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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닭불'이 내놓는 닭갈비. 넓고 두툼한 닭갈비를 직접 구워 먹는다. 참나무에 초벌한 향과 독특한 양념 향이 입맛을 자극한다.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맵고 짜고 얼큰하고 시원한데다 단맛까지 맛볼 수 있다. 닭 요리 얘기다. 닭 하나로 무척이나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부산 시내에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 온 닭 요리 전문점이 있다. '호호불똥'(051-852-7565)과 '모닭불'(051-303-0993)이다. 두 곳 모두 신선한 재료로 만든 독특한 양념 소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다양한 맛을 가진 닭의 세계로 안내한다.
◇호호불똥
- 매운닭발, 입에 넣는 순간 '아차'
- 조미료 쓰지 않은 순수 매운 향
- 양념 냄새만 맡아도 군침 돌아
- 자극 강한 맛에 소주와 찰떡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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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불똥'의 닭발은 매운맛으로 유명하다. 조미료 없이 만든 양념이 중독성 있는 맛을 만들어 낸다. 뒤쪽은 매운 닭날개. |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호호불똥에서 내놓은 '매운 닭발'을 먹고 나서다. 어른의 중지보다도 더 큰 닭발을 씹는 순간, '아차'하고 신호가 왔다. 재미있는 건 그 강한 향을 맡은 순간 침이 고였다는 사실. 호호불똥 권기방 대표는 매운맛을 느끼는 순간 스트레스가 날아간다는데 글쎄, 다른 의미로 스트레스가 쌓여가는 느낌이다. 너무 매워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젓가락이 접시 쪽으로 가고 만다. 권 대표가 직접 만드는 양념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매운맛을 조절하지 못한다고 한다. 같이 나온 계란찜으로 그나마 매운 통증을 없애가며 먹었는데 그 순간 드는 생각은 소주 안주로 잘 어울리겠다는 것이었다. 단언컨대 이곳에서 소주 마신 후 내뱉는 "캬~" 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깊은 울림일 것이다. 과연, 권 대표는 주당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한다.
13년째 이어온 사업으로 이미 주변에 입소문을 많이 탄 상황이다. 호호불똥이 불야성을 이루는 모습을 보고 주변에 닭발 가게가 많이 생겼다고 한다. 식어도 음식 맛은 여전하다. 그 때문에 부산 시내 비교적 먼 곳까지도 배달을 나간다고 한다. 또 휴가철 이곳에서 닭발이나 닭 날개를 산 후 휴가지에서 따로 구워 먹기도 한다고.
낡은 가게 속 주방을 거리낌 없이 공개한다. 양념이나 채소, 닭을 보여주고, 창밖에서 요리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하지만 소스에 들어가는 재료는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연일시장 인근.
◇모닭불
- 닭 요리 아우르는 닭 전문점
- 요리마다 맞춤형 육수·양념
- 두툼하고 꼬들한 닭갈비 별미
- 닭칼국수 한 젓가락, 깔끔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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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닭불'의 닭 칼국수는 진한 육수와 쫄깃한 면발이 매력적이다. |
"일단 우리 가게에 있는 음식 다 맛보소(보세요). 맛없으면 맛없다고 (기사) 써도 됩니다."
모닭불 조용록 대표의 자신감 넘치는 말이다. 조 대표가 강조하듯 모닭불은 닭 요리 전문점이다. 흔히 전문점이라고 하면 한두 가지 메뉴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데 반해 모닭불은 닭 요리를 전반적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닭갈비부터 날개, 닭발을 직접 구워 먹을 수 있으며, '닭도리탕'과 초계탕, 닭 칼국수까지 맛볼 수 있다. 음식마다 들어가는 양념이 다르고, 육수도 따로 만든다. 그래서 육수 보관용 냉장고와 음식 보관용 냉장고는 10개가 넘는다. 조 대표의 부지런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남 밀양에서 직접 재배한 쌀로 밥을 짓는가 하면 참나무 장작으로 직접 초벌을 해 기름기를 뺀 닭고기를 제공한다.
큼직하고 두툼한 닭갈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초벌에 구운 냄새도 식욕을 자극한다. 기름기가 빠지고 향긋한 양념을 묻힌 고기가 담백하다. 양념 향이 고스란히 느껴져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닭갈비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두툼하게 썰린 고기가 주는 시각적 효과는 씹는 맛을 더한다. 살짝 매운맛이 나는데, 단맛도 같이 난다. 닭 칼국수 역시 진한 육수가 일품이다. 잘게 찢은 닭고기와 갖가지 채소가 얹혔다. 진한 육수가 시원하다. 닭갈비를 먹은 후 맞이하는 칼국수는 입안을 깔끔하게 씻어준다. 조 대표는 닭갈비나 날개를 먹은 후에는 닭 칼국수나 초계탕 메뉴를 시켜볼 것을 권했다.
모닭불 역시 입소문으로 먼 지역에서 찾아오는 단골이 많은 가게다. 이는 조 대표의 부지런함이 빚은 결과다. 요리마다 다른 양념이나 육수, 또 구이용과 탕에 쓰는 닭 품종을 다르게 쓰는 세심함이 모닭불만의 맛을 만들어냈다. 부산 사상구 덕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