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부가 이사왔습니다.
동네 빈집을 구해 수리했습니다. 앞뜰에 지붕을 길게 내어 테라스를 만들었습니다. 대나무 발을 치고 이젤을 세워 그림을 그렸습니다. 무엇이든 잘 만들고 잘 고치고 잘 그리는 그분을 맥가이버 선생님이라 부릅니다.
선생님은 사진관 하셨던 아버지께 손재주를 물려받았다고 합니다. 받은 생명과 재주로 이웃을 사랑하며 아무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어느 봄날 도서관에 오셔서 낡은 그넷줄과 비바람에 삭은 마루를 고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부탁하셨습니다. 당신 기술과 재주로써 이웃을 도울 수 있으면 알려달라고요. 사람들이 서로 도우며 친하게 살게 돕는 일이 도서관 선생님 책무라고 하셨습니다. 다만 당신 이름과 모습이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아무도 모르게 나누는 방식을 ‘인디언의 선물’이라고 하셨습니다.
철암 어른들이 나누는 방식이 그러합니다. 까만 봉지에 채소 반찬 간식거리를 담아서 새벽에 문 앞에 둡니다. 아무런 표식이 없으니 누구 선물인지 알 수 없습니다. 주신 분께 감사하며 하늘이 갚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받은 분도 다른 누군가에게 이름 없이 값없이 흘려보냅니다. 사람들 사이에 인정 시내가 흐릅니다.
지난겨울에 어느 할머니 댁 바깥 화장실 창이 뜯어졌습니다. 바람이 들이쳐서 볼일 보기 사나웠습니다. 맥가이버 선생님이 사람들이 아무도 다니지 않는 시간에 찾아가 깨끗하게 고쳐 놓았습니다. 할머니는 밤새 다녀간 천사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하늘나라 가기까지 '인디언의 선물'로 아무도 모르게 덕을 쌓으면서 살아가는 정 선생님, 맑은 바람이 부는 그분의 뒷모습을 기억합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인디언의 선물 글 읽으며 많이배웁니다. 내안의 욕심을 잠시 잠재웁니다. 고맙습니다.