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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크럼(George Crumb)이 우주의 느낌을 내고자 나선은하의 모양으로 만든 악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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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다들 좋아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현대음악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 한다. 무척 어렵고 이해하기에 힘이 든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어느 시대에나 현대음악이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베토벤의 제9번 교향곡에 합창이 나오는데 교향곡에 인성을 사용한 것은 그 당시로는 혁신적인 현대음악이었다. 현재에서 보면 바그너의 음악도 모두 옛 음악이 되어 버렸지만, 그것이 현대음악에 속해있던 그 당시의 사회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매도되었던 것 또한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오늘날의 현대음악이 지금의 현대인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음악이 이 시대에 만들어지게 되었고 또 시대를 대표하게 되었을까? 현대음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다.
현대음악이란 넓은 의미에서 재즈나 대중음악 등 현재에 사용되어지는 모든 음악을 포함하지만, 현대의 예술음악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어 지며, 근대음악, 전위음악, 신음악, 20세기 음악 등의 호칭으로 사용되어 진다. 시기로 나누자면 근대음악은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친 음악, 신음악은 제1차 세계대전 후의 음악, 전위음악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음악이란 뜻으로 한정시켜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현대음악은 20세기 음악이라고 통칭할 수 있으며, 인상파음악, 원시주의음악, 표현파음악, 신고전주의음악, 극단주의음악, 미분음음악, 12음음악, 점묘주의음악, 구체음악, 전자음악, 우연성음악, 행위예술음악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러한 현대음악을 이해하기 위해 음악의 요소를 중심으로 한 특징을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과거에는 음악의 3요소인 리듬, 가락, 화음을 중요시 하였으나, 요즈음에는 음색과 형식(Form)을 더하여 음악의 5요소로 구분하며, 현대음악에 있어서는 음색(Tone color)이 가장 중요시 되고 있다.
먼저, 현대음악의 특징으로 조성의 파괴이다. 즉 장조가 아니면 단조로서 오직 전조를 통해서 변화를 가져오던 조성음악이 바그너에 이르러 점차 조성에서 이탈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1924년 쇤베르크가 12음 기법을 창안하면서 조성이 완전히 파괴되어 무조음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다음은 리듬의 혁명이다. 스트라빈스키는 리듬을 파괴한 대표적 작곡가이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상적인 리듬을 자주 바꾸거나 서로 다른 리듬을 동시에 결합시킨 결과에 불과했다. 그런데 메시앙은 인도의 리듬, 그리스의 리듬, 새소리의 리듬을 연구하여 비정상적인 리듬을 구사함으로써 리듬의 혁명을 가져왔다.
또 다른 특징은 화성의 파괴와 음색의 혁명이다. 고전음악이나 12음 음악은 모두 화성이 존재하지만, 코웰이 밀집음군(Tone Cluster)을 사용하면서 화성의 파괴를 가져왔다. 그리고 1938년 존 케이지가 피아노 줄 사이에 나무, 유리, 양철, 고무 등 물체를 끼워서 연주하도록 하거나, 악기를 전혀 쓰지 않고 자연음만을 테이프에 녹음해서 연주하는 등 음색의 혁명을 가져왔다.
마지막 특징으로는 우연성음악이다. 특히 존 케이지는 ‘4분 33초’라는 작품에서 피아니스트가 피아노앞에 앉아 연주 자세만 취하고 4분 33초 동안 있다가 그냥 내려온다. 청중들에게 궁금증과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들고 청중들로 하여금 다양한 소리를 이끌어 내게 하는 음악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현대음악은 리듬, 멜로디, 화음, 음색 등을 극도로 발전시켜 사용하고 있다.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급격하게 변해 왔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음악 분야에서 그 이전의 것들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작품과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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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호 울산예술고 교감 울산작곡가협회 회장 |
조성음악이나 현대음악은 다 똑같은 음악인데 왜 선호도가 다를까? 어쩌면 익숙함의 차이에서 비롯된 현상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차르트나 베토벤 등 고전음악이라 일컬어지는 조성음악은 어머니의 배속에서부터 듣고 태어났으며, 어릴 때부터 피아노학원을 다니며 익힌 익숙한 음악이 되었다. 이것처럼 현대음악을 좋아하려면 현대음악에 익숙해지는 것이 제일 좋다. 즉 음악의 가락, 화음, 리듬에만 집중하지 말고 음색과 형식에까지 생각을 넓혀 감상하면 더 이해가 빠르고 좋아하게 될 것이다. 사고의 틀이 확장되면 좋아하는 음악의 폭도 그만큼 확장되어진다.
울산작곡가협회가 일반인들에게 난해해 보이기만 하는 현대음악을 어떻게 이해 혹은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줄까 고민하며 매년 현대음악 발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일단 듣고 접촉하고 경험을 해야 현대음악을 들을 수 있는 감수성도 발달해 간다.
김정호 울산예술고 교감 울산작곡가협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