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야기 월요일 아침에) 삼천포 새벽 활어경매장에서

[백두산]

(사람 사는 이야기 월요일 아침에) 삼천포 새벽 활어경매장에서

  글쓴이 : 박재곤     날짜 : 13-09-23 08:04     조회 : 1     트랙백 주소

 

 

 

 

(1)

생기(生氣)가 철 철 넘쳤다. 삼천포의 새벽 활어경매장에는.

전 날 밤 늦은 시간까지 ‘웰빙 실비집’에서 술을 마시고 헤어지는 마당에
삼천포의 산꾼 친구들이 “내일 새벽 4시에 삼천포 어항 바닷가에서

만납시다”고 했다.

정말 '얼쑤’ 였다. 내가 삼천포를 몇 번이나 와 봤을까. 적어도 두 자리수가
넘을 것인데, 아직은 새벽활어경매장을 보질 못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마실 음료(지금은 우유)를 구입하고 택시를 탔다.

어항(漁港)에서 가장 가까운 숙박시설로 안내를 해 달라고 했더니

택시기사는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는지

“시설이 새로 지은 모텔들 보다는 못한데요. 그래도 좋으냐”고 묻고는

'삼천장여관' 앞에서 차를 세워 주었다.

새벽에 일어나 보니 여관의 바로 길 건너 편이 활어경매장이 있는 어항이었다. 

(2)

몸 상태로 보아서는 깊은 잠에 깊이 빠질만도 한데, 눈을 떠 보니 03시를
조금 넘겼다.

약속한 데로 04시가 되어 친구 분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더니

두 분 친구 분은 ‘벌써’ 활어 판매장에 나와 있었다.

삼천포는 아니지만 다른 어느 재래시장의 과일경매 현장은 본적이

있었지만, 이 곳 삼천포 활어 판매장의 분위기는 판이 했다.

흔히 쓰는 용어로 ‘물에서 갓 잡아 올린 물고기가 뛰는 모습’

그대로 생기가 철철 넘쳤다.

경매인들의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활어들이 판매가 이루어 지는 듯 한데,

도무지 어떻게 거래가 성사되는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굳이 알 필요도 없었다. 나에게 필요한 한 것은 내 몸에 그 싱싱한

활어경매장의 생기를 불어 넣을 생각 뿐이었다.

(3)

사람들은 모두 ‘삶이 고달프다’고 한다. 그렇다. ‘고달프지 않는 인생은 없다’.

이제는 오래 전의 일이 되었지만, ‘청소년 전화상담’의 상담원으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자살을 하겠다”는 한 소년의 협박성(?) 목소리로 상담을 해 온 ‘상담건’

하나가 지금도 크게 기억에 남아 있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동안 그 소년은 일방적으로 전화기를

놓지 않고 '죽어야 할 이유’ 즉 ‘번민’을 정연한 이론을 펼치며 늘어 놓았다.

4시간을 몽땅 그 소년에게 전화기를 점령 당하고 내 쪽에서는 한 마디

‘상담의 말’도 해 주지 못한 상태에서 상담전화는 6시가 되자 끊어 졌다.

다음 상담이 있었던 날 2시, 정확하게 그 소년의 상담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

무척 반가웠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았던 그 소년’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게 되었으니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그 날은 상담에 들어 가기 전에 내 쪽에서 먼저 부탁을 했다.

“오늘은 내가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 10분만이라도 달라”고.

그래서 내가 그 소년에게 들려 준 말은 “그래, 나도 번민이 누구 못지

않게 많은 사람인데, 그렇다면 나와 함께 한 번 죽어 보자.

그러고 나면 남는 것이 무엇일까. 죽어야 할 그 ‘번민’들 모두도 다 함께

살아 질 것이다. 그래서 산다는 것은 고(苦)이고 ‘번민’하는 것 아니겠는가.

즉 고(苦)와 번민은 바로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세상에는 번민이

없는 인생은 없을 것이다” 라는 말로 그 소년과의 상담을 매듭지었다.

아마 그 소년은 지금 쯤 장년이 되어 ‘힘차게’ 살고 있을 것으로 믿어 진다. 

(4)

삼천포 새벽 활어 경매장의 모든 사람들은 활기차게 움직였다.

그들 역시 일을 마치고 나면 몸이 고달프고 ‘힘이 든다’는 생각들이야 하겠지.

그렇지만 하루가 지나고 또 새로운 날이 밝아오면 생기를 되찾고

생기가 철 철 넘치는 삶의 현장으로 다시 나오고 있는 것이겠지.

[백록담/백철기]

새벽에 일을 나가는 사람은 참많은것 같네요. 경매하는 사람들 환경미화원
그분들이 열심히 일하는 바람에 우리가 잘 지내고 있는것 아닌가요.

[보사동우회]

선배님 정말 감사함니다 열심히 사는 우리 국민의 모습을 멋지게 소개해 주셨읍니다 ,국민 대부분이 선배님 같이 부지런 해서 우리 나라가 발전한것이겟죠?
좋은글 기대하겟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