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이 안동`예천 신청사로 이사온지 한 달째를 맞은 가운데 도청 공무원들의 발길이 안동 쪽이 아닌 예천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 음식 가격, 서비스 등에서 예천권 식당`상가가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데다 예천군청의 전폭적 서비스 지원까지 있는 반면, 안동은 예천과 정반대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도청 공무원들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는 '먹거리'로 도청 신청사 구내식당 음식 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도청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예천권 상가의 경우, 예천 음식점 가이드북을 만들어 차량운행 가능 음식점과 모범음식점을 소개해 공무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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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부 음식점에는 도청 공무원들이 줄을 서는 등 불편이 잇따르자 예천군청 공무원들의 점심 시간을 30분 늦추는 '아이디어'까지 나왔다. 예천군은 점심 시간때 한꺼번에 손님이 몰리면서 도청 공무원들의 식사 불편이 예상되자 군청과 산하기관 직원들의 점심 시작시간을 낮 12시 30분으로 늦췄다. 도청과 유관기관 직원들이 여유롭게 예천군 내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예천 상당수 음식점들은 승합차와 대형 버스를 운영하며 도청 공무원들의 단체 회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대리운전비용 1만원을 지원해주는 식당도 있고, 식당들마다 붐비는 손님 때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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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도청과 불과 10분여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의 안동 풍산읍에는 공무원들의 얼굴을 잘 볼 수 없다. 일부 식당이 음식 가격을 올리는 등 지나치게 비싸게 받는다는 지적에다 주차 공간 부족 문제도 나오자 도청 공무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
도청 이전 특수를 가장 많이 누릴 것으로 예상됐던 안동 옥동 상가밀집지역에는 저녁 시간대 퇴근 차량으로 인해 도청에서 옥동까지 40여 분 넘게 걸리는데다가, 대리운전비용마저 3만5천~4만원에 이르러 도청 공무원들의 얼굴을 볼 수 없다.
안동 출신 도청 공무원 B씨는 "안동의 식당은 도청 특수를 가격 인상으로 직결시켜 안타깝다. 도청 공무원들 사이에 '안동 불매운동' 분위기마저 일고 있다"고 했다.
엄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