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은 유대계 그리스도인에게 주는 말씀입니다. 지금까지 전개된 바울의 글을 읽는 로마의 교인들 중에서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은 환성을 올릴 테지만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아브라함의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3절을 보겠습니다.
3 성경이 무엇이라고 말합니까?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니, 하나님께서 그것을 의로움으로 인정하여 주셨다" 하였습니다.
이어서 10절과 11절을 보겠습니다.
10 그러면 어떻게 아브라함이 그러한 인정을 받았습니까? 그가 할례를 받은 후에 그렇게 되었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할례를 받기 전에 그렇게 되었습니까? 그것은 할례를 받은 후에 된 일이 아니라, 할례를 받기 전에 된 일입니다.
11 아브라함이 할례라는 표를 받았는데, 그것은 그가 할례를 받지 않은 동안에 이미 믿음으로 얻은 의로움을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할례를 받지 않고도 믿는 모든 사람의 조상이 되었으니, 이것은 할례를 받지 않은 사람들도 의로움을 인정받게 하려고 하신 것입니다.
모세오경에 의하면 율법은 모세를 통해 주어졌습니다. 모세는 서기전 1300년경에 살았던 인물입니다. 아브라함은 서기전 2000년경에 살았던 분입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이 의로움을 인정받은 것이 율법과 관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도 할례는 받지 않았냐고 물을 수 있겠습니다. 아브라함이 할례를 받은 것은 99세때였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이 의로운 사람으로 인정받은 것은 그보다 훨씬 이전입니다. 창세기 15장 3~6절을 보겠습니다.
3 주께서 저에게 자식을 주지 않으셨으니, 이제, 저의 집에 있는 이 종이 저의 상속자가 될 것입니다." 아브람이 이렇게 말씀드리니,
4 주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그 아이는 너의 상속자가 아니다. 너의 몸에서 태어날 아들이 너의 상속자가 될 것이다."
5 주께서 아브람을 데리고 바깥으로 나가서 말씀하셨다. "하늘을 쳐다보아라, 네가 셀 수 있거든, 저 별들을 세어 보아라." 그리고는, 주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자손이 저 별처럼 많아질 것이다."
6 아브람이 주를 믿으니, 주께서는 아브람의 그런 믿음을 의로 여기셨다.
이 일은 아브라함에게 아직 자식이 없을 때 일어난 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첫 아들 이스마엘을 얻었을 때가 86세였으니(창 16:16) 할례를 받기 13년 전인데, 그때 이미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의로 여기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보건 저렇게 보건 아브라함은 율법이나 할례와 상관없이 믿음으로 구원을 받았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이 믿음을 백세가 되어서도 한 결 같이 유지하고 있었노라고 바울은 말합니다. 19~25절을 보겠습니다.
19 그는 나이가 백세가 되어서, 자기 몸이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고, 사라의 태가 또한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줄 알면서도, 그는 믿음이 약해지지 않았습니다.
20 그는 끝내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의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더욱 굳게 믿으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21 그는, 하나님께서 스스로 약속하신 바를 능히 이루실 것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22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그의 의로움으로 인정하셨습니다."
23 "그가 의로움을 인정받았다" 하는 말은, 아브라함만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 아니라,
24 하나님께서 의롭게 여겨 주실 우리, 곧 우리 주 예수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분을 믿는 우리까지도 위한 것입니다.
25 예수는 우리의 범죄 때문에 죽임을 당하시고, 또한 우리를 의롭게 하시려고 살아나셨습니다.
이렇게 사도 바울은 율법과 민족의 경계를 넘어 모든 장벽을 철폐하고 오직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구원의 은혜는 유대인이건 이방인이건 아무런 차별 없이 믿음으로 말미암는 하나님의 은총으로 주어진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