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물 50년은 기본!
맞춤양복을 만드는 이장복 님 / 포목 장사 55년 최만순 할머니
상주에서 만난 또 다른 한우물 인생은 풍물시장에서 양복점을 하시는 국제라사의 이장복 님과, 포목일을 55년동안 해오고 계시는 최만순 할머니입니다. 상주여행길에서 이렇게 다른 분들의 인생 한켠을 엿볼 수 있어서 조금 흥미로운 시간이었는데요. 각 지역마다 굳이 찾아나선다면 아마도 이렇게 한가지 일을 꾸준하게 해오신 분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그냥 그들의 삶이려나 하기보다 우리 지역을 좀더 알리고 그분들의 고집스런 인생을 드러냄으로써 대한민국의 장인정신도 깨우는 그런 계기가 되었음 합니다.^^
저도 시골에 가면 부모님께 한번 여쭤봐야겠어요. 이런 분들이 계시는지... 우리 지역에서 특이한 점을 개발해 볼까봐요..ㅎ
상주 시내는 첨이라 어디가 어딘지 모르고 앞사람 보고 따라갔었는데요. 남성로라고 적힌 이정표가 보입니다. 그 길쪽을 따라가니 정면 옆으로 국제라사 작은 간판이 보입니다.
남성로 76번지인가 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공간이 좁아서 몇사람 들어가면 꽉찰 공간입니다.
느릿 걸었더니 이미 앞에 분들이 다 들어가셔서 밖에서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유리문 틈으로 양복 칫수 재는 모습을 재연하고 계시는 이장복(69세) 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 생활이 다 비슷했겠지만 이장복 사장님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생활전선으로 뛰어드셨다고 하네요. 몇개의 양복점이 모여 만든 규모가 꽤 큰 합동양복점에 취직을 하셨답니다. 많은 직원들 사이에서 어린 소년이 겪었을 고통과 눈물이 어땠을지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안되겠죠. 기술자로 성장하기까지 수없이 옮겨다니면서 감내해야 했을 시간들... 그 시간들을 인내하고 견뎌내었기에 고향으로 다시 돌아와 자신의 양복점을 개업하고 경영자로 설 수 있었을 겁니다.
양복점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 봤습니다.
가득찬 사람들에 주변 상가분들이 무슨일인가 내다보시더니..그럴만 한것이 몇안되는 인원같은데...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찼네요.
사장님은 의외로 담담하십니다.^^ 취재하시는 분들에게 일일히 답변도 해주시고
이것저것 보여주시고요...
가게 더 안쪽으로 난 방을 보았는데요.
옷수선을 전문으로 하셔서인지 어수선하지만 꽤 많은 일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 좁은 공간, 어지러움 속에 세월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네요.
빨래집게로 꽂아둔 갖가지 물건들하며, 색색깔의 실타래..
두사람 앉으면 딱맞을 공간에서 장인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헤지고 찢어진 갖가지
옷가지들은 다시 태어나는 거겠죠.
결혼예복으로 한벌 멋지게 차려 입으면 마냥 기분이 좋아질 거 같은 오래된 양복점입니다.
옛날 좋은 시절엔 가진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었을 곳. 기성복이 대중화되면서 이젠 그 풍경도 옛추억속에서 찾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그 좋은 솜씨는 어디로 가겠습니까... 어린 나이에 힘들게 배운 기술을 지금까지 이어오시면서 보낸 긴 세월,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랫동안 지켜주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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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순 할머니의 포목점을 들러볼까요
같은 시장공간에 있어서 예고도 없이 찾았지만 싫은 내색 없이 모델이 되어 주신 할머니입니다.
열여덟에 시집오셔서 20대중반..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하게 되었다는 포목일이 지금 여든이 되신 연세에도 꾸준히 해오고 계신다고 합니다. 그때는 보따리 싸서 전국의 시장을 찾아 다니며 장사일을 하셨다고 하네요.
옛날엔 누가 시집 장가 간다고 하면 포목점 찾아서 이불도 바리바리 사고 한복도 식구대로 맞추곤 했었죠. 그때는 아마도 꽤 좋은 시절을 보내셨을 거 같은데요. 요즘은 시장거리에 있는 포목점에서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그리고 실용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한복을 입는 일도 많이 줄어들었고요.아마도 지금은 단골손님들만이 찾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일 밖에 이불과 다른 물건들을 내놓고 다시 들이고 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닐텐데...
그리고 어느 한날 편하게 문닫고 쉬시기나 했을지 ...
55년 동안 해오신 일이라 그냥 하는거지뭐..하는 생각보다는 여든의 나이에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으시는 그 꾸준함과 열정이 존경스럽습니다. 앞으로도 상주의 풍물시장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뵈었음 좋겠습니다.
한 가지 일을 반편생이상 꾸준하게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이 일밖에 없을까.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이게 맞나.. 싶어 한번쯤은 다른일을 꿈꾸고 실제 다른일로 전환을 하는 분들도 많죠. 길게 하든 짧게 하든...어느것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자신이 잘하고, 하고 싶었던을 일을 한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일 겁니다. 이 두분은 잘하면서도 당신께 가장 잘 맞는 일을 선택하신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이 긴 시간동안 한 가지 일을 하실 수 있었던 뿌리가 되지 않았을까요. 앞으로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실 두분의 건강을 빕니다.
네이버블로그원문 http://blog.naver.com/anndam/100096955122
첫댓글 국제라사는 꼭 누군가 뒤를 이어서 해줬으면 하는곳이예요..
그러게요. 3자입장에서 보면 그러생각도 드는데 그분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쉬 드릴 말씀도 아닌거 같구요. 주변에서 충분한 가치를 알아줬을 좋겠어요.
멋지네요. 저도 얼릉 올려야할텐데..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넘 늦게 올려 좀 머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