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곰 이야기-7
임완호,우두성, 김광필 PD 1996년 겨울
백춘기.권재헌,유판열,최동기,우두성,조영호,이경식
11월2일 김영삼 대통령께서 “반달가슴곰보호 지시”를 내리셨다.
밀렵을 퇴치하여 지리산의 반달가슴곰을 보호하라는 지시였다.
대통령의 지시는 강력한 효과가 있었다.
많은 언론에서 취재차 내려왔으며 국립공원관리공단, 경찰, 군부대에서도 관심을 가졌고. 검찰에서는 지리산에서 활동하는 밀렵꾼들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경쟁적으로 취재를 하여 보도하였다.
밀렵과의 전쟁이 시작된것이었다.
11월 2일에는 KBS 일요스페셜 제작팀이 왔다.
반달곰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다고 했다.
제작 기간은 2달이라고 했다.
우리는 그동안 조사해 놓은 반달곰의 서식 흔적이 많은 곳을 안내하여 촬영하고 회원들은 조를 나누워 조사를 계속하였다.
칠선봉 아래 산사태난 지역 부근에서 수거한 곰잡이용 폭탄
11월3일 언론에 공개된 곰잡이 용 폭탄을 구례경찰서에서 제출해 달라고 하였다.
강원도 C 씨가 알려줘서 수색하여 수거한 폭발물이 정말 폭발력이 있는 것인지 확인한 것은 아니어서 궁금했다. 단천에 사는 두 사람이 약초를 캐러 갔다가 나무에 매달린 탁구공보다 조금큰 폭발물을 호기심에 발로 밟고 지팡이로 까보다 폭발하여 발을 다쳐서 오랫동안 입원한 사실을 얘기 들었지만 직접 폭발한 것을 보지 않았으니 불안했다.
11월5일 산림청에서 구례군청에서 반달곰 대책 회의를 소집했는데 탤런트인 송재호 씨가 밀렵감시단 단장 자격으로 함께 내려왔다. 나는 참여해달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참여하지 않았다. 오후에 송재호 씨가 사무실로 찾아왔다.
송재호 씨는 당시 사격협회 부회장으로 산림청과 협조하여 수렵협회 회장을 맡고 있었다.
나는 1972년 수렵이 10년 동안 금지되었다가 다시 수렵이 허가 되었을 때 과거 잎도 협회에서 활동했던 분들이 참여하지 않고 사격협회에서 일했던 분들이 수렵협회를 만들어서 했기 때문에 수렵을 잘 알지 못해 밀렵감시단을 만들어서 활동했지만 잘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송재호 씨는 부드러운 말투로 지리산에 서식하는 곰은 밀렵꾼들이 사육 곰을 풀어놓고 곰 가격을 많이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까? 라고 하였다.
나는 단호하게 지리산에는 과거부터 곰이 살고 있었고 지금도 살아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라고 했다.
송재호 씨는 조금 후에 구례경찰서장을 만나기로 했는데 함께 가지고 했다.
같이 서장실에 갔더니 두 분은 매우 친한 사이었다. 서장이 서울에서 총기 담당을 해서 자주 만나는 사이였다고 했다.
서장은 내게 불쾌하게 대했다. 너무 과장된 언론보도로 인하여 귀찮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정보과 형사들이 뻔질나게 우리 사무실에 들러서 정보를 얻어가기는 했지만, 곰잡이 폭발물을 먼저 신고해 주지 않은 것도 불만으로 보였다.
송재호 씨는 그날 광주로 가서 전남매일신문에 지리산 반달곰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인터뷰하였다.
다음 날 아침 구례경찰서에서는 간부회의를 했는데 서장이 우리를 비난하며 우리가 제출한 폭탄이 사실이 아니면 나를 구속하겠다고 했다고 하였다.
그 간부회의에 참여한 계장급 경찰인 김원겸(1954년생) 씨는 경찰로서는 유일한 우리 회원이어서 사무실에 자주 오기 때문에 우리의 활동에 대하여 잘 알았다.
김원겸 씨는 우리들의 활동은 사실이며 좀 더 지켜보시면 알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11월10일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환경부후원으로 광주매일과 지리산자연환경생태보존회가 공동으로 대대적으로 구례에서 반달곰보호와 밀렵퇴치를 위한 캠페인을 실시하였다.
전라남도 공무원, 국립공원관리공단, 구례주둔 군인,경찰,학생, 지리산자연환경생태보존회 회원등 500여명이 화엄사 입구 주차장에서 캠페인을 하고 지리산자연환경 생태보존회의 안내로 문수리로 밀렵구 제거작업을 하였다.
500여명이 나뉘어 여러 골짜기를 수색하여 600여개의 와이어올가미와 덫1개를 수거하였다.
국과수에서 우리가 제출한 폭탄이 인마 살상력이 있는 폭탄으로 확인되었다는 통보를 받은 이후 서장은 김원겸 씨에게 자네 아니었으면 상부에 잘못보고를 했을텐데 다행이었다고 했다고 하였다.
당시에는 총포 화약류 단속법과 야생동물보호법이 산림청에 있었기 때문에 산림청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수렵협회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를 비난하였다.‘
후에 산림청 고위직원이 찾아와 산림청에서 우리 회사에 한 해에 3천만원의 활동비를 지원하고 산림청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하면 다 들어줄테니 산림청을 도와 달라고 제안하였다.
나는 평소에 산림청은 야생동물을 자원으로 보기 때문에 보전하기에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다. 야생 동물을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환경부에서 관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아버님이 1955년 등산동호회인 연하반을 만들어서 지리산 등반을 하면서 지리산 자연보호운동을 전개하고, 지리산을 국립공원 지정 운동을 하여 지리산이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로 지정되는 데 큰 역할을 한 분으로 그런 제안을 받고는 웃고 말았다.
결국 1999년 5월에 총포 화약류 단속법과 수렵, 야생 동물보호법은 환경부로 이관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황경부 선우영준 과장님과 한상훈 박사님의 공로가 컸다고 생각하며 그나마 환경부에서 체계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창영 위원님, 우두성,우한정박사님 신갈나무에 뚜렷한 곰 족적설명
어린곰(1996년 봄에태어남곰) 발톱자국(연동골)
곰이 산벗나무 열매를 따 먹으면서 만들어놓은 상사리
문화재관리청에 근무하는 이위수 씨가 반달곰 서식을 확인할 수 있는 흔적을 보고 싶은데 문화재청의 전문위원들이 가면 안내해 줄 수 있냐고 연락이 왔다. 나는 흔쾌히 안내를 해주겠다고 하였다.
1996년 11월12일 이위수 씨와 문화재청 전문위원 오창영, 우한정,백남극(전 강원대교수) 김성만(한국조류보호협회 회장)을 모시고 연동골로 갔다.
우한정교수님은 1963년 대대적인 지리산조사에 야생동물조사 조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분으로 그때는 제 아버님에게서 안내를 받아 산행도 했었기에 아버님을 잘 알고 있어서 내가 아들이라고 인사드리니 무척 반가워 하셨다.
우리는 이미 발견하여 알고 있는 반달곰의 여러 흔적들을 보여주었다.
전문위원들은 산행이 무척 힘들어 보였다.
이미 발견한 흔적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우한정박사님이 곰이 나무 위에 올라가서 가지를 꺾어 열매를 따 먹고 그 가지를 까치집처럼 쌓아놓고 그 위에 앉아서 쉬기도 하는 상사리를 보고 싶다고 하셔서 이미 발견했던 상사리를 찾았지만 쉽게 찾지를 못했다. 권재헌 친구와 나는 상사리를 찾느라 오르락내리락 다람쥐처럼 다녔다.
다행히 찾아서 보여드릴 수 있었다.
오창영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그렇게 산을 잘 다닐 수 있냐고 하셨다.
빗점 위에서 발견한 반달곰 배설물
11월 20일 권재헌, 손영배는 대성동 골짜기로, 유판열, 조용호는 빗점위로 반달곰 서식흔적조사를 나갔다. 유판열, 조용호조에서 빗점위에서 생생한 반달곰 배설물을 발견하였다 주변에서 나무에 오르내린 반달곰의 발톱자국을 발견했는데 몇 년전의 흔적도 보이고 그해 가을에 낸 흔적도 많이 촬영해 왔다. 와이어 올가미가 설치되어 있어서 2개를 수거해왔는데 설치한지 몇 년되어 녹이 심하게 쓸어있었다.
11월 23일 우두성, 백춘기,유판열,조용호,KBS ‘일요스페셜’ 반달곰은 살아있나 제작팀 김광필PD와 촬영팀이 빗점골 위 곰베설물 발견지역으로 갔다. 큰바위가 많은 지역이었는데 넓고 전망이 좋은 큰바위위에 배설물이 있있다. 도토리를 먹은 배설물이었는데 내 두손을 펼쳐놓은 크기였다. 배설물이 약간 검은 색을 띠어 배설한지 보름은 지난 것 같았다. 큰바위들이 많아서 겨울잠을 자는 월동굴이 있을만한 지역이어서 찾아보았지만 그럴만한 굴을 찾지 못했다 와이어 올가미는 3개를 더 찾아서 제거 하였는데, 사람의 허벅지 많한 굵기의 신갈나무에 녹쓸은 와이어 올가미가 파고들어간 것을 발견하였다. 맷돼지나 반달곰이 올가미에 걸려 몸부림치면서 와이어 올가미가 나무를 파고 들어간 것이었다. 곰을 잡아간 것으로 추측되는 흔적이었다.
주변에는 신갈나무를 반달곰이 오르네린 발톱자국둥 많은 반달곰의 흔적이 보였다.
11월 26일 KBS촬영팀이 CCTV카메라를 설치해서 반달곰을 촬영해보자고 제안하였다. 우리는 CCTV 설치회사 직원들을 데리고 가서 어린곰들의 흔적이 많은 연동골에 설치를 하였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어림없는 짓이었다.
12월17일 다시 곰배설물이 있던 빗점위 골짜기에 조사를 나갔다
반달곰 배설물을 발견했던 곳과 멀지않은 지역에서 또 다른 곰의 배설물이 발견되었다. 새로 발견된 배설물은 11월 23일 이후에 곰이 다시 와서 배설한 것이었다.
배설물이 있던곳 아래에서 비닐로 탠트를 쳐놓은 것이 발견되었다. 땅을 파고 한줄 구들을 만든 위에 나뭇가지를 역어서 지주를 세우고 그 위에 비닐을 씌워 텐트를 친 것이 었다. 주변에서는 1992년4월로 표기된 부탄개스통이 3개, 1992년 8월로 표기된 것이 3개있었다. 6개의 개스통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 반달곰을 잡으려고 오랫동안 머물렀던 것으로으로 추정되었다. 나중에 세석평전 음양수 아래 숲에서도 이와 비슷한 밀렵꾼의 아지트를 발견했는데 이 밀렵꾼들은 2명이 한조가 되어 지리산 곳곳에 이와 같이 비닐탠트를 쳐놓고 한사람은 곳곳에 설치해 놓은 밀렵구에 곰이 걸렸는지 보고 다니고 한사람은 부식을 탠트마다 조달해 놓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곰배설물을 수거해와서 환경부 반달곰 대책회의에 들고 갔다
환경부 대책회의에는 야생동물 학자들이 참석했는데 반달곰 전공자가 없으니 곰배설물인지는 알지만 확인을 해줄수 는 없었다.
김광필Pd는 곰 배설물과 그동안 촬영했던 곰이 나무를 오르네리며 남긴 족적, 나뭇가지를 꺽어 열매를 따먹는 식이흔적등 곰의 생존을 확인할 수 있는 테이프를 가지고 일본의 곰 전문가들에게 갔다.
일본 전문가들은 이 배설물을 분석하여 반달곰의 배설물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는데, 일단 크기로 보아 곰의 배설물로 보이고, 도토리를 집중적으로 먹었고 머루씨앗이 3개 있었고 무었보다 명확한 증거물인 곰의털 3올이 배설물에서 나왔다고 한다. 곰은 손으로 먹이를 주워서 도 먹기 때문에 자신의 털이 배설물에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야생동물의 털은 털을 쪼개서 보면 지문처럼 특색이 있어서 어떤동물의 털인지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일본반달곰연구소 마이타.가츠히코(1949년생)소장님은 촬영된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4마리의 곰의 흔적으로 보이며 1996년 봄에 탄생한 어린곰의 흔적이 있으니 어린곰이 두 마리 일것으로 추정되어 5마리의 반달곰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