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18~19
올해 계획 중 하나가 지리산 종주다.
아직 한번도 안 가봤다.
적당한 날짜를 고르는 것도 쉽지 않았고,
대피소 예약은 더 어려웠다.
벽소령이나 세석대피소는 주말엔 5초만에 예약완료라는 놀라운 기록을 갖고 있다.
역시, 대피소 예약은 실패했다.
그래서 벽소령과 세석 중간에 있는 선비샘 근처에서 간도 크게 비박을 한다.
첫 종주에 비박이라니.. 것도 올해부터는 국립공원 내에선 비박이 불법이란다.
석가탄신일이 낀 금,토,일 연휴라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도 비박을 집중단속한다고 벼르고 있단 소식도 있다.
토요일 밤엔 비예보도 있고,
비오는 밤에 비박이라 ~...
목요일 저녁에 종주팀이 모여서 머리를 쥐짜 보지만,
쓸데없이 비박지에 나타난다는 귀신이야기나 곰 이야기만 하다가 왔다.
그리고 출발 하루전인 금요일 아침,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대박 !!!
연하천대피소에 2자리가 예약취소되어 있다.
신속하게 예약하고 결제하고 전화하고 스케줄 조정하고,
대피소를 예약하다니 이벤트에 당첨된 기분이다.
최종출발 인원이 3명인데 2자리 예약하고, 1명은 현장에서 어떻게 될꺼라는 어떤 자신감 마져 생긴다.
산행계획
1. 산행코스
첫째날(18일) : 정령치 (출발) > 만복대 > 고리봉 > 성삼재 > 노고단(점심) > 임걸령 > 토끼봉 > 명선봉 > 연하천(1박)
둘째날(19일) : 연하천 > 벽소령 > 세석(점심) > 거림 (하산)
2. 산행인원
요구르트김, 곰팅이, 완소
3. 차량써포터
써포터 1 : 18일 (순천 > 정령치) - 양순화
써포터 2 : 19일 (거림 > 순천) - 프랑켄
연하천대피소를 예약하고 19일엔 비예보(60m)가 있었기 때문에 산행은 종주가 아니라 서북능을 절반 타고 주능을 절반씩 잘라 타는 계획으로 대폭 수정됐다.
일정은 첫째날에만 거의 20km가 넘는 구간으로 집중 돼 있고,
둘째날은 비오는 거 봐서 하산 루트를 찾아 하산하자는 계획이다.
이 모든 계획은 요굴트선배가 짠 것임.
정령치에서 본 천왕봉~반야봉 06:47
새벽 순화의 차량지원으로 5시에 순천 출발해서 정령치에 도착했다.
밤부터 비예보가 있지만, 날씨가 아주 좋다.
땀 좀 빼겠다.
왼쪽 천왕봉부터 오른쪽 반야봉까지 깨끗한 하늘을 보여준다.
정령치에서 산행준비
오른쪽에 차량지원을 해준 순화가 서 있다.
이렇게 이쁜 친구가 또 있을래나.
가운데 보이는 나무계단이 만복대로 가는 초입이다.
정령치에서 만복대까지는 2km.
정령치에서 07:00
요굴트선배 & 곰팅이
산행시작전에 몸풀기를 담배로 하고 있다.
운봉읍과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고리봉 능선
이번주가 아마도 바래봉에 철쭉이 만개하는 시즌인 듯 싶다.
이른 시간인데도 만복대에서 바래봉으로 가는 등산객들을 수월찮케 만났다.
바래봉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만복대쪽 철쭉은 아직 이르다.
앞에서 세번째 능선이 견두산
다음달 정기산행지인 견두산 능선.
견두산에 가면 만복대가 있는 이쪽 서북능선이 짠하고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정령치에서 1km 지점에서 본 만복대
시야가 너무 잘 확보 되어서 만복대에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까지 보인다.
만복대 오르다 본 천왕봉~반야봉
만복대가 있는 서북능을 한번 타보고 싶었는데,
종주계획을 살짝 흔들고 느닷없이 오게 된것도 그렇고,
날씨가 너무 좋아서 주능을 맑게 볼 수 있는 것도 그렇고,
그렇다.
뒤돌아본 서북능
고리봉에서 바래봉까지 이어지고 있다.
산동마을과 구례쪽 운무
순천서 괴목으로 넘어 오는 송치재터널을 경계로 순천은 안개하나 없는 맑은 새벽이었고, 구례는 새벽운무에 쌓여 있었는데,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만복대 밑에서
아침해를 받고 있는 철쭉을 찍고 있다.
저 경이롭게 큰 베낭을 메고 종일 앞장서서 걸었다. 아주 잘.
나 : 선배, 왜 이렇게 잘 가는거야? 순천 프로젝트할땐 이렇게 잘 걷는줄 몰랐네.
요굴트선배 : 동네 산 갈때는 노닥노닥 이빨을 풀었고, 지금을 다리를 푼거지.
만복대에서 본 비박지와 산동마을과 구례쪽 운무 07:51
요굴트선배 : 어! 비박팀이다. 서북능은 단속이 느슨했던 모양이네. 우리도 저렇게 할 수 있었는데..
나 : 서북능은 예전부터 비박 많이 하는 것 같았어요.
요굴트선배 : 서북능까지 단속할 인원이 부족한 거지. 주능도 복닦거릴텐데.
만복대에서 본 종석대 너머 구례운무
시암재에서 성삼재로 이어지는 도로는 보이는데, 성삼재는 고리봉에 가려서 보이진 않는다.
내려가야할 능선이 고리봉까지 이어지고 있다.
만복대에서 본 천왕봉~반야봉
반야봉이 코 앞인데, 오늘은 저 반야봉 너머 골짜기에 있는 연하천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겠다.
만복대서 본 노고단
가운데 능선이 가야할 고리봉 서북능선길.
만복대서 본 정령치 쪽 서북능선
정령치에서 만복대까지 1시간 걸었고, 가야할 성삼재까지는 2시간을 걸었다.
만복대 아래서 아침 08:04
깻잎말이 김밥.
고리봉 어깨 너머로 살짝 보이는 성삼재
서북능선의 매력에 푹 빠져서 걷고 있다.
뒤돌아 본 만복대
벌써 이만큼이나 멀어져 있다.
고리봉에서 본 종석대와 성삼재, 시암재 09:24
고리봉에서 본 노고단
고리봉에서 본 반야봉~노고단
고리봉에서 본 반야할매 치맛자락
노고단 대피소 11:00
요굴트선배 : 임걸령 가서 점심 먹어도 되긋다.
곰팅이 : 형님, 그런데서 불피우면 안됩니다.
요굴트선배 : 괜찮애~~, 아침도 먹고, 김밥도 먹고, 배도 안 고프다.
곰팅이 : 그래도 여기서 먹고 가야 합니다.
요굴트선배 : 오전에 세끼를 먹는다야. 집에서 밥먹고, 김밥먹고, 12시도 안되서 라면을 또 먹고.
나 : 2개만 끊이죠. 김밥도 남았고, 감자도 있으니까.
이른 점심을 먹고, 연하천까지 사부작사부작 가기로 한다.
노고단고개 12:01
천왕봉 쪽부터 구름이 내려 앉기 시작했나보다.
아침보다 맑지 않은 날씨지만, 산행하기엔 바람도 기온도 구름도 적당하다.
노고단 철쭉
피고 있다.
임걸령 12:56
임걸령 샘터 아래 예전에도 본 그 노란꽃
임걸령의 그 소나무
아픈 모양이다. 잎싹이 타고 있다.
20120520
작년엔 이랫는데..
노루목 13:36
주능선은 노루목까지만 와 봤다.
반야봉까지가 하루코스니까 항상 여기서 돌아가야 했는데,
이젠 더 가도 된다는 생각에 걸어온 길이 아쉽지가 않다.
노루목에서 본 노고단
삼도봉에서 본 노고단 14:00
종일 요굴트선배 뒷통수만 찍고 따라왔는데, 삼도봉에서 도촬 한번 했다.
화개재 14:28
길고 긴 나무계단을 내려가면 넓은 평수를 자랑하는 화개재가 나타난다.
옛날 이야기 책에 피아골 사는 사람이 피아골로 올라와 화개재를 지나 반선으로 내려가 달궁서 열리는 씨름대회에 참가했다는 대목이 있는 데 그 길이다.
토끼봉15:12
연하천 16:40
형제바위 10:00
벽소령 10:49
삼정마을 뒤 12:31
첫댓글 허리아픈데..
염장을지대로
같이 가게 공지나 함 올리시지 ㅎㅎ
도인이 한분 보이네요. ;;
부럽네요. ㅠㅠ 산에 완전 푹 담갔다 오시고
저도 조만간 산속에서 속세의 때를 제대로 뿔려 봐야 겠습니다 ㅋㅋ
지리산을 잘아시는분이시네요~^^
종주는 딱한번 했었는데..새롭고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