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봄날이다.
카페 밖으로 사람이 다니지 않는다. 아들 부부가 경영하는 식당에 일손 지원 나간 아내 대신 카페에 앉아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책을 읽는다. 그것 역시 나른한 봄날을 끌어안는 짓이라 그런지 졸음이 몰러온다.
오전 두 팀을 받았다. 총 다섯 잔을 팔았다. 여성 두 분이 핫 커피를 주문했는데 아이스커피가 나갔다. 새로 만들어 준다고 하니 그냥 마시겠단다. 오송에서 일부러 이곳 카페를 이용한다며 커피가 맛있다고 칭찬한다.
그 이후 젊은 남자 셋은 아이스 카페라떼였다. 오늘 아침 아내에게 아이스 카페라떼 만드는 법을 배웠다. 얼음에 우유 180ml를 붓고, 커피 투 샷을 넣으면 된다고 했다. 아내가 이들 식당으로 간 후 내 스스로 실습도 했다. 만들어 맛보니 그런대로 괜찮았다. 카드 계산을 하고 아이스 커피라떼를 주고, 스스로 만족하며 속으로 ‘성공이야.’ 라고 외쳤다. 그들이 갔을 때였다. 포스기를 보니 4천원 받아야 할 것을 쵸코라떼로 4,500원씩 석 잔 계산한 것을 알았다.
이런ㅡ.
어쩔 수 없다.
그 이후 손님 한 명 없다.
거기 커피숍 갔더니 엉터리야, 란 소문이 벌써 난 것은 아닌지.
어쩌지. 할 수 없지 뭐.
참 조용한 3월 말 봄날 오후다.
- 2023년 3월 30일 카페 ‘시월(詩月)’에서
첫댓글 참 따뜻한 날입니다. 카페 시월의 온기가 전해집니다.
당분간(?) 제가 카페를 지켜야 할 것 같은데 -.
어제도 에피소드가 몇 개 있었죠.
카페서 겪은 작은 이야기를 짧은 '에피소드' 로 쓰라는 부탁도 있네요.
커피 아닌 것 주문받으면 그것 만드는 것도 벅찬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