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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BIG)
- 가제 -
KBS 월화미니시리즈
대본: 홍정은 홍미란
기획: 본팩토리
기획의도
한순간에 십대 소년이, 삼십대 남자 어른이 되면서 겪는
소년에서 남자로 가는 성장기.
한순간에 완벽한 약혼자가 십대 소년이 돼 버려
겪게 되는 한 여자의 혼란기.
등장인물
강경준: (18)
질풍노도의 사춘기 소년.
어느 날 운명적인 사고로, 자기 몸은 병원에 누워 있게 된 채,
서윤재 라는 서른 살 남자의 몸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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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단 둘이 미국에서 자랐다.
한인타운 한가운데서 밥집하는 엄마와 자라서, ‘미국에서 온‘ 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한국말 한국음식 붙어 있다.
엄마가 갑작스럽게 죽고 미성년자 몸으로 의탁 할 곳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한국의 외삼촌 집으로 왔다.
인생의 동지 였던 엄마의 죽음을 무뚝뚝으로 포장해서 어른인척 견뎌 내고 있는 듯 하지만,
그는 아직 어른이 아니다. 그리고 그게 너무 싫다.
자기를 가여워하면서도 부담스러워 하는 외삼촌 가족들도 싫다.
미국에서 온데다 고아인 전학생을 어떻게 지도 편달해야 되나 간보는 선생들도 싫다.
괜한 호기심에 접근하는 학교 친구들도 싫다.
얼른얼른 커서, 미성년자 딱지 떼고 다 떨치고 혼자 살고 싶다!
어른인 척하면서, 진짜 어른알기는 똥같이 하고,
냉소적이고, 예민하고, 방어적이고, 변덕스럽다.
그야 말로 18세 사춘기 말기 청소년이다.
부모든 친구든 선생님이든 다 싫고,
날 아는 척 하면서 말 걸어 참견하는 모든 것을 밀어내는
10대의 질풍노도 시기,
어른이 돼서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독립된 존재가 되고 싶다.
그 때 생각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 는
거기 까지 가기 위해 입시, 공부, 취업,등등등의 복잡한 노력을
‘겪고 싶지 않다’ 이면서,
못나고 무능해 질 수도 있다는 불안도 배제하고
경제 잡지와 패션잡지에 동시에 나올 듯한 폼 나게 성공한
다 가진 어른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눈 떠 보니,
서른 살 아저씨가 되어 있다.
게다가, 평소 귀찮게 챙겨주는 척 하던 담임 길다란의 약혼자란다.
거기다 또, 자기 몸은 혼수 상태로 병원에 누워 있다.
첨엔 당황스러웠지만, 곧 신세계가 열린 듯하다.
한방에 어른으로 점프 했다. 껍데기도 훌륭하고, 돈도 많다.
18살 이던 그가 할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이 가능해졌다.
인생에 제일 골치아픈 시기를 다 건너뛰었다고 생각하니, 횡재다 싶다.
허가된 일탈을 마음껏 즐기자 싶었는데,
어리버리 오지랖 넓은 선생이던 약혼녀 길다란에게 실체를 들키게 된다.
스펙 좋은 남자랑 맞선 봐서 결혼하는 거 다 소문났는데
파혼 하게 될 까 걱정인 거 같아서,
서윤재가 너랑 하려던 결혼은 해 주겠다 타협 보자하고 퉁치는 줄 알았는데
그런데 이 여자가.
멋진 새 출발을 위해 건배 하려 높이든 맥주잔을 뺏으며 간절하게 말한다
‘경준아 넌 학생이잖아. 술 마시면 안 되잖아.
내가 그걸 아는데 술 마시는 걸 보고 있을 수가 없다’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룸싸롱 놀러간 참에도, 학생주임 단속하듯
쫓아와서, 간절하게 말한다.
‘경준아 넌 학생이잖아. 게다가 이 몸뚱이는 내 약혼자 꺼구, 내 학생이
내 약혼자 몸으로 이런데 오는 거 보고 있을 수가 없다‘
보고 있을 수가 없으면 안 보면 될 텐데.
굳이굳이 따라 붙어서 어린자식 보호하듯 훈계보다 무서운 애원한다.
이름만 길다란이지, 기럭지는 짧다란 게 끈질기게 따라다닌다.
어른이 됐는데, 귀찮은 거 다 없어졌는데,
이 여자 하나가 계속 붙어서, 자꾸 열여덟인 나를 부른다.
스펙 좋은 지 애인 돌려 받으려고 용쓰는 건가 기분도 나쁘다.
성가시고 짜증남에 어른 놀려 먹는 재미 더해서
진지하게 그 여자 앞에서 적당히 연출하고
‘다란씨 나, 서윤재로 돌아 왔어요..’ 했는데,
놀라지도 않고 멍 때리던 길다란이 펑펑 울었다.
자기가 무시하고 겁주고 모욕해도 끈질기게 타이르며 어른 같이 굴더니
선생님, 아니 여자어른 길다란이,
너무너무 무서웠다고 펑펑 운다.
그녀의 눈물을 보니,
심각하고 복잡한 상황 다 무시하고 나 좋은 대로만 살아 버리면 된다
하던 마음이 꺾여져 간다..
어쨌든 장난친 벌로 길다란에게 엄청나게 혼났지만
왠지 점점 길다란에게 혼나는 게 싫고 성가시지 않다.
그리고,,그렇게 펑펑 울만큼 서윤재란 사람을 좋아했나 싶은 생각에,
마음이,,안 좋다..
근데 이 바보 같은 여자가 속고 있었다!
완벽하게 반듯한 줄로 알았던 서윤재에게 숨겨둔 여자가 있었다.
섹시하고 멋진 이세영이라는 여자를 따로 두고
어리버리하고 착한 길다란이랑 결혼하려던 후레자식이었다!!
길바닥에 훅 뱉어 버린 껌딱지도 이런건 나빠, 하며 기어이 쭈그리고
앉아 띠어내는 교과서 같은 여자가 이 사실을 알면 엄청 상처 받을
텐데,,신경 쓰인다.
어차피 서윤재 몸은 내꺼, 껌딱지 떼듯 이세영은 내가 떼어
줘야겠다. 근데,,이 어른여자 참 이뻐~~섹시해~.
성적 호기심 왕성한 청소년에겐 큰 시련이지만,
길다란을 위해서 참는다.
길다란과 아웅다웅 하며,
길다란은 질색하지만, 장인 장모 한테 사위 놀이 하는 것도 제법
할 만했다. 사각밥상에 가족이라고 우글우글 몰려 앉아 먹는 밥도
더러운 것 같았는데 제법 맛있다.
미국에서 엄마와 자라면서는 언제나 둘 밖에 없었다.
너무 좋았던 엄마였지만, 나머지 밥상 면면을 채워 줄 아버지와
다른 식구들이 있었어도 꽤 괜찮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엄마가 얘기해 주지 않았던 아버지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뜨겁게 사랑하고 쿨 하게 헤어졌다던 엄마 말 대로면
내가 찾아가면, 그 아버지 뜨겁게 까진 아니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쿨 하게 맞아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외삼촌을 통해서
엄마는 뜨겁게 사랑하고 쿨하게 헤어진 게 아니라.
더럽게 사랑하고 차갑게 내쳐진, 불륜! 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엄마는 좋아서 나랑 미국에서 단둘이 살았던 게 아니고
도망가서 돌아올 수 없었던 거란다...
젠장 몰랐으면 좋았을 상처가 생겼다..
껍데기 용량이 높아졌어도, 상처를 치유하는 능력치는 늘어나지
않나 보다..
그런데 어리버리한 길다란이란 여자가,
껍데기 안에 있는 내 알맹이의 상처를 알아 본다..
껍데기 서윤재 옆에 있어야 될 여잔데,
알맹이 강경준에게도 절실하게 필요해 진다.
길다란: (20대 후반)
경준이 전학 온 고등학교 국사 선생님.
반듯하고 착실하고 굉장히 열심히 하는데, 좀 어리버리 하다.
‘우리나라에 고추가 처음 들어온 시기는‘이라는 문장을
차마 읽지도 못했던 길다란에게
매시간 집요하게 고추의 유래를 물어대는 게 그녀의 제자라는 것들이었다.
국사시간에 쌩뚱맞게 한나라 유방은 얼마나 크길래 그렇게 잘 싸웠냐는
질문이나 해대는 아이들은 제자가 아니라 다른 종인 듯 했다.
하지만 길다란, 근성 있는 성실함으로
고추의 유래에 대해 논문수준으로 공부해서 고추라는 단어를
120번 정도 언급하며 3교시에 걸쳐서 수업했고,
한나라 유방이 얼마나 큰 인물인지 초한지를 전권 낭독시키며
유방에 대해 떠들어주고, 유방의 아들은 니들이 우기듯 유두가 아니라며
유방의 여덟 아들에 대해서까지 강의해 주었다. 성실하게.
그렇게 남고에서, 미혼의, 젊은, 여선생님이라는 포지션으로 3년을 지내면서
멘탈붕괴에 이르지 않고 버텨냈다.
이제는 아이들이 선물이라고 교탁에 둔 바나나와 소세지를
잘근잘근 빠개서 먹어줄 정도의 배짱은 챙기고 산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지지고 볶으며 살든 어쩌든
1등 신부감 여선생님 포지션으로 본 맞선에서 만난
1등 신랑감 서윤재와 약혼상태로 결혼을 앞두고 있다.
단정하고 어른스러운 윤재가 좋았다.
평생을 존경하고 살 수 있을 거 같은 반려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그 반듯하던 내 약혼자가,
어느 날 문제아 전학생 강경준이 되었다.
혼란스러울 새도 없이
어른의 몸을 가진 강경준
어른이 할 수 있는 온갖 나쁜 짓들을 일삼고 다닌다.
이놈의 자식은, 고삐리 때도 ‘노땅이 멀 알아 나한테 노터치’를 주장하더니
(일단 몸뚱이는) 어른인 상태로도 ‘성인끼리 뭔 참견이야 나한테 노터치’
란다.
어쨌든 애정하진 않지만, 그녀에겐 사명감으로 돌봐야 하는 학생이자,
그녀와 미래를 함께할 약혼자,
둘 다 사수하기 위해 열심히 경준의 뒤를 쫓아다닌다.
그런데 열심히 경준의 뒤치닥 거리해주면서,,
점점 마음이 혼란스럽다.
분명 이놈은 약혼자 껍데기를 쓴 청소년 강경준인데,,
그에게 설랜다..눈앞에 껍데기만 두고 사라진 약혼자를 깜박깜박 잊는다..
고개를 내리고 입꼬리만 살짝 올리는 서윤재씨의 어른스러운 미소가
좋았는데,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태양처럼 활짝 웃는 그 녀석의 웃음에
마음이 활짝활짝 피어난다..
이런 마음은, 불량하다.
엄마는 사랑 때매 아빠랑 자길 버리고 떠났다.
그 빈자리를 친모보다 더한 모성과 성실함으로 채워준 새어머니를
누구보다 존경하고 사랑한다.
나는 절대로 울엄마 같이 불성실한 사람이 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고,
한번도 이탈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 왔다.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지켜내야만, 옆에 있는 사람의 자리도
안정되게 지켜 줄 수 있다다는 걸 너무 잘 아는데,
마음이 자꾸 그 녀석 쪽으로, 움직인다. 이건, 탈선이다.
서윤재: (30대 초반)
다란의 약혼자. 말 그대로 1등 신랑감. 의사, 엄친아.
근사한 외모, 화려한 스펙, 엄청난 배경, 다 가진 어른남자.
이세영 (28)
서윤재의 과거 여자.
연애하면서도 알고 있었다. 서윤재는 자기차지가 돼주지 않을 거라는 걸.
어머니가 좋아하실 집안에 걸 맞는 참한 신부감을 찾아 틈틈이 맞선
보는 것도 알았다. 쿨한 척,,참았지만 더는 그게 안될 때 역시 쿨한 척
헤어져줬다. 혹시 참한 아내한테 싫증나서 애인 필요하면 연락하자는
농담까지 하며 담담한 듯 굴었다. 물론 바른생활 서윤재는 더 이상
연락이 없었다.
계속 후회했다, 한번 쯤은 자존심 굽히고 매달려 볼 걸..
윤재의 사고소식을 핑계로 다시 그 앞에 나타난다.
이번엔 사랑한다고 매달려 볼 거다.
그의 약혼자는 생각보다 만만해 보인다.
그런데, 그가 변했다..대뜸 ‘우리가 몇 번이나 잔 사이지?..제법 많이
한 사이면,,뭐 틈틈이 더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이런 말은 서윤재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다..내 남자는 어디 갔지?
장마리 (18)
미국에서 경준을 만나러 온 자칭 죽고 못 사는 걸 프렌드.
매우 일방적인 희망사항이다.
미국에서 경준모와 친하게 지내서 경준의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죽은 엄마 대신, 얼른 빨리 아내가 되어 주려고 했는데,
그래서 항상 외로웠던 경준을 위해서 아이도 많이 낳아주려고했는데,
혼자 말도 없이 한국으로 가버렸다.
화나서 바로 쫓아오지 않았는데,
사고가 났단다, 역시 내가 옆에 있어주지 않아서 그런 거다.
내가 옆에 있으면 그가 깨어날 거라는 철썩 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가끔 찾아오는 경준의 선생 길다란이라는 여자 옆에 선
왠 아저씨에게서 경준의 향기가 느껴진다. 뭐지?
그 뒤로 예리한 촉을 세운 집요한 스토킹의 결과
아저씨 안에 경준 있다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경준을 돌려 놓기 위해서라면,
서양의 흑마술이든 동양의 굿이든 뭐든 해봐야 한다 우기고,
진짜로 해내는 행동력을 보여준다.
경준의 현재 상태를 알고 곁에서 의논상대가 돼 준다.
미국에 있을 때 보다 경준이가 나에게 더 의지해 주는 듯 하니
뿌듯하다, 이대로 러브러브 모드로 몰고 가다가 경준이가
원래대로만 돌아오면 다 잘 될 거 같았는데.
경준에게 아저씨가 된 거 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길다란이란 선생을 좋아하게 됐단다,
그 여자 옆에서 강경준을 버리고 서윤재라는 사람으로 살고
싶을 만큼.
경준이가 경준이를 버려도
내가 절대로 경준이를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선생이라고 잘난 척은 다하면서 혼란에 빠진 학생을
꼬신 길다란이란 여선생도 용서가 안 된다.
흑마술이든 굿이든 동원해서 저주해 버릴테다!
경준가족:
경준모: 미혼모로 타국에서 경준을 키웠다. 세상에 둘도 없는
모자지간이었다.
엄마가 갑작스런 사고로 죽은 뒤 미성년자인 경준은 혼자 한국으로
들어온다.
외삼촌: 경준엄마의 사촌오빠. 경준의 유일한 혈육자격으로 혼자 귀국한
경준을 돌봐준다.
외숙모: 나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먼 친척 조카에게
살가울 만큼 정이 뚝뚝 넘치는 사람도 아니다.
다란가족:
길민규: (50대)
다란부. 중산층의 듬직하고 자상한 아버지. 사위가 될 윤재에게 느껴지는
거리감이 아쉬웠지만, 요즘 젊은이들 다 그렇지..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렇게 깍듯하기만 하던 사위감이, 뭔가,,불량해 졌다.
처음엔 다친 뒤 후유증인가 걱정도 하고 경계도 했는데,,녀석이 점점,,
기어오른다. 대놓고 금쪽 같은 딸내미, 남자들한텐 솔직히 별로라는 둥
기막힌 얘기도 해댄다. 어려웠던 사이가 불량해 지더니, 점점 만만해 진다.
이정혜: (50대)
다란모. 정 많은 어머니.
다란의 친모가 아니지만, 친모보다 더 다정한 모녀다.
다란이 좋은 신랑 만나서 최고의 가정 꾸리게 되는 게 기뻤다.
혹시나 자신이 친모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다란이 좋은 혼처 못 잡을까
걱정했는데, 남보다 이른 나이에, 누구보다 좋은 신랑을 맞게 됐다.
잘난 사위는 길에다 내놓고 자랑하고 싶게 근사했다.
그런데 어느 날 사위가 변했다.
다란이 걱정은 한시름 놨다 했는데, 다시 걱정바구니가 꽉 채워져 간다.
길충식:(18) 다란의 동생.
다란부와 다란의 새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나이차 많이 나는 동생.
답답할 정도로 모범생으로 살아 온 누나와 달리,
적당히 말썽도 피우고, 걱정되게 공부도 못하지만
해맑고 구김살 없는 소년이다. 누나바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집안의 장남은 자기라며
누나는 자기가 지켜 준다며 매형 될 사람을 까다롭게 심사해 댄다.
심사기준은, 용돈으로 쥐어지는 지폐 색깔에 따라 달라진다.
경준을 만나러 미국에서 날아온 마리에게 한눈에 반했는데,
자긴 거들떠도 보지 않고 병원에 누워있는 경준 곁에만 붙어 있는다.
미국에서 왔다고 잘난 척 하는 허세만 가득한 강경준 첨부터
별로로 생각하던 게, 다쳐 누운 뒤 미안했는데, 다시 미워졌다.
그런데,,그 경준이 우리 매형 껍데기 안에 들어가 있다니, 더 밉다.
윤재가족:
윤재부: 대학교수. 과묵하고 조용한 가장.
윤재모: 차가운 강남 사모님.
<초반 줄거리>
미국 LA에서 엄마와 단둘이 생활하던 18세 경준은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으로
한국에 있는 외삼촌을 찾아 귀국한다.
그냥 미국에서 졸업하고 살아가고 싶었지만 엄마가 생전에 작성해 놓은
유언장이 있단다.
만약 경준이 성인이 되기 전 사망할 시 한국에 있는 유일한 혈육인
자신의 오빠에게
경준을 위탁하며, 전 재산은 경준 졸업 후 만 20세가 돼야 상속된다고.
엄마의 죽음으로 처음 자신에게 친척이란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 만난 외삼촌은 낯선 조카의 갑작스런 등장이 썩 편친 않아 보이지만
잘 왔다고 편히 지내라고 맞아 준다. 하지만 외숙모와 외사촌들은 겉으로도 친절하지 않다.
‘신경쓰이게 안 해드릴께요. 있는둥 없는둥 살다가 엄마 유산 받을 수
있을 나이 되면 알아서 제 갈길 갈께요. 그래도 정 불편하시면 따로 방 얻어주셔도 좋구요. 대신 오토바이 하나 사주세요. 엄마 돈으로...‘
처음 와본 한국이란 나라가 LA 한인 타운과 그리 다르지 않다며 홀로
서울 구경 다니던 경준은 혼수 준비로 바쁘게 뛰어다니던 다란과
가구점에서 전시된 침대를 뽀개 놓는 격렬한 첫 만남을 갖게 된다.
다란은 남들 다 부러워할 신랑감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바쁜 윤재 대신 혼자 청첩장도 돌리고 신혼살림도 준비하러 다니고 있지만,
아직 프로포즈를 받지 못한 점이 제일 큰 고민이다.
교장선생님 주선의 맞선, 몇 번의 데이트 후 자연스레 결혼으로 흘러가는
바람에 제대로 된 프로포즈 받지 못했는데 차마 해 달라고 대놓고는
말 못하겠구 윤재 성격에 이벤트 만들어 가며 그런 짓 할 것 같지도 않다.
맞선 으로 하는 결혼이지만,,
다란은 윤재를 보면 설렌다...많이.
가구점에서 안 좋게 만났던 경준과 다란
학교에서 선생님과 제자로 다시 만난다.
가구점에서 둘의 다툼으로 뽀개진 침대값 합의를 봐야 하는 두사람.
반띵 하자고 닦달하려 했는데 제자라니,, 부모와 합의하려 했는데 부모가
없단다.
마음이 약해져 혼자 해결하려 하는데 너무 뻔뻔하게 모르척으로 나가는 경준이 얄밉다.
경준과 다란의 학교에서의 신경전이 계속 되고
다란은 결혼하고 방학하고 혹이라도 허니문 베이비를 가지면 저 놈 볼일 없다. 참자 싶고
경준은 방학하고 미국가서 눌러붙어 버리면 되니까 선생이고 뭐고 길다란 무시하고 생깐다.
그러던중 윤재에게 딱 봐도 프로포즈 이벤트일거 같은 데이트 신청이 온다.
데이트의 대표 명소 양평
조금 먼 곳에서의 데이트. 게다가 이 레스토랑 눈 돌아가게 비싸고 손님도 없다. 아까 슬쩍 보니까 주방에 딱 봐도 특별해 보이는 케잌도 있고 연미복 차려입은 사중주단도 대기 중이던데,,,
드라마에서만 봐왔던 가게 통째로 빌려 프로포즈?
미리 알고 있다고하면 김 빠질 테니 모른 척 해줘야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나
깜짝 놀란? 아니면 감격의 눈물 한방울? 어쨌든 무지 좋다. 윤재씨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구나. 아니 날 이 만큼 니나 생각해 주고 있었구나.
이런것도 모르고 바쁘기만 하다고 은근 서운해 했던 내가 미안하다.
근데 이사람 많이 늦네...
경준 체육선생에게 압수당한 엄마 물건을 다란이 챙겼다는거 알고 다란 찾아 양평까지
가게 된다.
제길 양평이 어디야?
주적주적 비까지 내리고 이럴줄 알았으면 오토바이 끌고 오는게 아닌데
에이 되돌아 가기고 애매한 거리까지 와버렸다. 지도보며 갈길 확인하는데
달려오던 자동차. 충돌
둘 함께 깊은 강으로 추락하고
경준 이대로 죽는건가 그런데 물 저편에 한남자 정신을 잃고 떠 있다.
경준 다가가는데 남자 눈 확 뜨고 둘 눈이 마주친다.
둘 함께 물밖으로 빠져 나가려고 하는데 힘이 빠지고
경준 붕뜨는 느낌으로 눈 떠서 보면 자신의 몸이 물에 둥둥 떠 있고
놀란 경준 다가가려는데 뭔가 위로 잡아 당기는 느낌들고 하늘위로 휙 끌려 올라갔다
눈 떠보니 온통 하얀 벽이다. 병원이다. 살았구나.
몸을 움직여 보니 팔도 다리도 발꼬락도 다 제대로 움직인다 다행이다.
일어나서 커튼 치는데 옆침대 누워있는 자신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나 죽은건가? 지금 영혼인거야? 저기 누워있는건 내 육체구?
그제야 손발 제대로 확인해 보는데 어라 뭔가 사이즈가 다르다.
이게 뭐지? 물에 빠져 영혼도 불었나?
얼른 옆에 화장실로 들어가 거울을 보고 확인하는데
그 남자다... 분명 물에서 나와 눈이 마주쳤던 그 남자.
몸을 감싸고 있던 얇은 환자복 스르르 벗어 던지고
다시 한번 잘 확인해 본다.
이건 절대 내 몸이 아니다. 나,,, 바뀌었구나.
윤재의 사고 소식에 달려온 다란
사고로 둘이 실려 왔는데 하나는 의식불명으로 심각한 상태고 한명은 상태가 양호해서 깨어났단다. 둘 중 누가 서윤잰지 모르겠단다.
제발! 하는 심정으로 윤재 침상에 가보니 침상이 비었다. 다행이다 이쪽이 깨어난거구나.
한시름 놓으며 돌아보니 누군가 누워있는데 상태 많이 나빠보인다.
잠시나마 이기적으로 윤재가 아니길 바랬던 마음이 미안하기도 해서 슬쩍 들여다 본다.
근데,,, 그녀석이다. 미쿡에서 온 강경준!
윤재의 몸에 감탄하다 성능 시험겸 풀쩍 뛰어도 보고 앞차기도 해보는데
쭉뻗은 다리며 불끈 올라오는 힘줄하며 꽤 관리가 잘 된 몸이다.
물도 마셔보는데 꿀꺽꿀꺽 타고 내려가는 찬물의 기운이 느껴진다. 완벽한 내 몸이다.
그렇다면 진짜 내 몸은 어찌 된거지? 달려가 보는데
왠 짤다란 여자가 내 몸 옆 앉아 있다. 길다란이다. 이 여자가 왜 여길? 싶은데
길다란 ‘윤재씨!’ 괜찮아요? 다행이에요 하며 내 몸에 매달린다.
어라? 이 몸이 길다란 약혼자라는 그 잘났다는 의사?
‘길다란 이 남자가 당신 약혼자야?’
‘윤재씨 무슨 소리 하는거에요?’
‘윤재? 이 몸 이름이 윤재야? ’
‘왜이래요? 사고 충격으로 기억 상실?’
‘아니야. 난 정신은 멀쩡해. 단지 몸뚱이가 문젠거지 길 선생 나야 나. 나 강경준이야!’
제자경준이 약혼자 윤재의 몸에 들어와 있다.
의식불명으로 누워있는 경준의 몸에 윤재가 있는진 모르겠다..
혼란스러운 다란과 달리
빨리 적응한 경준,
윤재의 몸으로 신나게 어른 놀이 하러 다니고
다란은 그런 경준을 말리러 다니느라 바빠진다.
사사건건 따라 붙어 자기 애인 육체가 조금이라도 회손될까 전전긍긍하는
다란이 얄밉다. 그렇게 사랑하는 약혼잔가 열녀 났네 싶었는데,
어라 약혼한 사이라는데 스킨쉽 진도가 영 수상하다.
손만 잡혀도 당황해서 들고 있던 물잔을 엎는다.
확인차 가까이 붙었더니 잔소리하던 입이 어벌벌 떨려 굳는다.
키스는 해봤나 라고 했더니
발끈 하며 해 봤단다!
서서 누워서? 라고 물었더니 대답을 못한다.
길다란 조용히 시키는덴 스킨쉽이 최고구나 싶다.
그렇게 좋아하는 약혼자 몸으로 내가 진도 좀 빼줄까?
어린 경준의 장난처럼 시작된 그들의 진도는 어디까지 가게 될까?
그리고 경준은 왜 하필, 윤재의 몸으로 들어가게 된 걸까?
그들의 특별한 운명으로 거슬러 가며 벌어지는 멜로와 성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