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고는 KOPS(Knee Over Pedal Spindle)와 지근과 속근에 대해 설명한 지난 8회 기고를 참고하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많은 라이더가 ‘자전거 피팅’을 자전거의 세팅 값만 자신의 신체사이즈에 맞게 바꾸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기고의 제목
“자전거 피팅보다 라이더 피팅이 필요하다”를 보면 그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라이더의 피팅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는데, 아무리 완벽하게 세팅한 자전거라 할지라도 라이더의 습관과 자세, 이해의 수준을 높이지 못하면
자전거 피팅을 하지 않은 것과 같다. 그중 습관과 자세는 물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라이딩에 대한 이해의 수준은 라이더 스스로
깨우치거나 훌륭한 코치의 코칭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간단한 예로 라이더가 어깨사이즈에 비해 작은 핸들바를 하고 있다면, 피터는 교체를 권고하고 라이더는 이에 따라 핸들을 교체할 것이다.
그러나 핸들 교체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단순히 교체로만 끝난다면 이후 라이더 스스로 잘못된 행동과 자세에 대한 교정과 피드백 등의
환류(리커버리)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나아가 피터에 대한 불만 요소로 남을 수 있다.
다시 말해 피터는 라이더에게 피팅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지식을 전달해야 이후 좀 더 완벽한 피팅은 물론 라이더 스스로 자가 조정이 가능한
자전거 피팅을 완성할 수 있다.
라이더의 피팅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그중 가장 간단하면서도 어렵다고 생각하는 페달링(Pedaling)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페달링이라 하면 그리 어려운 기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둘 다 맞다.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다. 일반 동호인 수준의 라이더가 페달링에 지나치게 집착하다보면 스트레스로 인해 자전거가 주는 즐거움을 놓칠 수 있고, 너무 쉽게
간과해 버리면 자전거가 주는 운동으로서의 매력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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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자전거 페달링 시 발의 각도 이해
그림 1은 인터넷에서 페달링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가장 흔히 보이는 그림 중 하나다. 그림 2를 보면 그림 1의 내용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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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페달링시 발의 각도와 힘의 방향
그림 1은 페달링 각도(0°~360°)에 따른 발의 각도, 그림 2는 발의 각도와 힘의 방향을 의미한다. 그림 2의 페달링 각도는 그림
3에서 보듯 페달(오른쪽)이 맨 위로 올라왔을 때가 0°, 맨 아래로 내려왔을 때가 180°이다. 그림 2의 화살표를 자세히 보면 0°~90°의
화살표 방향이 직하강이 아니라 정사선 방향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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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3.
페달의 위치와 최적의 토크값
또 그림 3에서 90°, 270°에서 토크값이 최대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림 1, 2의 0°~90° 각도에서 발의 각도를 자세히 보면
뒤꿈치가 위에서 아래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라이딩 시 꼭 필요한 동작임을 이해해야 한다.
라이더들을 피팅하면서 0°~90°의 각도에서 페달을 밟을 때 발가락, 클릿장착지점, 발 중간, 뒤꿈치 중 어디에 더 많은 힘을 주면서
페달링을 하는지 물으면 대부분 클릿장착지점 또는 그 앞쪽이라고 답한다. 이것이 맞다, 틀리다를 따지기 전에 발가락 또는 클릿장착지점을 향해
페달을 누른다면 그림 1, 2와 같은 발의 각도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까? 쉽지 않다. 라이더 중에는 무의식적으로 위 그림과 같이 페달링하는
경우가 간간히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자전거를 접한 지 오래되었든 짧든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 동일한 페달링이 관찰된다.
클릿장착이 가능한 자전거슈즈를 보면 바닥 재질로 카본이나 강화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이는 최대한 휨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과 위와 같은
페달링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라이더들도 이 특성을 최대한 살려 페달링해야 한다.
발바닥 전체에 하중을 주어서 페달을 누르라고 하지만, 표현이 쉽지 실행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손경환의 자전거 피팅 교실 (5) "중족골" 얼마나 중요한가!
참조). 그래서 FITVELO Bike Fit Studio를 찾는 라이더들에게는 뒤꿈치에 하중을 실어보게 한다.
이렇게 하면 위 그림 1, 2에서 보이는 발 각도를 어느 정도 만들 수 있고, 5회 기고에서 언급했던 대퇴이두근의 활용이 가능해진다. 다만
주의할 것은 너무 깊은 뒤꿈치 다운 현상은 좋지 않다.
보통 자전거 동호인은 어느 정도 속도를 내면서 오랜 시간 근육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라이딩을 원한다. 즉 속근보다는 지근이 라이딩의
주동근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손경환의 자전거 피팅 교실 (8) KOPS, 참치회와 광어회, 지근과 속근 참조).
다시 말해 엉덩이근, 대퇴이두근, 비복근, 측광근을 주동근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이유는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수한 프로 라이더들의
Electromyogram(EMG,근전도)을 활용한 페달링 시 근육 사용 결과를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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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
페달링 시 페달 각도에 따른 EMG결과
※ Gluteus maximus=대둔근, Bicephalus femoris=대퇴이두근
Femoris=대퇴직근, Vastus lateralis=측광근, Gastrocnemius=비복근, Tibialis
anterior=전경골근
그림 4에 제시된 그래프가 어려워 보이지만 이 그래프를 토대로 만든 그림이 그림 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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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
페달링 각도에 따라 주로 사용되는 근육의 위치(출처 : http://www.telegraph.co.uk/)
다시 말해 0°~90°까지의 주동근은 분명 하체 뒤쪽 근육(지근)들이다. 이렇게 발 각도와 활용되는 근육이 정확해질 때 그림 6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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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6.
FITVELO에서 사용하는 Computrainer를 활용한 스핀스캔 결과(시계방향회전)
그림 6에 원안에 보이는 8자 모양은 힘의 크기이며 붉은 선은 토크 각도값의 평균이다. 그림 3과 그림 6의 토크 각도 평균값은 거의
동일하다(설명생략).
스핀스캔 결괏값을 이해하기 위해 그림 7을 살펴보면 일반인과 프로라이더의 힘의 크기가 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근육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에 대한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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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7.
일반동호인 수준의 스핀스캔(좌), 프로라이더의 스핀스캔(우); 시계 반대 방향 회전
그림 6에서 보이는 ATA(Average Torque Angle)이 110°~120°가 되어야 하는데 이 각도와 지근을 주동근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전거 피팅 기법은 KOPS와 관련이 있다.
KOPS가 지나치게 (+)값이거나 페달링 기술이 정확하지 않으면 그림 8과 같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KOPS가 약간
(-)값이거나 일치시키는 이유가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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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8.
페달링 기술이 부족하고 주동근 활용이 잘 되지 않을 때
페달링에 관심 있는 라이더들은 페달링 시 각도값에만 관심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각도 외에 그림 2에서 보이는 힘의 방향, KOPS의
점검을 통해 주동근의 작용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좀 더 개선된 페달링을 구현할 수 있다.
페달링은 각도만이 아니라는 것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이번 기고는 어렵고 긴 글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라이딩 지식을
풍부하게 만들고 스스로 자가코칭을 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기고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