, 전국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광명농악단의 '제17회 광명농악정기발표회'가 있었다.
광명농악은 450여 년 전부터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과 소하동, 학온동 지역에서 전승되어오던 '두레놀이'로, 비교적 최근인 1994년도에 이르러 복원되었고, 1997년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0호로 지정됐다. 광명농악 전승자는 1대 상쇠(상공) 유인필 씨로 1999년 10월 광명농악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현재는 2대 상쇠(상공)인 임웅수 광명농악보존회장(광명예총지부장)이 맡아 다양한 전수교육과 공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광명농악은 가락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놀이의 형태가 자주 변해 지루한 감이 없고, 박진감이 넘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흥을 저절로 자아내게 한다. 가장 뛰어난 볼거리는 당산벌림과 사통백이, 좌우치기, 무등놀이다. 이번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무등놀이가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1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게 광명농악의 공연이 끝나고 오후 경연이 계속됐다. 이번 대회의 또 하나의 재미는 먹거리다. 각 동에서는 준비한 음식과 막걸리로 광명시 잔칫날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사회적 지위는 여기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평상시 언제 술 한잔 하자는 친구도 막상 한잔하려면 어려운 형편이지만, 여기선 눈만 맞으면 술을 건네고 건배를 했다. 시장도 국회의원도 시의원도 동장도 공무원도 안면이 조금만 있으면 친구요 형님 동생이요 금세 친한 사람으로 변했다. 음악이 있고, 먹거리가 있고, 볼거리가 있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광명시민이 함께 있었다. 홍대클럽을 옮겨 놓은 듯, 참가자 모두 잔디광장 중앙으로 모여 "한 판 신나게 놀자"
18개 동의 공연이 모두 끝나고, 마지막 축하공연으로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8호 원주매지농악' 공연이 있었다. 원주매지농악은 옛 풍물 본래의 소박성을 그 원형대로 잘 보존한 전형적인 두레풍물로, 이날 힘차고 역동적인 공연을 펼쳤다. 원주매지농악단의 공연이 끝나자 사회자의 "악기가 있는 사람은 악기를 들고, 악기가 없는 사람도 무대로 나와 같이 한번 신나게 놀자"는 말에 참가자와 응원 온 가족, 관계자 등이 모두 무대로 나왔다. 임웅수 회장은 어깨춤을 추고, 이언주 국회의원은 소고를 들고, 동장들도 각 동 깃발을 들고 무대로 나왔다. 아이들은 손을 잡고 함께 뛰었다. 마치 홍대클럽을 옮겨 놓은 듯 신나게 놀았다. 마지막 시상식, 심사위원장의 심사평가가 있고 화합상, 버금상, 으뜸상이 호명됐다. 아직 호명되지 않은 하안3동과 소하2동은 벌써 들썩이기 시작했다. 심사위원장의 "대상 하안3동 소하2동"이라는 말이 나오자 두 팀의 농악단은 환호성을 치며 기뻐했다. 우승 깃발과 상장을 받은 두 팀의 기념촬영으로 모든 행사가 끝났다. 소하2동은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악기를 연주하며 우승의 여운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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