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을 좋아하는 후배와 함께 본 영화..
어떤 영화인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오로지 선덕여왕의 비담 김남길이 나온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본 영화이다.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이 영화를 보면서 왜 이 영화가 청소년 관람 불가일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되었다.
동성연애, 에이즈, 살인, 교도소, 고의적인 에이즈 감염, 탈옥, 신부의 불륜, 자살, 복수, 강간까지...
결국 이런 소재 속에서 아픈 사랑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사랑 곁에는 마술이 있다.
지독한 사랑 때문에 에이즈에 걸리고 살인을 하게 되고 철저하게 혼자서 외로움 속에 사는 연인 미아(황우슬혜),
믿었던 사랑에 대한 배신, 아내의 불륜과 억울한 구속 그리고 교도소를 나가기 위해 자의적인 에이즈 감염.. 그러나 에이즈에 걸려도 교도소를 나갈 수가 없는 억울한 남자 수인(김남길)이 있다. 죽고 싶어도 죽어지지 않은 정말 불행한 남자..
상병은 마술사다. 사람을 사라지게도 하고 동전을 꽃으로도 만드는 멋진 마술사.. 그를 사랑하는 미아.. 그렇지만 상병이 사랑하는 사람은 함께 마술을 하는 진호를 사랑한다. 진호와 상병은 동성연애자다. 진짜 연인은 이 두사람.. 그렇지만 미아는 지독하게 상병을 사랑했다. 미아는 그 두 사람의 동성연애자라는 사실과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상병 앞에서 진호를 총으로 쏜다. 사랑하는 진호가 죽고 미아가 아닌 상병이 경찰서로 자수하러 간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제주도 바닷가의 작은 레스토랑.. 넓은 바다와 파도.. 그리고 비가 자주 오는 곳..참 풍경이 아름답다.
교도소에서 상병을 만난 수인은 고의적으로 에이즈에 감염되고 마술을 배우고 싶어한다. 사라지는 마술.. 그렇지만 그 마술은 그냥 눈에만 안 보이는 마술이다. 수인이 교도소를 나가야 하는 이유는 아내와 불륜을 저지른 남자를 만나야 한다. 멋진 요리사로 살아왔던 수인을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만든 사람.. 바로 그 사람은 신부이다. 아내이 불륜 대상이 순결함의 상징인 신부라는 설정이 조금은 의아했다. 그 신부를 만나 진실을 듣고 누명을 벗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신부는 스스로 목숨을 끓어 버린다. 이 부분이 약간의 의문이 든다. 우발적 사고..아내이 죽음..수인의 억울한 누명..이런 느낌이 들었는데 명확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상병은 수인이 나갈 때 들어올 때 색종이를 종류별로 많이 사오라는 말과 함께 미아가 잘 살고 있는지 소식을 전해 달라고 부탁한다. 상병의 부탁대로 수인은 미아를 만나러 간다. 혼자서 바닷가 레스토랑에서 색종이를 자르며 하루 하루 살아간다. 이 색종이는 미아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마술사 상병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 그리고 현실을 도피하고픈 바램이었을지도 모른다.
바다를 바라보다가 미아는 바다로 들어가는 수인의 모습을 보았다.
수인은 급하게 마이크를 잡는다. “이곳은 자살 구역이 아닙니다. 다른 구역으로 가주시길 바랍니다. 이 구역은 자살 구역이 아닙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이 대사는 참 의미 있는 대사이다. 결국 수인은 레스토랑에서 차를 마시고 레스토랑 요리사로 취직을 하게 된다.
에이즈는 점점 심해지고 경찰의 포위망은 더 조여온다. 미아에게 자신은 에이즈 환자이고 상병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조금씩 이해해 가고 호감을 가지게 될 때 쯤, 경찰이 오게 되고 수인은 떠나게 된다.
기약 없이.. 그리고 몇 년 후 다시 돌아온 수인.. 그 사이 미아는 강간을 당하게 되고 더 이상 에이즈 예방 약도 먹지 않고 그냥 의미 없이 살아간다. 이 영화는 모두가 우울하지만 유일하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여관 주인 할머니와 살고 있는 손녀 민정.. 미아를 언니처럼 따르고 세상을 따뜻하게 볼 수 있는 맑은 소녀다. 수인이 수배자인 것을 알지만 수인이 착한 사람이라고 믿고 도와준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수인과 미아는 점점 심해져 가는 에이즈이라는 병.. 그리고 경찰의 포위... 그렇지만 수인은 미아에게 요리를 가르쳐 주고 맛있는 요리를 해 주고 폭풍 전야와 같은 슬프고도 뜨거운 사랑을 하게 된다. 그 절망 속에서도 그 순간 만은 이들은 서로 행복했으리라.. 이제 시간이 없다. 진짜 마술이 필요한 순간이 다가온다. 결국 그 바닷가에서 사라지는 마술을 하게 된다. 수 많은 색종이만을 남기고..
폭풍전야는 김남길이라는 배우의 섬세한 영화를 볼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 좋다. 비가 오고 파도가 치는 레스토랑과 예쁜 풍경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영화..
김태희와 엄정화의 얼굴을 연상케하고 김윤진의 목소리를 연상케하는 황우슬혜의 연기는 아주 자연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예쁘다는 생각은 들었다.
비극적인 역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김남길의 카리스마와 분위기 그리고 빠져드는 연기는 멋지다. 너무나 불행하고 억울한 수인의 인생이 가슴 저리고 안타까웠다.
하지만 내용이나 소재가 너무 우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폭풍 전야의 짧고 강렬한 사랑이 이 영화의 우울한 소재들을 덮어버리기엔 역부족이었던 영화.. 영화를 보고 나온 느낌.. 사랑이 짧고 강력했고 아쉽다는 느낌보다는 왠지 이 사회의 안타깝고 어두운 이런 부분이 더 기억에 남았다.
그래도 아름다운 풍경과 화면은 인상적이다.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많이 부는 장면이 많아서 이 영화를 제작한 분들의 수고가 많았으리라는 생각도 들긴 했다.
폭풍전야.. 인생의 마지막에 선 사람들의 짧고 강렬한 사랑.. 배우 김남길의 매력을 볼 수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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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처음처럼의 살아가는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처음처럼
첫댓글 현실성이 좀,,, ^^;
영화나 소설의 매력이 그거이긴 하지만서두, ㅎㅎ 잘보고 갑니다. ^^
이 사람 영화까지찍었군요
내용은 안 볼래요~~나중에 직접 영화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