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Q 실적호조에도 110억6000만원…전분기比 6.27%↓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증시 훈풍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올린 증권사들이 접대비는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말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김영란법) 등에 따른 비용 절감 추세가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개별 재무제표 기준 국내 주요 9개 증권사(접대비 계정 없는 KB증권 제외)의 올 1분기 접대비는 총 110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118억원)와 견줘 6.7%(7억4000만원) 감소한 수준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접대비를 줄인 반면 미레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접대비를 늘렸다. 특히 대신증권은 무려 36%나 줄인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같은 기간 18%가 증가한 23억원을 접대비로 지출해 대조적이다. 삼성증권은 3억의 접대비를 지출해 이름값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 상위 9개 증권사의 올 1분기 접대비 사용액 |
증권사별로 보면 대신증권이 접대비를 가장 많이 줄인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대신증권의 올 1분기 접대비는 6억7600만 원으로, 지난해 4분기(10억6800만원) 대비 36.70%(3억9200만원) 감소했다.
이번 분기 증권사 가운데 광고선전비를 가장 큰 규모로 줄인 NH투자증권은 접대비 부분에서도 두드러진 감소폭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접대비로 16억6100만 원을 지출했던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에는 3억2100만원 줄어든 13억4000만원을 썼다.
신한금융투자도 올 1분기 9억8000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 분기(11억9000만원)보다 17.65% 줄어든 금액이다. 하나금융투자도 전 분기(12억6300만원)와 견줘 12.51% 감소한 11억500만원을 접대비로 할애했다.
많은 증권사가 접대비 지출을 줄인 반면, 지난해 KDB대우증권과 살림을 합치며 자기자본 1위로 거듭난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분기 접대비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4분기 20억8400만원을 쓴 미래에셋대우는 올 1분기엔 17.8% 증가한 23억8400만원을 지출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지난해 KDB대우증권과 통합 후 올해 1분기 증가 폭이 3억6100만원에 불과하다"며 "두 곳의 증권사가 합쳐진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줄어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한국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도 전 분기보다 늘었지만, 변동폭은 4%대에 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의 접대비가 대체로 줄어든 것은 청탁금지법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지난해 9월 말 법 시행 이후 접대로 관한 지출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사 전반적으로, 접대가 아니더라도 고객을 유치하는 등 효율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많은 증권사들이 새해가 되면 으레 접대비를 포함한 일반 관리비를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기조가 나타난다"면서 "접대비 감소는 청탁금지법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겠지만, 증권사 자체의 비용 절감 추세적 요인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