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씬??? 이렇게 써보자-100jjak
많이들 전투씬에 대해서 고민하고 계신 것을 봅니다.
전투씬 어떻게 써야 해? 부터, 난 전투씬 못 쓰니까 에이, 그냥 패스하자!
라는 반응도 많고...
그래서 전투씬에 대해서 간략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일단!
전투씬에 대해 얘기를 하기 전에 여러분들이 하셔야 할 게 있습니다.
그건 바로...
전투씬에 대한 여러분의 지식을 완전히 깨부수세요!
전투씬을 잘 '쓰는' 방법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투씬을 '왜' 쓰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전투씬이 어렵고, 늘어진다 느껴지고 지루하다 여겨지는 겁니다.
자, 이제 전투씬 어떻게 하면 흥미진진하게 쓰는지 살펴 볼까요?
1. 주인공 위주로 진행되는가? 를 생각해보자.
UFC라는 격투기 경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김동현 선수나, 정찬성 선수가 나가서 싸우면 저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 쥐어지죠.
근데 여기서 좀 생각해봅시다.
나랑 가족도 아니고, 그 선수가 나에 대해서 아는 것도 아닌데 왜 선수가 맞으면 안타깝고, 이기면 내가 환호를 하는 걸까요?
네, 그건 감정이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왜요?
한국인이니까요.
UFC라는 세계적인 대회에 나가서 싸워 이기는 걸 보면, 같은 한국인이니 열광하고 기뻐하는 겁니다.
당연한 얘기죠?
그럼 다른 얘기 해볼까요?
일본의 사쿠라 선수와 야마도라 선수가 싸운다 칩시다.
우리나라 김동현 선수나 정찬성 선수가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는 것보다 더욱 치열하게, 처참하게 싸우면서 둘 중 누군가 승리를 따냅니다.
기술도 화려하고, 엄청난 난타전이 벌어지며, 아주 명경기가 나왔습니다.
근데요.
그런 경기를 보면서 가슴이 뜁니까?
그 선수 개인을 좋아한다면 어느 정도는 그럴 수 있겠지만, 내가 관심 없는 선수라면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특히 요새 같은 시기에 일본인 선수라...
아무리 기술을 멋있게 넣어도, 그냥 그것 뿐입니다.
뭘 얘기하려는지 조금 감이 잡히십니까?
아무리 화려한 전투씬도, '주인공'이 활약하지 않고 '주인공'이 빠져 있으면 독자들은 시큰둥해 한다는 뜻입니다.
감정이입을 해야 할 대상이 '주인공'인데, 그게 없으니 그 긴긴 전투씬은 지면 낭비가 되는 셈이죠.
그래서 '아, 지루하네' 라는 반응이 나오는 겁니다.
체크해 보세요.
우리가 쓰는 전투씬에 내 주인공이 얼마나 활약하고, 얼마나 큰 이득을 보고 있으며, 전투씬을 통해 주인공이 얼마나 드러나고 있는지.
전투씬의 시작은, 독자에게 감정이입할 대상을 정확하게 지정해주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2. 그런데 분명 주인공이 활약하고, 주인공이 날뛰고 있는데 독자들이 또 시큰둥한다? 이런 반응 겪어보셨을 겁니다. 왜죠?
이렇게 예를 들어보죠.
드래곤볼에서 손오공이 크리링 때문에 분노하여 초사이어인이 되는데, 그 때 독자들은 엄청나게 열광했습니다.
저도 밤에 잠이 안 올 정도로 설레고 미칠 정도로 멋져서 잠을 설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 전에 아무 '갈등'도 없이 그 장면이 튀어나왔다...
그럼 그 장면이 드래곤볼 최고의 장면이 될 수 있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그 전에, 작가가 치밀하게 깔아놓은 '갈등 구조'가 있었기에 초사이어인이 된 손오공의 모습을 보며 환호하고 감격한 것입니다.
즉, 전투씬은 전투씬 단독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전투씬이야말로, 모든 갈등 구조의 대폭발이 일어나는 지점이며, 소위 뽕맛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최고의 무기입니다.
이걸 역으로 얘기하면, 그만큼 전에 갈등구조를 쌓아 놔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전투씬은 혼자 만들어지는 게 절대 아닙니다.
어벤져스만 봐도 아실 수 있습니다.
엔드게임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한 마디 던지죠.
'어벤져스 어셈블'
이 한 마디에 관객들은 전율합니다.
왜요?
어벤져스들이 그렇게 집합하기 위해 수많은 난관이 있었고, 불가능해 보이는 위기가 있었으며, 희생이 있어 온 걸 관객들이 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게 차곡차곡 갈등 구조를 쌓아 나간 후, 캡아의 한 마디가 묵직하게 가슴을 치고 나간 겁니다.
그게 없이 처음부터 어벤져스 어셈블! 이랬다면 그 감동이 있었을까요?
전투씬이 지루하다고 피드백 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각 스토리, 갈등 구조 간의 유기적 연결이 필요한데, 그걸 무시하고 쓰시는 작가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내 전투씬이 왜 지루하지? 하면서 '전투씬 자체'만 계속 수정합니다.
그런데 느끼셨을 겁니다.
수정해도 반응이 시큰둥하다는 것을.
다른 포인트도 많지만, 위에 말씀 드린 두 가지...
분명히 잡고 가야 합니다.
그 후에 벌어지는 전투씬의 몰입도 높은 묘사는, 그 소설의 매력을 극대화시킬 것이며 독자들을 열광시키게 되는 겁니다.
오늘도 전투씬 때문에 힘드신 작가님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