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기에 오싹·소리에 시원… "폭포의 진수를 만났다"
중원산 갈림목(중원산 2.48㎞)에 이어 도일봉 갈림목(도일봉 2.86㎞)을 지나자 치마폭포가 바라보인다. 높이 2m 폭 4m. 이름이 붙기에는 작은 폭포지만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물이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흰 치마를 닮아 치마폭포다. 중원계곡 명소로 자리잡았다.
점점 가팔라지는 골짜기를 거슬러 오르다 약 10m높이의 와폭을 지나치자 두번째 '도일봉 갈림목'.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싸리재의 유혹을 뿌리치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도일봉으로 향한다. 중원계곡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좁아졌으나 검푸른 바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유난히 곱게 느껴지고, 원시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실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사이 진짜 산꾼이 된 듯 마음이 뿌듯해진다.
- ▲ 용이 훑고 지나간 듯 신비로운 형상의 바위 홈을 따라 쏟아진 물줄기가 포말을 일으키며 소로 떨어지고 있다. 중원계곡은 작지만 폭포의 전형을 보여준다. / 정정현 영상미디어 기자 rockart@chosun.com
산행 길잡이
양평군 용문면 중원리 중원산(中元山·800.4m)과 도일봉(道一峰·864m) 사이에 깊고 길게 파인 중원계곡은 울창한 숲과 크고작은 폭포와 소·담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골짜기다. 약 6㎞길이의 이 골짜기는 한여름이면 들머리에 조성된 산촌마을에서 중원폭포에 이르는 약 300m구간이 물놀이 인파로 혼잡스럽지만 폭포를 넘어서면 거짓말처럼 조용해져 호젓한 계곡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산행기점과 약 8㎞ 떨어진 용문까지 용산역을 출발하는 전철 중앙선으로 접근할 수 있어 피서 인파로 교통체증이 극에 달할 이번 주말 산행대상지로 적당하다.
중원계곡을 기점으로 하는 산행은 3개 코스가 인기 있다. 기자가 답사한 제3코스(중원리→중원폭포→치마폭포→중원계곡→도일봉→중원계곡→중원리 약 9㎞·4시간)가 가장 인기 있으며, 중원리→중원폭포→중원산→싸리재→싸리봉→도일봉→중원계곡→중원리로 이어지는 제1코스(약 14㎞·6시간)와 제2코스(중원리→중원폭포→싸리재→싸리봉→도일봉→중원폭포→중원리, 약 10㎞·4시간30분)도 많이 찾는다. 중원계곡은 자연휴식지로 지정돼 양평주민 외에는 부녀회에서 이용료를 받는다.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주차는 무료.
- ▲ 얕은 계곡 하류에 가면 연인끼리 손잡고 건너야 할 바위지대도 나온다.
국철 회기역에서 용문행 용산발 전철중앙선이 평일·토요일 05:13~23:36 약 30분 간격 운행. 일요일·휴일은 05:33, 이후 06:18~22:54 약 30분 간격 운행. 정류장수 17개소, 약 57㎞, 1시간10분. 요금 1800원(카드 1700원).
중원계곡 노선버스는 용문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 용문시외버스터미널(031-773-3100)에서 금강운수 시내버스가 출발한다. 07:15, 09:10, 11:00, 12:30, 14:10, 17:00, 18:30. 약 15분, 1100원. 용문역 앞에서 중원계곡 입구까지 택시 요금은 약 1만3000원. 용문택시부 (031)773-4608.
드라이브 코스
수도권에서는 양평을 거쳐 접근한다. 양평→6번 국도 홍천 방향 약 20㎞→마룡 나들목→용문산 국민관광지 안내도 바라보며 북쪽 331번 지방도로로 진입→약 2㎞→덕촌교 건너 덕촌삼거리에서 우회전→4번 군도 따라 약 6㎞→중원계곡 주차장.
중부지역에서는 중앙고속도로 홍천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양평 방향으로 약 35㎞ 진행하면 마룡나들목이 나온다.
- ▲ 장대에 올라서자 만천하가 발아래 펼쳐졌다.
중원계곡 일원에는 토종닭 요리집이 여럿 있다. 맛과 값은 비슷하다. 백숙·닭볶음탕 각 4만원 안팎. 중원계곡 가까이 위치한 용문산 들머리에 산채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여럿 있다. 더덕산채정식 1만원, 산채백반 8000원, 산채비빔밥 6000원(된장찌개 포함), 닭볶음탕 4만원. 비빔밥 6000원. 황해식당 (031)773-3775, 삼일식당 773-3423.
토박이 산꾼
용문산악회 총무를 거쳐 부회장을 맡고 있는 박문선(57·용문면 다문3리 이장)씨는 "경기도에서도 산 좋고 물 맑은 고을로 손꼽히는 곳이 용문"이라 자랑하며 그 수원이 중원계곡이라 극찬한다. 지난 12년 동안 등산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닦아왔다는 박씨는 "중원계곡은 여름에도 좋지만 가을에는 단풍도 좋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