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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나마 세상과 단절, `자아'를 찾는 곳 |
■ 테하차피 `도봉산 태고사'를 가다 |
산길 올라 당도하면 평화의 종각 반겨, 대웅전엔 순수 한국식 단청 `단아한 멋', 성스러운 터전… 주지 스님과 차 한 잔 |
친절한 주지 스님은 방문객들을 친히 초청해 따뜻한 차를 대접하며 불교 사상은 물론 삶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꼭 불교인이 아니더라도 한국 문화의 뿌리가 되는 불교 문화를 배우고 스님들의 삶의 철학을 배울 수 있는 값진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주지 스님을 비롯 사찰에서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은 절약과 소박한 삶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올 겨울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여름에 물이 부족할까 걱정하는 주지 스님의 모습에서 평소 물을 절약하지 않고 낭비했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한편 태고사는 전화기가 잘 터지지 않고 인터넷 서비스도 없다. 세상과의 단절된 시간동안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대자연과 소통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 태고사 이모저모
무량 스님은 미네소타 출신의 에릭이라는 유대계 미국인으로 한국에서 출가한 스님이다. 한국 불교의 매력을 미국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던 그는 혈혈단신으로 미국에 돌아와 모하비 사막 산자락에 한국식 단청을 입힌 한국 전래 사찰을 세우게 된다.
태고사는 못을 사용하지 않고 목재끼리 귀를 맞춰 짓는 한국식 전래 사찰 건축방식대로 지어진 나무 건물이다.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수행처를 만들겠다는 무량 스님의 원력에 의해 친환경 공법으로 만들어졌는데, 예를 들면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해 모든 전기를 얻고 빗물을 이용해 물을 얻는다. 당연히 일회용품 사용은 금지며, 모든 자원을 최대한 아낀다.
태고사가 위치한 자리는 네이티브 인디언들에 의해 ‘성스러운 독수리 터’라고 불렸단다. 그 이유는 전통적으로 우주의 기가 느껴지는 장소로, 각지에 흩어져 유목생활을 하던 인디언들이 겨울이면 이곳에 모여 대자연과 어우러지며 수행을 하던 성스러운 장소였다는 설명이다.
무량 스님은 사찰을 세울 터를 찾기 위해 약 4년에 걸쳐 미국 여러 곳의 현지답사를 다녔다. 우주의 맑은 기운과 에너지가 충만한 땅을 찾았는데, 땅과 하늘과 물과 바람, 그리고 에너지가 어우러지는 최고의 풍수지리를 찾은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고 한다. 이후 태고사는 화재 및 이웃 주민과의 불화 등 여러 고비들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현재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무량 스님은 자신의 피땀으로 완성한 태고사를 떠나 현재 만행중이다. 만행이란 구름처럼 물처럼 끊임없이 떠돌며 수행하는 것. 그야말로 무소유의 가치를 몸소 실행하는 스님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한편 태고사는 이전에는 ‘MountainSpirit Center’로 불렸으며, 현재는 도봉산 태고사(Dobongsan Taegosa)라는 이름으로 비영리 법인체로 운영되고 있다.
■ 찾아가는 길
태고사를 찾아가는 길은 매우 복잡하고 헷갈리기 쉽다. 미리 정확히 길을 파악한 뒤 출발하는 것이 좋다. 태고사가 가까워지면 한국말로 태고사라고 적힌 표지판이 세워져 있으니 주의를 살피며 운전을 하는 것이 좋다.
LA에서 북쪽으로 향하다 14번 프리웨이를 타고 약 70마일을 운전한다. 팜데일(Palmdale)과 랭캐스터(Lancaster)를 지나 모하비(Mojave)가 나오면서 프리웨이가 로컬 길로 변한다. 모하비에서 표지판을 보고 58번 프리웨이 방면, 즉 베이커스필드(Bakersfield) 방면을 찾는다. 58번 프리웨이 서쪽 방면을 타고 약 12마일 운전한 뒤 156번 샌드캐년 로드(Sand Canyon Road) 출구에서 내린다. 출구 끝에서 우회전한 뒤 바로 좌회전하면 테하차피 블러버드(Tehachapi Blvd.)가 나오는데, 테하차피 블러버드에서 서쪽 방향으로 운전하면 샌드캐년 로드가 나오는데 여기서 우회전해서 2.5마일쯤 북상한다. 파인캐년 로드(Pince Canyon Road)를 만나면 우회전 해서 들어가는데, 길이 왼쪽으로 굽어지면 좌회전한 뒤 주니퍼 웨이(Juniper Way)를 만나면 우회전한 후 약 1.5마일 정도 들어가면 태고사가 나온다.
▲주소와 전화번호8400 Jupiter Way Tehachapi, CA 93561, (661)822-7776
■ 주변의 가볼만한 곳들
▲랭캐스터(Lancaster)
사막이 지겨워졌다면 화려한 파피꽃의 매력에 빠져보자. 랭캐스터는 남가주의 대표적인 봄꽃인 파피꽃(Poppy)으로 유명한 지역으로, 해마다 4월에 열리는 캘리포니아 파피꽃 축제(California Poppy Festival)는 지구의 날 축제(Earth Day celebration)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이벤트다.
앤틸로프 밸리를 화려하게 수놓는 아름다운 야생화인 파피꽃과 함께 신나는 음악과 예술,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남가주 지역의 주민들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인파가 몰려들며, 수백 여 개의 전시 및 판매용 부스가 들어서는 대형 이벤트로 진행된다. 다양한 부스에서는 각종 예술작품이 전시되며, 기념품과 수공예품 등도 판매된다. 해마다 이 행사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어드밴처 존’(Adventure Zone)에서는 다양한 동물들의 퍼포먼스가 관람객들의 흥미를 자극하며, ‘에어로스페이스 & 애비에이션’(Aerospace & Aviation)에서는 앤틸로프 밸리의 최첨단 에어로스페이스 테크놀러지도 소개된다.
또한 ’애니멀 어트랙션’(Animal Attraction)에서는 조류와 곤충류를 포함한 다양하고 독특한 동물들의 세계를 관찰할 수 있으며, 아트 매니아들의 눈길을 끌 ‘아트 & 크래프트’(Arts & Crafts)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된다.
주소: 43011 N. 10th St. Lancaster, CA
자세한 내용: www.poppyfestiv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