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제주정착기는 트윗을 통해서 이미 오래전부터 생중계되어 왔다. 그래서 트윗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그의 모든 일거수 일투족을 알 수 있었다. 사실 메작가를 위시한 쫄패들의 안정적인 제주정착의 한 줄기는 트윗을 통해서라 해도 무리는 아니다. 그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그의 노력과 생각하는 것들의 진정성은 적절한 방법과 모습으로 보여졌고, 그것은 지금 현실의 모습으로 구체화되어 오기까지 수많은 유형과 무형의 도움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긍정만큼 비판적인 시선도 많았고, 제주 안에서도 그런 그의 모습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감지할 수 있었지만, 어쨌든 그는 지금 나름의 순항끝에 책까지 내는 수순에 이른다. 개인적으로 쫄패들의 순항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메작가가 가진 생각들도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고 그들의 노력은 독특하지만 서로간의 신뢰와 진정성에 기인하고 주변을 배려한다는 모습에서 어쩌면 이상적인 제주정착의 한 모습으로 받아들이기 충분해 보인다. 자주가지는 않지만 어쩌다 가끔씩 가보게 되는 쫄깃센터의 모습과 분위기는 그런 모습들을 바탕으로 강요되지 않는 자유로운 질서가 엿보이고 운영의 진지함이 느껴진다. 그 자체가 쫄패들의 마음임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같은 제주안에서 사는 나 마저도 어떤 아련함과 부러움을 느끼게 하는 이 책을 통해 과도한 '제주앓이'를 유발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이 부분은 내 블로그를 통해 어떤 고민이 느껴지지 않는, 마냥 화려한 제주살이를 이야기하는 내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이미 제주는 인구유입으로 인한 인구순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곳곳에 게스트하우스, 펜션, 까페가 난무하는 중이다. 괸당문화의 이주민 배척분위기와 제주도정의 이주민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딱히 어딘가에 들어가 할 수 있는 직업적 환경의 척박함이 겹치면서 꿈을 안고 들어온 제주의 삶이 현실이라는 벽에 부?혀 여기저기 좌초되고 있는 모습을 눈에 띄게 많이 볼 수 있다. 그런 현실에서, 마냥의 '제주앓이'는 사뭇 위험해 보이는 부분이 적지 않다. 물론 책의 내용에도 제주에서의 삶이 녹록하지만은 않음을 밝히고도 있음이 사실이지만, 이미 현실적 고충에 대한 성토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쫄패의 '나름 성공스토리'는 평균영역을 벗어난 범위의 독특한 케이스라는 점에서 '일반적이지 않음'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메작가 특유의 말장난같은 단어의 위트가 곳곳에 배어있으면서도 진정성과 성찰의 모습, 그리고 자유롭고 싶은 의지가 진하게 배어있다. 그런 의미에서 같은 제주에 살면서도 부러울 수 밖에 없는 모습이다. 그는 말한다. 제주의 삶이 지금까지는 무척 행복하고 재밌지만, 언젠가 행복이 시들해지고 재미가 없어지는 지점이 오면 이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어딘가로 떠나갈 것이라고.. 그는 분명 개인의 행복과 삶의 의미를 깊게 이해한 사람이다. 개인의 행복과 즐거움이 타인과 주변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카잔차키스가 만난 사람, 조르바와도 같은 사람이다. 물론 책에 묘사된 조르바의 거친 모습과는 달리 깡마르고 머리숱 없어 부실해보이긴 하지만(!), 생각과 마음은 조르바의 그것과 다를 바 없는 자유인이다. 제주라는 공간에서 보고 느낀바가 작게나마 있어 이 책의 소감이 입체적이긴 하지만, 나는 그의 자유의지를 마음 깊이 존중한다. |
출처: 칼을 벼리다. 원문보기 글쓴이: 민욱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