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개개인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 해도 정치•외교가 그렇지 않은 이유는…그것이 집단적 공동체 문화여서다. 이성은 ‘옳다’고 믿는 것을 실행하는 ‘지적 정직성’을 의미하지만 정치인은 표에 반응한다. 국력의 기본은 민족의 이성에 있으나 안타깝게도 한국인의 충동성은 유명하다. 1979년 미중 국교 정상화 회담 때 리처드 닉슨 당시 미 대통령이 저우언라이에게 했던 말이 “충동적인 한국인이 유발하는 전쟁을 피하도록 함께 노력합시다”였다.
우리 근현대사의 불행은 역사의 되풀이 구조에 있다. 대통령부터 군중까지…정치부터 외교까지…충동적이고 국가이성은 보이지 않는다. 국가이성을 높이려면 사회가 지적 정직성을 회복해야 하고, 학교에서 수학과 인문학을 함께 가르쳐야 한다고 선생은 눈을 감기 전 강조했었다. 그러나 이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일이다.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길이 있다. 언어 정화다. 언어 정화로 이성이 밝아지고, 그리하여 나라 운명을 바꿀 수 있다면…해볼 만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