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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백자잔인데 왜 차맛이 다른지?
모든 종류의 차를 우릴때 차종에 따라 어울릴 것 같은 자사호를 애용하고 있습니다만 찻잔으로 자사잔은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자사잔은 열전도율이 좋아 금방 뜨거워지므로 일단 사용이 불편하고요, 잔 자체의 색깔이 짙어서 찻물의 색상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로 백자잔을 사용하는데...
최근 문양이 아름다운 옥춘당 국판청화 찻잔을 구했습니다. 꽃그림이 청아한 화향의 대만 청차와잘 어울릴 것 같아서죠.
실 용량 30cc 정도의 작은 잔입니다. 실물을 받아보니 백색도가 생각만큼 높진 않고 두께 탓인지 의외로 무게가 좀 나가는 군요.
잔 바깥에 돌아가며 그려진 꽃이 하나 하나 모두 달라 정성이 들어간 좋은 작품이라는 느낌입니다. 바닥에도 국화 무늬가 그려져 있습니다.
대만청차, 리산차를 우려 맛보다가 흥미가 동해서 비슷한 용량의 왕일고 작 분채 찻잔으로 찻물을 나누어 마셔봅니다.
문양이 도드라지게 들어간 분채기법으로 만들어진 가볍고 백색도가 높은 찻잔입니다.
그런데...
두 잔의 차맛이 다르게 느껴지는군요. 왕일고 찻잔은 좀더 맛이 강렬하다고 할까요, 약간 들뜬 듯한 느낌이고 옥춘당 찻잔은 시각적 효과를 포함해서 조금 차분하면서 순화된 맛으로 느껴집니다.
잔의 두께 차이에 따른 찻물의 온도차이만으로 이해하기에는 뭔가 조금 미진합니다. 잔에 따른 온도차의 영향이라 하더라도. 어쨋든 총체적인 잔의 개성이겠지요.
옥춘당 국판청화찻잔이 난향에 어울리는 꽃문양과 더불어 차분하고 부드럽게 맛을 순화시켜주는 것 같아 문산포종 처럼 발효도가 낮은 청향(그 중 난향) 계열의 대만차와 잘 어올린다는 느낌입니다.
왕일고의 잔은 화사한 꽃문양에 어울리게 향이 화려한 홍차나 봉황단총이 제짝인 듯.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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