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에 쓴 ‘한글문화 선언문’
한글이 만들어진지 544년이 되었건만 아직도 한글이 우리 글자로서 주인 대접을 못 받고 그 훌륭함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다. 한글이 세계에서 으뜸가는 글자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며 한글이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우며 한글만 써도 말글살이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미 책이나 한글 신문에서 증명된 일인데 일부 학자와 국민이 한글만 쓰기를 꺼려하는 것은 한글을 만들고 지켜온 조상들께 큰 죄를 짓는 것이며 후손들과 다른 나라 사람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라도 없는 글자를 힘들여 만들고 지킨 조상들의 큰 뜻과 용기를 마음속에 되새기며 우리말과 한글을 즐겨 써서 민족 자주 한글문화를 창조하여 빨리 나라를 통일하고 세계에서 빛나는 문화국가가 되어야겠다.
오늘날 많은 일반 국민은 한글을 즐껴 쓰고 있고 우리 말글을 지키고 빛내기 위해 애쓰고 있음은 다행스런 일이나 이른바 이 나라의 지도층이라는 일부 정치인과 관리, 학자, 언론인, 기업인들이 우리말과 한글을 천대하고 쓰지 않아서 한글문화 발전을 가로 막고 있으니 가슴 아픈 일이다. 오랫동안 한글과 우리말을 지키고 빛내기 위해 힘써 온 우리는 한글문화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선언하면서 빨리 바로잡아야 할 일 몇 가지를 밝힌다.
1.정부는 지난날 한글전용을 국책으로 정하고서도 스스로 법을 잘 지키지 않은 것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죄할 것이며 앞으로는 법을 잘 지키고 우리말과 한글을 빛내고 지키기 위해 힘쓸 것을 온 국민 앞에 밝혀라.
2.신문과 방송은 지난날 우리 말 한글을 더럽히는데 앞장선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한글문화 발전에 힘쓸 것을 다짐하고 앞장서라.
3.기업들은 상품이름을 우리 말,한글이 아닌 외국말로 쓰고 있는 것은 돈만 벌고 보자는 잘못된 생각임을 깨닫고 곧바로 우리 말글로 고처라.
4.남북한 당국자는 말글 통일이 나라 통일을 앞당기는 첫걸음임을 깨닫고 빨리 남북한 한글학자들이 만나 통일된 표준말을 만들고 남북 신문과 방송을 자유롭게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하라.
우리 말 한글 사랑은 곧 겨레 사랑, 나라 사랑임을 국민 모두 깨닫고 알아듣기 쉽고 쓰기 쉬운 우리말 한글을 즐겨 써야겠다. 말이 통해야 마음도 통하고 서로 생각과 뜻을 이해할 수 있어 남북통일도 빨리 할 수 있다. 이제 우리 말글 대신 외국말을 쓰는 것은 자랑이 아니라 스스로 못난 표시란 것을 깨닫자.
단기 4323년(1991) 10월9일 544돌 한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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