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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 2021년 5월 8일
○ 날씨: 수원은 애매한 날씨였어요. 일교차가 크다고 해서 반팔도 따로 챙겨갔으나 긴팔로 충분했습니다. 태풍급의 강풍이 분다고 했는데 늦은 오후부터 바람이 많이 불었어요.
○ 절기: 입하(5월 5일) 절입 후 3일.
○ 토종학교 풍경
입학식 즈음에는 지저분했던 곳인데 점점 정비되고 있네요.
누름이?가 먼저 와서 인사를 해주어 기분 좋았구요. 식물들은 이른 아침 해가 동쪽에 올랐을 때의 그 빛으로 보면 정말 이쁘거든요. 그래서 부지런을 떨어 일찍 밭에 갔습니다.
그런데 더 일찍 온 분 있더군요. 그 분도 은근 잔소리쟁이. 계속 워쩌구~ 줘쩌구~ 하면서 왔다리갔다리. 여기저기서 갑툭튀하는데 홍길동이 조상인줄. ㅎㅎ 담엔 더 일찍 가야겠습니다.
여기저기 개인밭들은 더 화려해지고 있어요.
○ 8기 작물들
1. 메옥수수 화천111 SD5809
드디어 옥수수 이름과 씨드림 번호를!!!
더불어 식물, 풀데기, 퍼런 것들, 작물, 농산물 등등으로 부르던 것도 어느 순간 '작물'로 구분해서 부르고 있습니다!!
2. 진안 토마토
잘 '자리잡고' 있습니다~
3. 보리완두
보리완두가 훅 자랐어요.
얼핏봐선 누가 작물이고 누가 풀인지 구분을 못하겠는데 잘 살펴보니 완두가 손을 뻗기 시작했네요. 어떤 애들은 지지대로 안오르고 풀들에 엉겨있는데 그것도 신기하고, 손톱처럼 가느다란 줄기를 뻗어내는 모습도 신기했습니다. 한편으론 아니 쟤들은 지지대도 해줬는데 왜 여기저기 엉겨붙고 난리람 하는 심정도 들었습니다. ㅎㅎ 딱 질색. 소름. ㅎㅎ
3. 감자들
- 포천 분홍감자
- 강화55 분홍감자
- 수원 지게감자
- 양평205 자주감자
- 홍천감자
홍천감자는 보리완두옆에 있는데 줄이 삐뚤빼뚤이라 웃음났고. 분홍감자들은 잘 자라고 있어요. 특히 맨 왼쪽 두둑에 심은 아이들은(아마도 포천분홍) 간격도 좋고 나란하고 튼튼하게 자라더군요. 그런데 자주감자랑 지게감자는 하나도 안올라왔어요. 두 개 중 하나는 제가 자르고 심은 것 같아서 또 옥수수 마냥 걱정이 스물스물 올라왔지요. 이건 뭐 부채장수와 우산장수 형제의 어미도 아닌데 밭에선 왜 이렇게 걱정할 일이 많은지 신경쓰다간 제 명까지 못살겠다 싶네요.
하지만 모두들 '아직' 안올라왔네라는 반응이고 카페에도 찾아보니 씨앗마다 토양마다 다 다르다는 이야기들이 대세라 아~ 그런거구나 했습니다. ^^
4. 딸기들
꽃들이 다투어 피다가 안보인다 싶으면 열매가 맺혀요~~ 깜짝 놀랄정도로 주렁주렁 열매들이 맺혀있는 것이 또 신기합니다. 왼쪽이 물통옆. 오른쪽이 하우스 뒤편에 있는 아이들이에요. 저렇게 열매가 많은데 작년보다 열매가 없다며 관리를 잘해야겠다는 7기선배의 말도 역시 신기방기.
5. 고수들
왼쪽은 하우스 안에 있는 아이들. 그냥 봐도 많이 올라왔지요. 오른쪽은 밭에 있는 아이들인데 들춰보면 많이 올라오는 중이에요.
이 아이들도 씨앗의 이력이 어찌 되는건지 이제야 궁금해지는 중입니다.
6. 열무들 F1
보시다시피 열무들 점점 누래져요.
이 열무들은 F1종자에요.
7. 고추들
- 화천재래
- 칠성초
회천재래와 음성재래로 알고있었는데, 옥수수 아래 심은 아이들은 '칠성초(사진 오른쪽), 물통 앞에 심은 아이들은 '화천재래'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화천재래는 불유구님이 은은가와 전국으로 알리게 된 토종고추에요. 씨앗을 발견하게 된 계기나 씨앗기증자의 유래에는 한반도의 역사적인 배경도 담겨있답니다.
https://youtu.be/EWz5QAvdDNk
8. 감참외
감참외는 아직 자리잡는 중인가봐요.
9. 개나리삽목과 꽃밭
- 개나리
- 유채
- 꽃들
- 발아점, 생장점
지난 주에 개나리삽목 옆에 느닷없이 올라온 아이들이 배추냐 풀이냐 뭐냐 했는데 유채라는 것을 알게되었고요. 꽃밭선배에게 안보이던 것들이 갑자기 보여서 놀랐다고 하니 발아점, 생장점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답니다.
역시 이론으로만 알던 것인데 직접 경험하는 것은 처음이네요. 호밀이 갑자기 쑥 올라오고 유채가 갑자기 땅을 점령하는 것이 그동안 뭘 놓쳤던 것이 아니었어요. 때만 기다리던 작물들이 조건이 갖추어지면 어느 날 갑자기 이때다!!!! 하고 튀어오르거나 몸을 변화시키는 것이었어요.
식물이 싹을 틔우고 생장하기 위해서는 각자에 맞는 최적의 조건들이 만들어져야 가능하다는 것을 배웁니다.
10. 토란
토란밭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작물이 늘어날수록 관찰할 것들도 많아지는데 뭔가 대책을 세워야겠네요. ㅎㅎ
○ 오전 밭공부
1. 감자밭 북주기
먼저 솎아준 후
감자 키높이 만큼 양옆의 흙을 올려준다.
북주기 한 다음에 멀칭하기. 멍게님이 멀칭을 너무 이쁘게 잘해주어서 한 컷.
오랜만에 위에서 찍은 집단노동 사진.
북주기를 왜 하는지는 못들어서 다시 들어봐야 합니다만. '토종농사는 이렇게/변현단' 오늘 빌려서 잠깐 들춰보니 '북주기'가 '북돋아주다'였네요!! 또 놀라고 있습니다. 북주기 뭘까요?? ㅎㅎ 왜 할까요?? 인간에게 북돋아준다는 것은 뭘까요?? ㅎㅎ
2. 선비잡이 콩 심기
과거시험을 보러가던 선비가 우연히 이 콩을 넣은 밥을 먹고 그 맛에 반해서 계속 그 집에 머물게 되어 과거시험을 못갔대요. 그래서 선비를 잡아 둔 콩, 선비잡이콩이 되었답니다.
서리태처럼 생겨서는(저 색 비슷한 것으로 아는 것이 서리태 뿐) 고소한 맛이 강했어요..
콩은 옥수수 사이사이 심어줬습니다. 진영씨 시범
이 때 두 팀으로 나눠서 한쪽은 수세미터널 만들었고 다른 팀은 선비잡이콩과 목화를 심었어요. 모처럼 두 분 선생님들이 역할을 나눈 것은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성별로 나눠지더라도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먼저 물어봐주면 좋겠습니다. ~~ 팀구분을 성별로 안하면 더욱 좋겠습니다~~^^
3. 목화심기
수세미터널 세우는 것 찍는 동안 다른 한팀은 목화를 심었다는데 못봤어요. 다 심고 주변 풀로 멀칭한 것이 이뻐서 찍었습니다.
4. 수세미터널 세우기
- 수세미와 오이 심기
- 용인80 SD6867 용인오이, 정선 물오이
- 건초더미 모으기
수세미터널을 만들고, 수세미와 두 종류 오이를 심었고요. 개울가에 있던 건초더미를 날라왔어요. 작년엔 직접 풀을 벴다는데 올해는 수원시가 다 베어놓은 것 나르기만 해서 좋다네요.
○ 점심식사
초기에 듣기론 밭에 있는 작물 먹기 바쁘다~ 했는데 식탁은 점점 김밥이 점령하고 ㅎㅎ 다 김밥은 아니구요. 정성스럽게 도시락 챙겨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항상 맛있게 먹습니다. 집 반찬 챙겨오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
○ 오후 강의
- 초코볼(씨드림 사무국장)
- 농촌마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나?
작년에 토종학교 문의할때랑 올초 신청할때 모두 답해주신 분이 초코볼님이고 게시판에서 자주 뵙기도해서 내적 친밀감 일단 높습니다. ㅎㅎ 그래서 얼굴 뵈니 반가웠습니다.
내용들이 다소 민감할 수 있어서 영상은 생략하셨다는데, 저 역시 어디까지 어떻게 써야하나 이 부분만 남겨두고 이틀이나 고민했네요. ㅎㅎ
이야기 들으면서 가장 많이 떠올린 것은 '운이 정말 좋으시구나.' 그리고 '스스로를 잘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생활과 현실을 잘 알고 만들어 가는구나.', '가족과 지인을 비롯해서 좋은 사람들이 있구나.' 였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신 것이 물흐르듯 우연으로 이어져 인연이 되고 현재에 이른 것 같아서 부럽기도 했습니다.^^
재미있었던 것은 '시골 재벌설??' 어떻게 잘보이면 콩고물 좀 떨어질까하는 사심이 마구 일었습니다. ㅎㅎ
말씀을 편하게 잘 하셔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내내 재미있게 들었구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드러내어 주셔서 고마웠답니다.
지금 살고있는 마을에 정착하기까지의 여정도 흥미로웠습니다. 현재 농촌이 어떤가, 그분들이 규정하는 이방인은 누구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는 기준은 무엇인가, 또 부역에 대한 이야기들은 오랜만에 다시 들어보았네요.
마을기금에 대한 이야기는 잘 못듣던 것인데 그럴수도 있구나 싶었답니다.
저 종이.. ㅎㅎㅎ 내용을 정리해 오셔서 하나씩 짚어가며 이야기해주셨는데 웃음났습니다. ㅎㅎ
이야기 중에 가장 좋았던 것은 구태의연한 지방행사를 뒤집어 진안에서 토종씨앗수집을 하게 된 것과 씨앗기증자님들의 이야기와 음식이 담긴 책을 발간하게 된 사연이었어요. 저 작업을 씨드림에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저 책도 씨드림에서 나온 것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초코볼님 노력의 결과라는 걸 알고 많이 놀랬습니다.
어제 본 영화에서 '지금은 우리 둘 뿐이지만 변화는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라던 대사를 듣는 순간 초코볼님의 이 사업이 떠올랐답니다. 힘들고 지난했다고 하시지만 너무 가치있는 일을 하신 것에 크게 박수칩니다.~
농촌적응기는 초코볼님 개인의 경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지만, 들으면서 역시 나같은 조건은 안되는구나. 하는 좌절감이 먼저 들었어요. ㅎㅎ
그런데 덕분에 제가 20대에 혼자서 귀촌을 시도했었던 것이 기억났지 뭡니까. ㅎㅎ 농사는 안지었지만 말씀하셨던 부역에도 자주 참여했고(산골이라 곡괭이 들고 산불 끄러 다님. 지금 산불철입니다. 산불 무섭습니다. 자나깨나 불조심.) 버섯농사 많이 짓던 곳이라 버섯균 넣는데 불려다니곤 했네요. 그때 기억이 나쁘지 않은데 어쩌면 저도 초코볼님처럼 운이 좋았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아니면 그때 제가 어려서 정말 눈치가 없었던 것일수도 있구요. ㅎㅎ
물론 이장님네 젊은 사모님은 노골적으로 싫은 내색을 했고 마을주민들 중에는 말 옮기기 좋아하는 분들도 있어서 온갖 말들을 다 전해주기도 했지만, 대체로 섞여들어가기에 무난했답니다. 물론 공동체 마다 기질은 조금씩 다르고 농촌 지역은 더 폐쇄적이겠지만 이런 정도는 어느 사회나 있는 모습들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아주 오래전이었지만 그 분들도 제 눈치도 보고, 싫어하는 것은 안하려 했었어요. 오히려 공동체성을 잘못 이해하는 도시인들 보다 거리를 잘 지켜주었던 기억이 나요. 젊은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기도 하고 많이 얻어먹고, 인사는 잘해서 궁금한 것 물으면 어른들이 이것저것 잘 알려주시기도 했구요.
제가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농촌의 폐쇄성과 도시인들의 몰이해가 정석처럼 굳어지는 것인데요. 물론 어느 정도 그런 특색은 있겠지만 개인적 경험과 마을에 따라서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것과. 제가 귀촌을 시도했을때보다 수십년이 지났는데 농촌도 좀 더 트이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 그리고 농촌이 아직도 그렇다면 문제다. 농촌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또 점점 더 저와 같은 삶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런 조건의 사람들이 농사를 짓거나 도시를 벗어나 살고자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는데 누군가 저와 같은 이들을 위한 고민을 한 경우는 없을까 궁금했답니다. 토종씨드림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당연하게 이야기하는 가치나 태도는 이제 많이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그에 속하지 못하는 저같은 경우를 위해서 씨드림이 아니라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해주심 참 고맙겠다는 욕심도 내어봅니다.
앞으로 이 주제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 나눌 수 있길 기대하고요. 함께 궁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을 너무 잘하셔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 김메주시는 이웃 할머니 이야기, 풀의 소중함.
콩농사에 대한 기대와 토종작물의 판매에 대해서도 기억나네요. 모두 중요한 이야기였습니다.
○ 이모저모
- 흰당근, 미나리, 들꽃다발, 무
어린이님이 들고 있는 '흰당근'은 원래 저런 모양인가요?? 물통옆으로 '미나리'가 많다는 것도 알게되었죠. 지선님이 만든 '들꽃다발'인데 아마 저 꽃들이 먹을 수 있는 나물들이라고 했던 것 같네요. 그리고 저렇게 알이 굵어진 '열무들".
- 곤충들 : 달팽이, ???, 개미집, 브로치
이번엔 멀칭 뒤집다 큰 지렁이를 한번 만났는데 얼른 다시 덮어버렸습니다. 달팽이는 괜찮아요. 저기 모여있는 분들은 벌레 관찰중이에요. 관찰하면서 '몸통이 잘린건가?' 이런 공포스러운 말을 하면서 찍으라고 하니.. '노!'입니다. 벌레 안찍고 들고있는 사람들만 찍었습니다. ㅎㅎ 선비잡이콩을 심는데 개미굴을 발견했고요. 저 분은 하나에 만원씩 삼만원짜리 브로치 달았다고 자랑중이에요. ㅋ
- 내 밭 : 위치. 해. 로즈허브
현실과 이상의 차이가 상당했던 밭 다시 정비했습니다. 저 곳을 택한 이유는 잡초 많은 경사진 곳을 활용하고 싶어서 였는데요. 저곳에 해바라기를 심겠다니 위치가 동쪽인데 해바라기는 해를 많이 필요해서 괜찮겠나 하시더군요. 작은 밭 하나에도 신경쓸 것이 이렇게 많은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하고, 풀이 많으면 곧 뒤덮힌다고 정리해 주어서 아까 목화밭처럼 초록들로 이불덮어줬습니다. 초록라인이 보이는 것이 밭이 이뻐보이네요.^^
그리고 처음으로 하나 심었습니다. 죽은건지 산건지 모르겠으나 집에 화분 다 말랐는데 이 아이만 아직 파래서 심어보았네요. 그런데 생장점을 모를때 생장점만 골라서 잘려진 아이라 살려는지는 모르겠어요.
- 2단 둥근 꽃밭
아침에 들어 올때 보니 안보이던 둥근 밭이 보였는데 그 곳을 꽃밭선배가 다 정비하여 꽃밭으로 만들었어요. 대박입니다!!!
- 퇴비통
첫날 퇴비통이라고 이야기 들은 후 처음 들여다 봤지요. 뭐가 많이 쌓였네요. 고추밭에도 윗집에서 퇴비되라고 던져준 토마토들이 있거든요. 여기에도 고구마, 토마토 다 들었네요. 문제의 그 옥수수들도 여기 들어갔을거에요.
- 정리
저녁에는 다행이 혼자 있을 수 있었습니다. 😀 냉동실도 정리하고, 멍게님에게 부탁한 설거지감들 다 꺼내놓고 제가 문잠그고 나왔습니다. 나와서 보니 누구는 딸기 빼놓고 안가져가고, 의자들도 밖에 있어서 넣어뒀지요. 홀로 마감 너무 좋네요!
- 개나리 울타리
버스타러 도로로 나왔는데 도로와 접한 곳에 개나리 삽목이 심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또 와~ 감탄했습니다. 꽃밭선배가 개나리삽목을 열심히 키운 이유가 울타리를 만들 목적이었다더니 여기에도 심을 줄은 몰랐어요.
○ 이생각 저생각
- 농사계획
막상 밭을 만들고 보니 어디서부터 뭘 해야 하는지 막막하더군요. 농가월령가니 뭐니에서 초봄에는 농사계획을 세우고~ 하는 것이나, 김석기님이 이야기해준 전통밭에서의 다양한 시공간을 활용하는 전통농법들, 백수연님이 채록한 농부님들의 농사시기들은 작물과 흙, 날씨의 특성을 하나하나 잘 알고있어야 가능한 것이었어요.
밭도 늦게 만들고 뭘 심어야할지도 모르겠어서 이제야 공부한다고 카페 검색하다 어느 분이 이 책을 추천해주셔서 일단 대여하고.. 유튜브 검색하고 있습니다. ㅎㅎ
- 씨앗의 역사
또 이제야 씨앗의 역사와 고유성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한 공부가 아닐까 생각중입니다. 토종학교니 모두 토종이어야한다는 입장은 아닌 것 같더군요. 그래도 토종학교는 다른 텃밭학교들과 달리 채종포나 육종가를 육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고 흔치않게 채종을 가르쳐주는 곳이니 배우는 동안은 본디의 목적을 생각하며 배움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에요.
이 생각들에 이르러 다시 받아놓은 씨앗들을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욕심만 낸것이라는 것이 대번에 보이네요. 무엇보다 저 씨앗들의 역사를 전혀 모른다는 것을 알고 뜨악했습니다. 가운데 자잘한 씨앗은 이름도 몰라요. 저 중에선 율무 정도만 관심이 있는데 율무도 씨앗의 이력을 묻지도 않고 받기에만 바빴지요.
만약 육종가가 되고자 한다면 토종이든 아니든 씨앗의 이력을 이해하는 자세부터 갖추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우리 8기 씨앗담당 샬롬님 어서와서 같이 씨앗정리 합시다. 씨앗 정리하고 보영만두 먹으러 갑시다. 안그럼 나 혼자 해버림."
- 농사와 생태주의
양평에서 올때 진영씨 차안에서 정말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오고갔어요. 샬롬님이 씨앗수집할 때 만난 '맛없는 옥수수 씨앗'이야기를 해줬는데 저 역시 뿌리채 뽑혀지는 쑥들을 보면서 '농사 대체 뭐냐'는 질문중이었거든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진영씨가 '농사는 인간중심이에요.'라고 했는데 그 말이 계속 메아리치네요.
농사는 잘 모르지만 생태주의는 조금 이해하는데 농사가 인간중심적이고 작물에 대해 인간 우월적 위치가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반면, 생태주의는 '탈인간중심'시키려는 운동으로 알고있어요. 시각이 이렇게 다른 둘이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 이제야 의아해지더군요. 자칫하면 생태주의의 디자인적이거나 측량적인 테두리만 가져와서 생태주의적 실천을 하고 있다고 믿거나, 진보적인 삶을 산다며 도취에 빠질 수 있겠다는 우려도 퍼특 올라왔답니다. 농사와 생태주의는 갈등이 심할 수 밖에 없고 갈등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문제다. 라는 것까지 생각했습니다. 계속 궁리할 질문들입니다.
○ 밭으로 가겠다는 열무
통안에 든 열무는 3주전에 받아온 것, 왼쪽 누군가 가지런히 묶어 놓은 것은 2주전에 받아온 것. 이 아이들을 어쩔까하다 실험해 보기로 합니다. '냉장고에서 얼마나 버티나!!!'
일주일 전에 마트에서 구입한 당귀는 벌써 누래졌는데 열무들은 밭에 가져다 심어도 될 것처럼 팔팔해요.
○ 절기입하와 수원 동정
- 수원동정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바람 분 후에 쌀나무 꽃들이 다 떨어져 누룽지되고, 입하의 꽃 들장미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 입하 : 5월 5일
"24절기 중 일곱 번째 절기. 양력으로 5월 6일 무렵이다.
이때가 되면 봄은 완전히 퇴색하고 산과 들에는 신록이 일기 시작하며 개구리 우는 소리가 들린다. 또 마당에는 지렁이들이 꿈틀거리고, 밭에는 참외꽃이 피기 시작한다. 그리고 묘판에는 볍씨의 싹이 터 모가 한창 자라고, 밭의 보리이삭들이 패기 시작한다. 집안에서는 부인들이 누에치기에 한창이고, 논밭에는 해충도 많아지고 잡초가 자라서 풀뽑기에 부산해진다./ 민속대백과사전"
첫댓글 청명님 글에 잘 어울리는 곡이 떠올라 올립니다^^ ㅎㅎ
https://m.youtube.com/watch?v=zNAbEw574-Q
ㅋㅋㅋ 개천가에 앉아서 도란도란 잔소리 나누며 같이 들읍시다. ㅋㅋㅋㅋ 글로벌한 시대에 영어 이름 필요하지 않으세요?? 좐리 좡!!!! 딱이다!!!! ㅎㅎㅎ
잘 읽었습니다.ㅎ
감자에 북을 주는 것은 흙을 긁어올리며 풀도 제압하고 ,거름기를 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감자가 볕에 노출되는 것을 막으며 감자 수확량을 높이는 효과도 가져옵니다.
감자가 볕을 보면 파랗게 변해 아린 맛이 돌고, 감자를 만드는 땅속 줄기인
복지가 밖으로 노출되면 감자대신 감자싹이 올라옵니다.
오~~ 그런 의미가 있군요. 알면 알수록 놀라운 농사의 세계에요. @@ 인간에게 대입하는 습을 버려야 하는데 인간사회에 더 관심이 많아서 자꾸 대입하게 되네요. 북돋음을 받은 인간은 흙이 몸을 덮는 무게를 견디며 성장해야 하는 것이니 북돋음이 마냥 오냐오냐는 아니네요. 더 궁리해봐야겠어요.
매번 지혜를 나누어 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