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팔았어요.
하루 동안의 자유
2012-10-17 08:23:52
너무나 아꼈던 18케이 금테 안경이 있습니다.
생각하고 생각하여, 만들어 주었던 안경집에 가서
금테만을 건지려고 합니다.
알을 빼어
헌 안경 태에 넣어달라고 하였습니다.
금테지만 콧잔등에 있는 것과
귀에 걸치는 것만 있는 그런 안경입니다.
18금으로 된 금테 안경을 쓰면
땀을 흘려도 녹이 슬지 않을 것 같아서 만들었지요.
거금을 주고 했는데 아까워서 주일에 교회 갈 때만 쓰게 되니
새 것을 낄 때처럼 갑갑하였습니다.
그리고 남들이 볼 때에 그다지 좋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요.
그 때 당시 비싸게 만들었으니 팔면 그 돈을 요긴하게 쓸 것 같았어요.
소중하게 싸서 먼저 은수저 등등을 판 곳에 갔습니다.
나사는 18금이 아니고 콧잔등에 걸치는 것이랑
귀에 걸치는 것만 18금으로 치더군요.
이제부터는
안경알에 구멍이 두 개나 흠집이 난 안경을 쓰게 되었지만
그래도 희망을 갖고 팔러 왔습니다.
그랬는데...
만들 때 든 돈의 오분의 일도 안 쳐주네요.
올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왔었는데
뒤돌아설 때는 너무 무거운 발입니다.
후회가 가득한
진흙 같은 것을 밟은 내 발은 천근만근 무거웠습니다.
공연히 만들어서 거금도 나갔고...
구멍이 나서 웃기게 된 안경을 그냥 집에서만 쓰게 되었고... 어이쿠!
‘다 초점 안경’이라 엄청 비싸거든요.
오늘도 이렇게 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