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나태주 지음, 열림원, 2020. 11)
<목 차>
1부 나처럼 살지 말고 너처럼 살아라
2부 우리는 이미 행복한 사람
3부 풀꽃의 모양은 풀꽃에게 물어라
4부 우리, 함께 멀리 갑시다
<내 용>
- 나는 지금까지 내가 아니어도 좋다. 풀꽃을 그릴 때 나는 한 송이의 풀꽃, 한 낱의 풀이파리가 되기도 한다. 말하자면 그것은 내가 무아경에 이르는, 나 자신을 초월하는 신비한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나는 사물의 본질에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닿았다가 되돌아오곤 한다. 거기서 느낌이 생기고 모습과 소리가 따르고 또 몇 줄기 말씀이 눈을 뜨기도 한다. 그때의 그 황홀감이라니! ~
그러므로 목숨을 가진 존재는 자유로워야 한다. 그리하여 부디 '나처럼 살지 말고 너처럼 살라'고 등 두그려 각자의 방식대로 살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드 '제각각'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하나로 어울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 pp 11~16 <나처럼 살지 말고 너처럼 살아라 중에서>
- 병원에서 풀려나온 뒤로 무엇 하나 감사하지 않은 것, 눈물겹지 않은 것이 없다. 숨 쉬는 것도 감사하고 물 한 잔 마시는 것도 감사하고 부는 바람도 감사하고 밝은 햇볓도 감사하고 고추잠자리 한 마리 아직도 가을 햇볓 속애 힘없이 날아가는 것을 보아도 문득 눈물겹다. 더하여 아내와 이렇게 둘이서 산행을 하는 것은 얼마나 크나큰 기쁨의 항목이라 말해야 할 것인가. - pp 20 <오늘의 건강 연습 중에서>
- 우리는 누구나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문데가 없는 사람이 없다. 나이 든 사람 가운데 몸이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들 삶의 조력자를 원한다. 선한 동행자를 꿈꾼다. 인지상정이다. 누군가 나의 어려운 점을 알아주고 그것을 해결해주었으면 하고 소망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나의 천사가 되기를 원한ㄷ, 이 또한 당연한 인간의 이기심이다.
라지만 여기서 과감한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 거꾸로 내가 다른 사람의 천사가 되어보는 일 말이다. 힘들더라도 그렇게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pp 50~51 <천사는 과연 있는가 중에서>
- 그에게 관심이 있었던 것은 그 물건 자체였다. 일이 성사된 뒤에 그는 나 몰라라 하고 눈을 감았다. 그러고는 웃돈을 얹어 그 물건을 팔려고 했다. 내가 속은 것이다. 애당초 그의 관심은 나와의 약속이 아니었고 돈을 남겨멱는 일이었다. 전형적인 시장중심형, 거래중심형의 인물이었다. - pp 54 <얼마입니까 중에서>
- 그것은 양갱의 단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약간의 소금을 넣어 짠맛을 가미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맛과 짠맛은 전혀 다른 맛이다. 그런데 그 짠맛의 도움 없이는 단맛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조금은 놀라운 이야기다. 우리네 인생에 한 시사점을 준다.
이와 같은 상보적인 일이 어찌 짠맛과 단맛에서만 그러겠는가. 가끔 나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 아름다운 느낌과 더불어 슬픈 느낌이 드는 것을 느낀다. 가령 바이올린 연주곡 <지고이네르바이젠>이나 셀린 디온의 노래 <더 파워 오브 러브>를 들을 때가 그렇다.
마음은 분명 기쁘고 아름다운 선율에 젖는데 한 편으로는 슬픈 느낌이 강하게 솟구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아름다운 감정을 슬픈 감정이 받쳐준 다는 것. 이것은 하나의 신비이고 놀라움이다. 두 가 지 감정의 상보 작용이 서로의 어울림이다. 어찌 그것이 음악을 들을 때만 그러하겠는가. - pp 56 < 양갱의 단맛중에서 >
- 감사는 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감사는 또 형식이나 예외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고 마음의 한 양식과 같은 것이다. - pp110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중에서>
- 꽃이 예쁘게 피어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한다. 생명의 위기라 할지 결핍이라 할지, 구체적으로 겨울을 필요로 하고 얼마간의 추위도 필요로 한다. 아쉬운 점, 모자란 점이 있을 때 그 보상으로 꽃은 더 아름답게 피어나는 것이다. 인생이 더욱 빛나기 위해서는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설 만큼의 적절한 충격과 시련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한다. 결핍과 시련은 이렇게 식물에게든 인간에게든 하나의 축복으로 바뀌게 된다. - pp 184 <꽃은 왜 피는가 중에서>
- 길은 미지未知다. 그리움이다. 우리 앞에 무한히 멀리 이어져 열린 길이 있다는 것보다 더 희망찬 일은 없다. 길이야말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사랑이며 열정이다. 다시 한번 인생 그 자체다. 길과 함께 하는 한 우리의 인생은 결코 고행이 아니고 여행임을 알 것이다. - pp 284 <길과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중에서>
- 병을 얻기 전에는 나도 술을 한두 잔쯤은 마시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병을 얻어 췌당이 나빠진 뒤로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술을 한 잔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것이 조금은 부자연스러웠는데 지내고 보니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얼마나 깔끔하고 좋은지 모르겠다.
우선 시간이 아주 여유로워졌다. 또 그 시간이 모두 말짱하게 정신 차린 깨끗한 시간이 되었다. 영어로 말한다면 '클린 라이프'가 된 것이다. 왜 진즉 내가 이러지 못했던가, 후회스러울 지경이다. 정치精緻한 인생 정미精微한 인생이 된 것이다. 이 얼마나 "야호!"인가? 내 인샹을 내 주관되로 산아는 것, 나의 시간을 오로지 내가 지배하며 나를 위해 쓸 수 있다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산다는 것. 이것은 그냥 하기 좋은 말로 남이 알까 무서울 정도로 좋은 일이다. - pp 291~292 <날마다 이 세상 첫날처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