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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산행 코스
원효사 주차장-늦재 삼거리-용추삼거리-장불재-입석대-서석대-원점 회귀 (총 14.6Km)
하얀 눈에 대한 환상은 어제 화순에 들어서면서 접었고,
광주의 상징 무등산 등반으로 만족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침 일찍 서두릅니다.
스무 명이 함께 움직이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싸모님들의 헌신으로 척척 잘도 해 냅니다.
아침 일찍,
산에서 먹을 김밥 말 준비를 합니다.
한 방 가득 펼치고
말고 싸고 자르고 담고,
여럿이 손을 모아 뚝딱 해 치우고 서둘러 아침 밥을 먹고 단단히 준비를 하여 나섭니다.
10시 40분 무등산관리사무소에 도착하여 신발끈을 매고 배낭을 챙기고
아이젠은 아예 차에 놔두고 산행 준비를 합니다.
오늘 산행 코스는 원효사에서 출발 늦재삼거리를 지나 장불재까지로 잡고
입석대 서석대는 상황을 봐 가며 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잘 닦여진 군사도로를 따라 오릅니다. 아니 오른다기 보다는 산책이라는 말이 어울릴 그런 밋밋한 오름길입니다.
* 원효사 주차장에서 산행 준비를 하는 중
* 11시 15분 늦재 삼거리에 도착, 일차 목적지 장불재까지 4.9킬로미터
어제 내린 따뜻한 비로 눈은 다 녹아버렸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쉬엄 쉬엄 30분 정도 걸어 늦재 삼거리에 도착,
그런데 숨도 가쁘지 않고 땀도 나지 않습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길을 잡아 장불재로 향합니다. 거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장불재까지 4.9Km, 서석대까지는 5.8Km,,, 바라보는 눈길들에 약간의 걱정이 묻어납니다.
장불재까지 어른 걸음으로 부지런히 걸어도 한 시간은 훨씬 더 걸립니다.
아이들이 걱정인데 다행히 널찍한 길바닥에 엇그제 내린 눈이 쌓여 그나마 위안으로 삼습니다.
* 비료 푸대 썰매
* 광주광역시
기대했던 하얀 눈은 없지만 대신 날씨가 말 그대로 죽여줍니다.
봄날처럼 포근하고 바람도 없으며 하늘은 또 어찌 그리 새파란지...
군사도로는 따뜻한 날씨에 눈 녹은 물이 시내를 이루었고 양지쪽에는 아주 녹아 질퍽거립니다.
광주 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한구비 돌아 눈앞에 다가서는 무등산 상봉 천왕봉(1,187m)을 바라보며 완만한 도로를 따라 오릅니다.
* 밋밋한 군사도로 오름길
*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는 나름 좋았습니다.
* 무슨 심각한 이야기???
* 마냥 즐거운 세정이
* 무등산의 정상 천왕봉(1,187m)이 눈앞에 다가섭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담소를 나누며 오르는데 정오를 넘긴 시간이라 아이들이 배가 고픈 모양입니다.
열 다섯 명이 둘러 앉을 따뜻한 곳을 찾아 자리를 펴고 컵라면과 김밥 잔치를 벌입니다. 뭐라 표현해야할지...
'꿀맛',,, 아닙니다.
여하튼 깜빡 죽여줍니다.
아이들은 각자 컵라면 한 그릇 씩, 어른들은 남은 두 개를 나누어 먹는데 모성애, 부성애도 무등컵라면 앞에서는 무색해집니다.
* 오후 1시, 장불재 능선에서 컵라면과 김밥으로 점심을 먹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점심도 먹지 못하고 산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을 몇 분을 생각하니 쬐끔 미안한 마음입니다.
* 저멀리 서석대가 보입니다.
* 방송국 송신탑
* 용추삼거리
* 멋진 배경으로 기념 촬영 중인 동인이 가족
* 세 명의 머스마들
그렇게 맛난 점심을 후딱 해치우고 용추 삼거리에 도착,
입석대, 서석대를 갈까 말까 망설이다 남자 한 분(그 분 이름은 미공개^^*)이 딸래미들을 데리고 하산하고 나머지는 계속 오르기로 합니다.
점심 먹은 곳이 장불재인 줄 알았는데 10여분을 더 걸으니 장불재가 나타납니다.
군사 시설이 들어서서 별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만 어찌하겠습니다. 분단 조국의 현실인것을...
* 장불재, 군사 시설이 들어서 있습니다.
* 장불재
* 저 멀리 입석대가 보입니다.
입석대와 서석대를 보지 않고서는 무등을 봤다고 하지 말라고들 합니다.
장불재에서 입석대 귀퉁이가 살짝 보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걸음을 재촉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바위를 자르고 대패질을 하여 무더기로 세워 놓은 듯한 입석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입석대와 서석대는 지난해 12월 20일 시설을 정비하여 일반인에게 공개한 천연기념물 465호 주상절리대입니다.
그 동안 통제되었던 곳이었는데 그러고 보면 우리는 때를 잘 맞춘 셈입니다.
주상절리란 화산활동으로 마그마가 용암분출 할 때 냉각되면서 굳는 과정에서 부피가 수축하여 생기는 삼각형이나 육각형 기둥 모양의 금을 말하는데 마치 목수가 깎아서 차곡 차곡 세워 놓은 듯한 모습에서 자연의 오묘함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입석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내친김에 500미터 정도 남았다는 서석대를 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머스마들도 이젠 투정을 부리지 않습니다.
* 입석대
30분 정도 올라 서석대에 도착합니다.
무등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는 천왕봉(1,187m)이지만 군사 시설이 자리잡고 있어 오를 수 없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가족 단체 촬영을 하고 가까운 하산길이 있지만 미끄러워 아이젠 없이 내려 갈 수가 없어 올랐던 길을 되짚어 내려갑니다.
* 서석대가 눈 앞에 드러납니다.
* 서석대에 올라서 바라본 무등산 정상 천왕봉, 군사 시설이 들어서 있어 오를 수가 없습니다.
* 서석대에서 내려다 본 광주 시내
* 오후 2시 30분, 서석대에서 가족 기념 촬영
* 서석대에서 탄력붙여 제일 먼저 내려온 재민이
내려 오는 길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늘 산행 거리는 총 14.6킬로미터.
머스마 세 명이 잘 닦여진 군사도로가 지겹게 느껴지나 봅니다.
자주 멈추어 서고 다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사탕으로 달래고 꼬시며 보이지 않는 가족들을 따라 잡기 위해 걸음을 재촉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다섯 시 쯤에 주차장에 도착하여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 내려오는 길
* 지루하다며 맨 뒤에 쳐진 세 친구
* 오후 4:30분에 산을 다 내려왔습니다.
들머리에 가사문학관과 누각 정자가 즐비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부족하여 아쉽지만 소쇄원만 견학하기로 합니다.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 소쇄옹 양산보가 건립하여 은신하였던 곳으로
전체 면적은 1400여평의 공간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 조성된 건축물, 조경물은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그래서, 조선시대 선비들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원림으로 꼽고 있습니다.
* 대봉대_소쇄원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정자로 시원한 벽오동나무의 그늘에 앉아 봉황새(귀한 손님)를 기다린다는 뜻의소정입니다. 귀한 손님을 맞기 위해 대를 쌓고 정자(소정)를 지었고, 그 곁에는 봉황새가 둥지를 틀고 산다는 벽오동나무와 봉황새가 그 열매를 먹는다는 대나무를 심었습니다. 옛 선비들은 작은 정자 하나를 짓는 데도 이런 심오한 철학을 담았습니다.
* 제월당
제월당은 주인이 거처하며 조용히 독서하는 곳으로 당호인 제월(霽月)은 ‘비 갠 뒤하늘의 상쾌한 달’을 뜻합니다. 주인이 추구하는 이상을 담았겠지요.
* 광풍각(光風閣)
'청량한 바람과 비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빛'을 뜻한다고 합니다. 처사 양산보의 마음이 맑고 깨끗함을 담은 당호입니다.
* 담장이, 흐르는 계곡물을 거스르지 않습니다.
* 제월당에서 내려다본 광풍각
* 소쇄원의 또다른 볼거리 대나무숲
저녁 때가 되었습니다. 어딜 가나 먹는 게 중요하고 큰 일입니다. 멀리까지 왔으니 특산물을 맛보자는 의견과 간단히 장을 봐서 숙소에서 먹자는 의견 대립이 있었으나 간부(?) 회의에서 직접 해 먹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런데 간부라면 어느 선까지인지 참 애매합니다.^^*
여섯 가족인데 회장1, 총무1, 감사1, 산행대장1, 전임총무1, 자문위원1명이니......
10여분 되돌아 나가 고서면에서 먹거리를 구입하여 부리나케 돌아오니 아이들은 떡볶이 잔치를 마쳤고 어른들은 삼겹살 구울 준비를 합니다.
구수한 삼겹살을 안주하여 오늘의 산행담을 나누려는데,
떡볶이로 배를 불린 아이들이 어제처럼 어른들의 잔치에 먼저 뛰어듭니다.
삼겹살과 흰쌀밥으로 아이들의 배를 불려 옆방으로 보내 놓고서야 어른들의 잔치로 축배를 듭니다.
삼겹살 안주보다 훨 맛있는 감사님 부부의 사연,,, 배꼽을 잡으며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여럿이 마음을 합치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유능하신 회장님의 인품,
바지런하신 여섯 싸모님의 배려와 헌신,
우리의 행복은 쭈~~~~~~~~~~욱 영원할 것이라 믿씁니다.
오늘 저녁도 라면 간식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먼저 아이들.
물어 볼 필요도 없었겠지만 한 명도 빠짐없이 저요!! 저요!!!~~~
콩나물 넣어 구수한 국물이 맛난 라면의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회장님만 옆 방으로 피신하시고,
아이 어른 없이 라면 파티를 벌입니다.
오늘 산행담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어제보다 한결 여유가 있습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여 꿈나라로 갑니다.
무등을 보며
서 정 주
가난이야 한낱 남루(襤褸)에 지나지 않는다.
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여름 산(山) 같은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
청산(靑山)이 그 무릎 아래 지란(芝蘭)을 기르듯
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밖에 없다
목숨이 가다 가다 농울쳐 휘어드는
오후(午後)의 때가 오거든,
내외(內外)들이여, 그대들도
더러는 앉고
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
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
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
어느 가시덤불 쑥구렁에 놓일지라도
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청태(靑苔)라도 자욱이 끼일 일인 것이다.
첫댓글 항상 느끼지만 우리들의 멋진 추억을 이렇듯 잘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도 인물도 좋아요,,, 짱짱!!!! 산에 오르지 못했지만 같이 있은듯 즐겁습니다.....
무등산의 정기를 한껏 받아 올 한해도 우리여섯가족 모두 평안과 건강이 충만하길 바랍니다. 그리고,다음부터는 고급스럽고 세련된말투(?)로 의사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알아 듣기 쉬운 토속적인 말투가 좋은데요^_^
매력인디....
여섯 가족인데 회장1, 총무1, 감사1, 산행대장1, 전임총무1, 자문위원1명이니...... 전임총무 까지 이해가는데? 자문위원은 뭐하는 사람이예요?? ^ㅡㅡ^
하산길 내 고생을 캄에라로 담아놔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뭐 자문위원이야 회원들 술 취할까봐 나눠 마셔주는 사람 아닐까요?
흔히 말하는 "술상무" ~~ 으와 좋타~~~ 자문위원 = 축복받은 사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