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양형진 교수>
성주괴공(成住壞空)의 '주(住 머무르는 기간)'의 단계에서도 무상인가?
지금 이 컴퓨터, 책상도 무상한가? 하나도 변하고 있는 것같지 않은데..
▒ 관계의 맥락에서
모든 존재는 그것과 나와의 관계에 의해서 일정한 효용성을 갖게 되고
그에 적절한 관념이 생겨나고, 그에 적합한 언어(이름)를 갖게 된다.
예)책상: 나무판자와 4개의 다리 - 뭔가 얹어 놓을 수 있는 효용성(기능) -> '책상'이라는 관념과 이름이 생김
그런데, 그러한 관계의 맥락은 언제나 변할 수 있다.
예)책이 없거나, 창고에서 다른 물건을 쌓아 놓는 받침대로 사용하면 -> '책상' 아님
따라서 '책상'의 모습을 띠고 있어도, '책상'이라는 고정불변의 자성(自性)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오직 '관계'에 의해서 '책상'이라는 관념과 이름이 생겨난 것인데, 그 '관계'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책상은 무아(無我)이며 무상(無常)이다.
▒ 대상 자체에서
(1)인도의 전통적인 불교논리 - '찰나멸론'
찰나에 멸한다 - 그 '멸(滅)'을 인(因)으로 삼아서 '생(生)'이 나타난다 - 찰나생찰나멸
이러한 생멸의 과정이 끊임없이 연속된다.
어떤 두 순간 a, b 를 생각할 때, a라는 순간에 가지고 있던 본성을 b라는 순간에도 계속 유지할 수 있나?
a에서 가지고 있던 본성을 b에서 가질 수 있으면, 그 다음 순간에도 가질 수있고, 계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임
고정불변의 자성(自性)을 지니는 영원한 존재자이거나 계속적으로 변해가는, 찰나생멸하는 순간적 존재자이거나,
둘중에 하나이며, 다른 존재방식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존재'라는 것은 그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친 것임. (다른 존재자에 대한 효과적 작용성)
어떤 방법으로도 감지되지 않는 게 있다면, 그건 존재하지 않는 것
그러한 효과적 작용이 일어나기 전과 일어난 후는 다를 것이다.
예)태양 빛난다=에너지 빠져나감=에너지 감소상태로 변함
강을 보기 전의 나와, 본 후의 나는 다르다. 강도 나에게 보여지기 전과 후는 다르다.
그런 작용을 하면서 동일한 본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용을 주는 것이든 받는 것이든, 그 효과가 나타나게 되면 달라짐 -> 동일한 본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
따라서 효과적 작용성을 가지고 있는 게 존재자라면, 불변의 본성을 지닌 영원한 존재란 있을 수 없고
모든 존재는 매순간 멸하고 생겨나는 찰나멸찰나생하는 존재자이다.
따라서 예외없이 무상이다. 제행무상..
(2)현대물리학의 설명
모든 존재는 분자로 되어있고, 분자는 원자로, 원자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들로 이루어져 있음
양성자 중성자 전자도 궁극적인 물질은 아니다 - 수많은 소립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 소립자중 어떤 건 아주 짧은 순간 동안만 존재하고 없어진다.
마치 죽 끓일 때 거품이 계속해서 생겨나다 없어졌다 하는 것처럼..
이 조그마한 원자 내부에서, 다시 그 양성자나 중성자 안에서 입자들이 생겨났다 없어졌다 하는 것이다.
그 시간이 '10의 (-)23승 초' 정도 된다고 함
10의 (-)23승 초:1초 = 1초:지구역사의 70만배
지금 이 책상도.. 우리에겐 감지되지 않지만 무언가가 들끓고 있는 중.
예)먼 데서 보는 강물 - 가만히 있는 거 같지만, 물이 계속적으로 격렬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태양 - 그 모습 그대로인듯 보이지만 - 안에서는 격렬한 핵융합반응이 진행중인 것처럼..
따라서 모든 것은 매순간 달라진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제행무상..
※ 하나의 소립자가 멸하고 그 다음 소립자가 생겨나는 게 인과관계로 엮여져 있다.
그래서 정말로 뭔가가 태어나는 것은 없고, 정말로 뭔가가 멸하는 것은 없다. (불생불멸)
※ 성경에서 말하는 '무상'
[코헬 1.2 / 코헬 12.8]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헛됨과 무상함을 강조한다 - 너무 중요해서 처음과 끝에 반복
여기에서 '허무(헛되다)'라는 말은 히브리어 '헤벨' = 입김, 수증기, 숨결
'입김'의 속성은 찰나적이다, 순간에 없어진다,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숨결'이 없으면 죽은 것 - 너무너무 필요해서 잡으려고 한다는 것
그런데 순간에 지나가는 것이고, 잡히지 않는 것인데 이걸 잡으려고 하니까, 인간의 삶은 결과적으로 허무하고 무상하다.
사람들은 자기한테 꼭 필요한 게 있다 (돈, 명예..)
코헬렛이 관찰해 보니까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 본인이 '이것만은 내 목숨처럼 중요해' 라고 여기는 것들이 있다는 것
그런데 그것이 영구히 내 곁에 머무느냐? 아니라는 것, 잡을래야 잡을 수 없는 것이더라.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는 있지만 영원히 소유할 수는 없다.
(☞ http://cafe.daum.net/santam/M1Mo/25)
첫댓글 감사합니다._()_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