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담- 소주병
너는 허리 잘룩한 술병
나는 허리 부러질 속병
너는 처음처럼 나를 찾고 반했지
나는 매일같이 너를 찾지만 부족함뿐
너는 참이슬 처럼 영롱하고,
나는 밤이슬 처럼 질퍽하네.
처음엔 불만해소로 다정도하지,
나중엔 숙취해소한답시고 골때리네.
시작할땐 쓰디쓴 맛, 인생의 반려자처럼,
끝나갈땐 달달한 맛에 다 털린 주머니.
네 속 비우고나면 새털 처럼 가볍고,
내 속 채우고나면 맴 속 비참해지고.
너의 몸은 가뿐하고 잘도 구르지만,
나의 숨은 가빠지고 꼬꾸라지기 바쁘다.
네 생애 일장춘몽 득도 한가지만,
내 생각 비몽사몽 똥 통에 걸터 앉는구나.
시작은 두 발로 서서 오줌누지만.
나중엔 네 발로도 아니 다섯개도 쓸모 없네.
시작은 술한잔에 싯귀 논하지만,
나중엔 술주정이 고성방가 시끄럽군.
시작할땐 음주가무 소리 꾀꼬리이지만,
집에갈땐 음주단속에 마차 밑에서 점꼬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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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란?
술은 정직한 친구, 마신만큼 취하니까..
한번 만난 친구도 한잔술 주고 받으면 좋은
친구가 되고 잔소리도 꽃노래로 들리게 하는 착한놈. 할 일없는 백수도 한잔하면 백만장자가 되고, 내일 산수갑산에 갈 망정 마시는 순간만큼은 즐거운 것.
사흘에 한 번 마시는 술은 금이요
밤에 마시는 술은 은이요
낮에 마시는 술은 구리요
아침에 마시는 술은 납이라는
말이 탈무드에 있다.
팔만대장경에도 "술은 번뇌의 아버지요
더러운 것들의 어머니"란 구절이 있다.
마시면 신나고 즐겁고 행복한 것 , 그래서 누구나 어울려 한 잔 하는 재미 . 그 재미로 인생을 즐긴다는 것을 누구라고 탓하고 힐난할 것인가?
그러나..
술에 취하면
1단계 - 신사
2단계 - 예술가
3단계 - 도사
4단계 - 건달
5단계 - 개
1병은 - 이선생
2병은 - 이형
3병은 - 여보게
4병은 - 어이~
5병은 - 야!
6병은 - 이새끼
7병은 - 파출소
8병은 - 경찰서
9병은 - 구급차
열병은 저세상
사장은 여자에 취해 정신이 없고
전무는 술에 취해 정신이 없고
계장은 눈치보기에 정신이 없고
말단은 빈병 헤아리기에 정신이 없고
마담은 돈 세기에 정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