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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클래식(goclassic)에서 퍼온 글입니다. 본문 작성자나 댓글작성자는 비공개 처리합니다...내용만 파악하면 될 듯합니다...
한국에 오늘 딜레이 상영될 정명훈 지휘의 빈 국립 오페라 리골레토 공연 중간에 타이틀 롤이 교체됩니다. 혹시 보러 가실 분 계실까봐 미리
스포일러(...) 해드립니다.
이번 공연은 빈 국립 오페라에서 31 년만에 제작하는 새 리골레토 프로덕션이라 오스트리아 라디오와
텔레비전 중계도 하고 세계 곳곳에 영화관 상영까지 때리며 열심히 홍보를 했습니다만 타이틀 롤인 사이먼 킨리사이드의 목상태가 나빠져서 공연 이틀
전의 총리허설에도 못 나올 정도였다고 해요. 원래대로라면 교체가 되어야겠지만 31 년만의 새 프로덕션이라고 워낙 벌려놓은 게 많은지라 어른의
사정이 얽힌 것인지 킨리사이드는 무대에 올라왔고 2 막 중간까지는 어찌어찌 버텼습니다만 그 후 수건을 던집니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킨리사이드가 내 딸 찾아줍쇼하는 cortigiani 를 부른 후 뒤를 더 잇지 않고 무대 뒤로 들어가버렸대요. 오케스트라 단원 몇이
지휘자에게 멈춰야한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정명훈은 계속 지휘를 했다고 합니다. 질다가 리골레토 없이 혼자 노래를 하다가 si vendetta 에서
다시 킨리사이드가 나오는데 제대로 노래를 하지는 못하고 음역을 한참 낮추고 작은 목소리로 띄엄띄엄 불러요. 그리고 야유가 왕창 쏟아집니다.
-_-;;; 전 직접 가서 보진 못하고 라디오 생중계로 들었네요.
공연은 몇십 분 중단됐고 그 사이 부랴부랴 원래 빈 국립 오페라
단원인 대타 바리톤을 불러와 3 막부터 새로 진행이 됐습니다. 텔레비전 중계 쪽은 실제 공연보다 몇 시간 후의 딜레이 중계였던지라 킨리사이드가
수건 던진 2 막은 잘라내고 미리 녹화 떠둔 총리허설을 갖다붙여놨습니다. 총리허설에서도 이미 대타가 부르고 있으니까 영상에서는 킨리사이드가 1
막만 부르고 2, 3 막은 대타가 부르는 셈이지요.
새연출 프로덕션은 야유를 받았는데 이건 빈 국립 오페라에 새 리골레토
프로덕션이 올라올 때마다 전통이랍니다. 31 년을 버텼던 지난 프로덕션도 초연 때는 야유범벅에 언론에서도 폭탄 맞았다더군요. 현재 기사 검색
중인데 정명훈의 지휘에 대해서는 좋은 평 나쁜 평이 섞여있습니다.
킨리사이드 팬으로서는 '아, 이 오빠가 평소에도 그리
골골대더니 결국은...-_-;;;;;;;' 싶습니다. 원래 기관지가 약해서 캔슬이 잦은 가수거든요. 그래서 아픈 것 자체는 놀랍지가 않은데
억지로 무대 올라왔다가 중간에 공연 말아드신 건 매우 놀랍습니다. -_-;;;;;;; 보통은 아예 노래를 못할 것 같으면 걍 캔슬을 해버리시던
분이신지라. 정 마에가 올 12 월은 재수가 옴붙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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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정명훈 비판)
오스트리아 쿠리어지에서 공연에 대하여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킨리사이드가 2 막에서 더 이상 노래를 못부른다고 중단하였는데 정명훈 지휘자가 말을 못 알아들었는지 상황 파악을 못하였는지 멈추지 않고 계속 지휘하여 질다역의 에린 몰레이가 엉망 진창이 된 공연을 10여 분 동안 구해 보려다 2막 끝까지 연주가 되지 않고 중간에 막이 내렸습니다. 청중들이 갑작스러운 소동에 어수선한 가운데 비엔나 국립 오페라단 단장인 프랑스인 도미니크 마이어씨가 나와서 3막 부터는 파올로 루메즈가 부른다고 설명을 하고 공연이 가까스로 소동속에 끝났습니다. 공연 평을 쓴 게르트 코렌수닠씨에 의하면 이미 리허설 때 킨리사이드가 불길한 조짐을 보였고 1막이 끝나고 킨리사이드를 퇴장시키고 다른 가수를 대신 올리거나 했어야 하는데 2막에서 "cortigiani" 아리아에서 지휘자의 요구에 따라 너무 크게 부른 후 그 다음부터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참사가 발생했다고 간접적으로 정명훈 지휘자에게 공연 실패의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정명훈 지휘자에 대한 비판 좋은 평은 이 평론에서는 찾기 어렵고 문맥을 보면 킨리사이드보다 정명훈씨에게 공연 참사에 대한 더 큰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비엔나에서 킨리사이드는 이번에 공연 참사를 겪기는 했지만, 이미 탄탄한 실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아마도 에피소드 정도로 남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리허설때 이미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빠졌고, 누구든지 킨리사이드가 제 컨디션이 아니였음을 알 수 있었는데 정명훈씨의 강요에 의해 무대에 오른 결과 이런 대참사로 이어졌다고 정명훈씨에게 가장 큰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지휘자에게 가장 치욕스러운 평가 중에 하나인 "비음악적 unmusikalisch" 낙인을 정명훈씨가 이번 사고로 받고 말았습니다. 이는 나쁜 비평보다도 더 나쁜 최악의 평가입니다. 특히 킨리사이드가 더 이상 노래를 못하겠다고 수건을 던지고 퇴장하였는데 계속 지휘를 하여 오케스트라 음악이 나옴으로서 킨리사이드를 다시 무대로 불러내는 지휘자의 강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정명훈씨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정명훈씨의 비엔나 무대 진입에 커다란 장애가 될 것 입니다. 현지 비평가들이나 청중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고, 다시 만회를 하려면 적어도 3-4 년 정도는 지나야 합니다. 킨리사이드의 "예술가로서의 인권"이 지휘자의 "예술적 과욕"에 잠시 유린된 순간이었습니다.
댓글 2(정명훈 옹호)
킨리사이드 팬이라서 저도 이 사건과 관련된 현지 모든 기사를 검색 체크했습니다만(링크해주신 기사들도 봤습니다)
정명훈에 대한 A님의 반응 요약에는 동의할 수 없네요. 대체 킨리사이드가 정명훈의 강요로 무대에 올랐다는 기사가 어디 나와있습니까?
정명훈이 애초에 빈 국립 오페라에서 그리 권한 큰 인물이었던가요?
정명훈이 현지 평론가들과 오페라팬들에게 비판받고 있는 건 저도
압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죠. 우선은 킨리사이드와는 별개로 정명훈의 지휘 자체에 만족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명훈이 이 공연으로 빈의
관객들에게 특별히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데는 저도 동의하고 제가 보기에 정명훈에 대한 평은 호오가 섞여 그저 그런 정도입니다만 그렇다고
바닥을 기는 평을 받은 것도 아니죠. 정명훈보다 더 저명한 지휘자들도 빈 국립 오페라 지휘하고 칭찬만 받지는 않는다는 것도 A님이
더 잘 아실테고요.
킨리사이드와 관련되어 정명훈이 비판받는 건 가수가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바로 공연을
중단시키지 않고 억지로 이어나가서 민망한 꼴을 만들었다는 건데 저도 정명훈이 순발력 있게 반응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 그렇지만
당시 2막이 이미 끝나가던 시점이었음을 고려하면 정명훈이 연주를 강행했던 것도 변명의 여지는 있습니다.
카라얀 시절이었던가…역시 빈 국립 오페라에서 카푸칠리가 돈 카를로를 공연하다 로드리고의 죽음 장면에서 역시 소리가
안 나왔을 적에도 지휘자는 강행을 했고 카푸칠리는 연기만 하면서 죽음 장면을 마쳤다는군요. 현지 반응 중 딱 하나긴 했습니다만 동료 가수 혼자
남겨두고 퇴장해버린 킨리사이드가 프로페셔널하지 못했고 정명훈의 결정은 이해할만하다는 관점도 저는 봤습니다.
뭣보다 킨리사이드가
아팠던 것도, 그 목을 하고 무대 위에 올라섰던 것도 정명훈의 잘못이 아닙니다. 정명훈이 cortigiani 에서 오케스트라에 과도하게 힘을
줘서 킨리사이드의 목을 더 망쳐놨다는 현지 일부 평론가들은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겁니다. cortigiani같은 극적인 장면을 세게 연주 안 하면
어떻게 하라고.ㅋ 킨리사이드는 원래 기관지가 약해서 시도 때도 없이 아프던 가수고(작년 말에는 베를린에서 역시 베르디 타이틀 롤인 맥베스를
캔슬했고 올 봄에는 ROH 의 라 트라비아타를 캔슬했습니다) 성량도 작아서 베르디 바리톤의 전형에서 벗어납니다. 베르디에 도전할 때면 늘 청각적
부족함을 시각적 연기로 메우던 가수였죠.
전 이번 일은 가수 본인과 극장측의 과욕이 불러일으킨 참사라고 봅니다. 킨리사이드는 늘
정통 베르디 바리톤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비판에 반발하면서 남은 커리어를 베르디 레퍼토리에 집중하려 했어요.
보카네그라 역에도 욕심이 있고 아마 언젠가는 이아고 역에도 도전할 겁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꼭 맞춰서 제작될 새
프로덕션의 리골레토 역을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었을 거고 극장측은 극장측대로 영상물 제작이다 전세계 중계다 얽힌 게 많아서 킨리사이드를 그 목을
하고도 무대에 올라가게 만들었을 겁니다. 벨저 뫼스트 대타로 갑툭튀한 정명훈이 여기에 입김을 넣어봤자 얼마나 넣었겠어요? 전 오히려 현지
언론들이 정명훈 걸고 넘어지는 게 이 사고의 근본적 책임자들을 가리는 것 같아 짜증납니다. 정명훈은 그냥 순발력이 좀 모자랐던 겁니다. 차라리
정명훈의 오케스트라 지휘가 예술적 견지에서 불만족스러우면 그걸 까든가, 킨리사이드 관련해서 정명훈은 순발력 좀 모자랐다 빼고는 욕 먹을 이유는
없습니다. 애초에 사고는 킨리사이드가 쳤는걸요.
A님이 정명훈 별로 안 좋아하시는 건 알겠는데 정명훈 욕하자고 기사
내용 과장 왜곡하시면서 킨리사이드 쉴드쳐주시는 건 킨리사이드 팬으로서도 부담스럽습니다. 빈의 관객들이야 킨리사이드 오래 봐서 정들었으니까 한
번은 사고쳐도 봐주는 거고, 정명훈 고향인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리 오빠 까일 짓 한 거 맞으니까 까이든 말든 걍 냅두세요. 어차피 고클에는
까는 사람도 없구만. -.-
댓글3(중립)
당시 정황을 모르니 뭐라 의견을 개진할 입장은 못되지만 A님 의견 중에 "현지 비평가들이나 청중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고, 다시 만회를 하려면 적어도 3~4년 정도는 지나야 합니다"라는 내용이 있는데 어떤 근거에서 한 말인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이 사건의 책임소재를 따져보려면, (1) 정명훈 지휘자에게 출연가수 선정이나 교체 등에 있어서 얼만큼의 재량권이 주워졌는지 (2) 또 당시의 공연진행상황에 비추어볼때 어떤 선택이 최선이었는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휘자의 순발력 부재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는데, 이 점도 정명훈 지휘자의 입장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정말 뭘 모르고 그렇게 진행한 것인지, 다 알면서도 순간 최선이라고 판단해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하여간 정씨 남매가 12월 들어서 국제적으로 큰 논란거리를 제공한 셈이네요(정경화 선생의 기침 사건 등등). 그나저나 빈 국립오페라를 지휘하는 동양권 지휘자는 누가 있나요? 정명훈 오자와 외에 말이죠...
첫댓글 참고로 이 공연은 전세계 실황중계(영화관 포함)였다고 합니다...시차를 고려한 지연중계 지역에는 중계가 지연된 동안 리허설 장면을 대체 송출하였다고 하는군요...
댓글 1은 다소 문제가 있어보이네요.....그나저나 정명훈 마에스트로....작년에 일진이 사나운 것 같네요...
삼재였나 봅니다...날삼재면 몰라도...들삼재면...
실황을 보고 놀랐었죠... 킨리사이드 팬으로서 너무 속상했네요... 이런 내막이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