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과 그 주변(개미마을→인왕산→무계동→백석동→세검정→석파정별당)

[드류]

▶ 산행일자 : 2010년 6월 2일(수), 덥고 연무 낌

▶ 산행인원 : 2명(아내, 나)

▶ 산행거리 : 도상 4.5㎞

▶ 산행시간 : 5시간

아내가 개발한 코스다. 산행 겸하여 동네 골목길 관광하는 코스다. 금년 들어 세 번째라는 아내

앞세워 간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2번 출구로 나가 7번 마을버스 탄다. 버스는 유진상가

돌아 올라간다. 개미마을 종점 바로 전 정류장에서 내리는 것이 좋다. 개미마을의 벽화(담벼락

에 그린 그림)를 구경하기 위해서다.

개미마을. 달동네다. 주민들이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이 개미를 닮았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 붙였

다고 한다. 인왕산 골짜기를 가운데 두고 산기슭에 허름한 집들이 들어섰다. 담벼락에 그림(서

울 5개 대학교 미술전공학생들이 그렸다고 한다)이 있어 소박하고 따스한 기운이 감돈다.

주계곡 따라 올라가다 왼쪽의 첫 지계곡의 소로로 든다. 마치 눈이 내린 듯 아카시아 꽃이 땅바

닥에 하얗게 깔렸다. 머리 위로는 아카시아 꿀 채집하는 벌들이 하도 윙윙거려 겁이 날 지경이

다. 움츠리고 잰걸음한다.

1. 산행로

2. 개미마을 아카시아 숲

한 피치 오르면 지능선이다. 이정표에 기차바위 0.6㎞. 아카시아 숲속 마사토 길이다. 등로 주변

에는 국수나무 꽃이 한창이다. 국수나무는 가지를 잘라 껍질을 벗기면 국수같이 하얀 줄기가 나

온다고 그렇게 이름 붙였다.

3. 국수나무 꽃

완만한 슬랩 오르면 주능선. 소나무 숲길이다. 북한산 비봉 연봉이 보인다. 족두리봉 향로봉 비

봉 승가봉 문수봉 보현봉이 한눈에 찬다. 다만, 연무가 짙어 뿌연 것이 흠이다. 건너는 북악산

(백악, 342m, 청와대 뒷산)이다. 이제 등로는 주로 너럭바위다.

4. 인왕산 등로

5. 북악(청와대 뒷산)

6. 인왕산 주등로

7. 인왕산

8. 기차바위

9. 가운데는 북한산 보현봉

10. 아카시아 꽃

기차바위 넘고, 자하문으로 내리는 성곽을 넘는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무악재 너머 안산

(296m)을 감상한다. 저 안산을 두고 조선 한양 도읍을 좌북악 우안산으로 자리 잡는 것을 고려

했다고 한다.

11. 서울시내, 멀리는 남산

12. 기차바위 뒷면

13. 안산

인왕산 정상에 올라 삼각점(서울 467, 1994 복구) 들여다보고, 지나온 자하문 성곽 쪽으로 간다.

성곽을 오른쪽에 두고 내린다. 가파른 슬랩에는 철사다리가 놓여있다. 왼쪽 사면으로 내려 골짜

기 돌길로 간다. 한갓진 길이다. 계곡 옆 산기슭에 집 한 채 있어 50년 넘도록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 사신다. 마루에 걸터앉아 냉수로 목추길 것을 권하신다.

집 뜰에는 갖은 화초를 심었다. 건너 사면에도 할아버지가 개나리를 심었다는데 봄이면 그 화려

한 것이 아주 장관이라고 한다.

14. 아카시아 꽃

15. 국수나무

16. 붓꽃

17. 아카시아 숲

깊은 계곡에 빠지지 않도록 산기슭 소로를 조심스럽게 내리면 부암동 동네다. 반계 윤웅렬(대한

제국 시기에 법무대신과 군부대신을 지냈다고 한다)의 별장 복원공사 중이다. 그 아래 빈터가

현진건 집터다. 수십 개 벌통을 놓았다. 현진건은 1943년 장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3

세. 애석한 일이다.

그 옆 골목길로 들어가면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 이용(李瑢, 1418~1453)의 별장인 무계

정사(武溪精舍)가 있었던 터다. ‘武溪洞’이라는 각자는 안평대군의 글씨라고 한다. 이곳이 그때

는 절경이었던가 보다. 안평대군이 꿈속에서 무릉도원을 보고 당대의 최고 화가인 안견에게 들

려주고 그리도록 했는데 그것이 ‘몽유도원도’이고, 이곳이 꿈속에서 보았던 무릉도원과 같다하

여 터 닦고 정자를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 흔적이 남아있지 않다. 이 건물은 나중에 지은 것

이다.

18. 안평대군 이용의 별장 터

19. 안평대군 글씨

동네 빠져나가면 자하문 터널 위 대로다. 점심때여서 길 건너 유명하다는 손만두국집을 찾았다.

방이고 마당이고 만원일뿐더러 수십 명이 번호표 받고 대기 중이다. 만둣국 1그릇이 만원이 넘

게 받는다고 하는데도 이리 몰리다니 우리도 덩달아 줄서고 싶었으나 그 시간이 아까워서 그만

둔다.

버스정류장 옆 소머리국밥집에 들려 냉막걸리 한 병 반주한다. 얼근하여 더 바랄 게 없다. 북악

산 뒷자락 산허리로 난 동네 길 따라 백사실(白沙室)계곡 찾아간다. ‘커피프린스 1호점’ 촬영지

라는 ‘산모퉁이 찻집’에 들린다. 집 안팎으로 무덤의 석물을 모아 장식하여 약간 괴기스런 분위

기가 풍기는데 이 집 또한 인파로 붐빈다. 가장 값이 싼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이 6천원. 1잔 사

서 아내와 나눠마신다.

20. 인왕산

20-1. 북악의 뒷모습

21. 자하문 너머 서울시내

22. 불두화

동네 골목길 지나면 계류 졸졸 흐르는 백사실계곡, 백석동천이다. 백악(북악산)의 아름다운 산

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이다. 백사 이항복이 별장을 지었다고도 전해지는데 조선시대 별

서가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별서(別墅)는 농장이나 들이 있는 부근에 한적하게 따로 지은 집으

로 별장과 비슷하나 농사를 짓는다는 점이 다르다.

고목의 느티나무가 연못 주변으로 둘러있고 맑은 계류에는 개도맹(개구리, 도롱뇽, 맹꽁이)이

살아 심산유곡인 듯 별유천지가 여기다.

23. 백석동천 각자

24. 백석동천(백사실계곡)

25. 무꽃

26. 작약 

백사실계곡 바로 아래는 달동네다. 계곡 암반마다 집 지었다. 일붕선원 지나 큰 개울 따라 내리

면 세검정이다. 길 건너 ‘석파정 별당’ 들린다. 그런데 ‘석파정’은 어딜까? ‘동네 골목길 관광 제4

코스/부암동’ 안내도에 명시된 석파정을 찾을 길이 없다. 그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도 모른다고

한다. 아쉬운 발길 돌린다. 집으로.

27. 세검정

28. 나무쑥갓(마가렛)

29. 디기탈리스

[메아리(김남연)]

두 분이서 여유로은 산책을 하셨네요...사진만 보아도 여유로움이 묻어납니다.. 아주 좋은 코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