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맛!
[음~ 이맛!]주렁주렁 소시지에 채운 행복…양산 조아저씨의 수제 소시지
겨울방학 이색 먹거리 체험을 계획하고 있다면 여기를 주목해보자.
식품 첨가물 없는 건강한 소시지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양산 ‘조아저씨의 수제 소시지’ 체험장이다.
주렁주렁 건강 소시지로 행복을 이어가는 곳, 알차고 꽉 찬 경험이 기다린다.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조아저씨의 수제소시지'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독창적인 식문화, 김장과 소시지의 평행이론
통도사를 품은 영축산 자락 서리마을에 위치한 ‘조아저씨의 수제소시지’ 체험장을 찾았다. 건강하고 안전한 수제 소시지 만들기 체험으로 입소문을 탄 곳이다. 너른 마당을 지나 실내로 들어서면 햇살 머금은 통나무집의 따스하고 아늑한 감성이 물씬 풍겨온다. 인기척에 주방 문이 열리며 조아저씨라 불리는 조현창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인근 어린이집에서 부모참여 수업을 오는데, 30명분 소시지 재료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맘때 유럽에선 돼지를 잡아 소시지를 만들어 겨울 식량을 대비한다고 해요. 우리가 김장하는 것처럼요.” 뜻밖에 알게 된 한국 김장과 유럽 소시지의 평행이론이 흥미롭다. 둘 다 식량 보존의 지혜와 공동체적 유대를 다지던 행사로 독창적인 식문화를 대변하는 전통이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귀농 14년 차 ‘소시지 왕’ 우뚝
캠핑을 즐기던 평범한 가장이자 직장인이었던 조아저씨의 양산행은 바비큐·소시지 등 캠핑 요리에서 시작됐다. 축산에 관심을 두고 암수 돼지 한 쌍으로 귀농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새 14년이 됐단다. 자연 방사로 키운 돼지는 판매와 소시지 가공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소시지 가공과 체험에 집중해 양산의 ‘소시지 왕’으로 통한다. 건강한 먹거리와 동물복지를 향한 그의 열정은 자연·사람·동물 모두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꿈꾼다.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질 좋은 고기와 농산물로만 채운 소시지를 만들고 있어요. 한번 체험해보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이윽고 자리가 하나둘 채워지고, 조아저씨와 함께하는 소시지 만들기 체험이 시작됐다.
수제 소시지로 맛보는 함께 하는 즐거움
식품 첨가물 없는 건강한 소시지 만드는 영상을 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수업에 참여하면 자연 방사로 키운 돼지고기를 분쇄기에 넣어 갈고 속 재료를 반죽하는 과정들을 빠짐없이 체험해 볼 수 있다고 한다. 누구보다 신나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백시우 어린이는 “소시지 반죽을 빙글빙글 돌리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라고 말했다.
까치발로 안간힘을 쓰는 아이와 격려를 보내는 부모 사이 흐르는 따뜻한 기류들이 통나무집을 훈훈하게 달궜다. 이것이 바로 생생한 현장 체험의 묘미이자 함께 하는 즐거움이지 않을까.
주렁주렁 건강 소시지~ 행복도 주렁주렁
분쇄 고기와 마늘·후추·소금 등으로 반죽한 속 재료를 압축기에 넣고 페달을 돌리면 케이싱(얇은 막의 식재료)이 채워지며 소시지가 밀려 나온다. 소시지를 잡은 손의 힘에 따라 케이싱이 터지거나 헐거워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나무 틀로 일정한 마디를 나눈 후 꼬아주면 주렁주렁 소시지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긴 막대에 소시지를 걸고 훈연기로 향하는 가족들의 모습엔 꽉 찬 행복이 주렁주렁 달렸다. 훈연기에서 1시간여 참나무 톱밥 연기와 은은한 향 입혀주면 기름기 쏙 빠진 건강 소시지가 완성된다.
고품질 건강 먹거리, 오~래 함께 즐기고파
소시지가 익는 동안 뭘 할지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다. 유기농 피자 만들기 체험이 곧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유기농 밀가루 반죽에 수제 소시지·양파·파프리카·토마토 등의 신선한 토핑을 올리고, 치즈를 듬뿍 뿌려 오븐에 구워낸다. 소스를 곁들이지 않았지만 완성된 피자 맛은 담백한 수제 소시지와 자연 채소의 신선함으로 조화롭다.
늘어나는 치즈처럼 만족도도 쭉쭉 늘어 재방문율이 높은 이곳은 교육부 주관 ‘교육기부 진로체험’ 인증기관이자 양산 농촌체험관광협회에서 운영하는 ‘양산들애’에 가입되어 있다. 그만큼 지역과 상생하는 고품질 교육과 체험을 제공하는 데 적합한 공간이라는 증거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이곳을 찾는 사람들과 건강한 먹거리를 즐기며 오래도록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아가고 싶어요.”
조아저씨의 바람을 듣던 중 본능적인 후각의 이끌림이 어느새 사람들을 훈연기로 모여들게 했다. 훈연기 뚜껑이 열리는 순간 우와~ 탄성이 절로 나는 찬란한 분홍빛 소시지가 정체를 드러냈다. 참나무 향 머금은 촉촉한 광택에 코와 눈이 반하고, 꽉 찬 속 재료의 탱글탱글한 식감과 자연스러운 짠맛이 입을 즐겁게 한다. 분홍빛 사랑을 맛보고 담는 손길에서 체험의 질과 만족도가 고스란히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